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미국이 국내 교육 및 의료 서비스 시장 개방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미국 측이 교육 및 의료시장 개방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서 한미 FTA를 서비스 시장 선진화의 지렛대로 삼으려던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정부는 한미 FTA를 통해 고급 서비스 시장, 즉 교육ㆍ의료ㆍ금융ㆍ법률ㆍ컨설팅 등을 개방, 외국인 투자를 유도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었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1차 협상 종료 후 가진 브리핑에서 김종훈 우리 측 수석대표는 “미국이 교육 및 의료 서비스와 관련된 국내 비영리법인 제도의 변경과 이를 통한 시장개방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보다 경쟁력이 앞선 미국 측의 종합병원이나 대학 등이 국내 진출에 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음을 뜻한다.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도 그동안 “서비스 시장 개방이 문제가 아니라 개방한 뒤에도 미국의 투자를 유도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 더 걱정된다”고 언급해왔다. 협상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유학 및 해외 의료 서비스 수요가 강력해 미국 측이 굳이 한국 진출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다” 며 “미국 측은 한국인이 교육 및 의료 서비스를 계속 자국으로 건너와 소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해외로 조기 유학을 떠난 서울 지역 초ㆍ중ㆍ고교생은 7,001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유학지로는 미국이 2,575명으로 1위였다. 한편 이날 마친 ‘무역구제’ 분야 협상이 결렬돼 1차 협상에서 통합협정문을 마련하지 못한 분과는 전체 17개 중 농업, SPS(위생검역), 섬유를 포함해 4개로 늘었다. 자동차와 함께 작업반으로 편성된 의약품ㆍ의료기기 역시 상호 이견만 확인했다. 양국은 오는 7월10~17일 서울에서 열릴 2차 협상 전까지 FTA의 핵심인 상품 양허안과 서비스 유보안을 교환하고 협상 진행상황에 따라 이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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