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은 점(占)을 본다는 통계가 있다. 사주 풀이에 없어서는 안될 동양 점서(占書)의 바이블 주역(周易). 점을 보러 간 적은 있음에도 주역을 공부한 사람은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 30여년간 부산에서 역술원을 운영해 온 저자는 쉽게 읽는 주역을 모토로 ‘주역강의’를 냈다. 주역에 바로 오늘을 사는 삶의 지혜가 담겨있어서다. 그는 “주역은 점괘를 푸는 도구가 아니라 삶의 지혜가 담긴 처세서”라고 나름의 정의를 내렸다. 1971년 동아대학 법학과를 다니던 저자는 가세가 기울자 역술인으로 살았던 아버지의 유언을 받아들이고 대를 이었다. 그는 “젊은 혈기에 점 잘 쳐서 돈 잘 벌려고 주역공부를 시작했으나 아무리 읽어도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저자는 그때부터 한자 한자 주역을 모필하기 시작했다. 그는 “수천번 읽고 쓰다 보니 현대판으로 나온 대부분의 주역은 해석이 잘못됐다는 걸 알게 됐다”라며 “주역은 진시황의 분서갱유 사건이 터지기 전에 있었던 책이라 3000년 전 사용했던 한자를 지금의 옥편으로 해석해서 빚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때부터 저자는 글자의 의미에 중점을 두며 주역을 풀어내는 작업에 들어갔다. 궁극에 이르러서는 주역이 점치는 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는 “주역은 사랑ㆍ돈ㆍ공부 등 살면서 겪게 되는 상황을 64가지로 쪼개서 적절한 대처방법을 알려주는 데, 반복해서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점을 볼 수 있게 된다”라며 “특히 주역은 사후 세계보다는 살아있는 동안 어떻게 시간을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지혜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주역을 간파하면서 지난 2003년 잘 운영되던 역술원을 그만두고 집필에만 몰두했다. 그는 “역술원에서는 대부분 나쁜 운세를 알려주지 않는 이를 테면 인기영합적 운세 풀이를 할 수 밖에 없어 뒤돌아보니 평생 거짓말만 하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30년간 역술원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주역 해석이기 때문에 정통으로 동양철학을 공부한 학자들의 이론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의 이치를 알고 삶에 대한 현명한 대처 방법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주역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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