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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오버(Cross Over)
입력2003-04-23 00:00:00
수정
2003.04.23 00:00:00
얼마전 음악잡지에서 크로스오버(Cross Over)에 관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서로 다른 음악장르를 넘나드는 교류현상을 뜻하는 것으로 지난 69년 트럼펫 연주자인 마일리 데이비드가 재즈에 강력한 록비트를 섞어 새로운 음악(재즈록)을 선보인 게 시초다.
대중음악에서 시작된 이런 현상은 80년대 이후 클래식계에도 변화를 몰고 왔다. 크게 인기를 얻은 최초의 크로스오버 음악은 `퍼햅스 러브(Perhaps Love)`. 성악가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와 포크음악 가수 존 덴버가 함께 불렀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다. 89년5월 가수 이동원과 함께 듀엣음반을 발표한 테너 박인수가 음악계의 부정적 반응으로 국립오페라단에서 쫓겨나는 일까지 발생했다.
한국에서 반응을 얻지 못하던 크로스오버 음악은 1994년 절정을 맞는다. 세계 3대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가 함께 미국 월드컵 공연을 가졌던 것. 이후 클래식과 대중음악간 교류는 급물결을 타고 있다.
예는 얼마든지 더 있다. 안드레아 보첼리, 사라 브라이트만 같은 성악가는 크로스오버 음악으로도 명성이 높다.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도 온리 러브(Only Love)라는 타이틀로 크로스오버 음반을 내어 크게 사랑받고 있다.
크로스오버 현상은 음악에 그치지 않는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금융의 경우 선진국에서는 은행과 보험사가 다른 금융부문의 채널을 이용하여 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가 일반화돼 있다. 프랑스의 방카슈랑스 비중은 약 55%에 달한다. 선진시장은 급속히 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영역다툼이 한창이다. 은행과 증권, 보험사간 제휴와 협력은 초보수준에 머물고 있다.
코로스오버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기쁨과 만족을 준다. 동시에 공급자에게는 기회며 도전이다. 문제는 그 것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며 도전에서 밀려나면 도태되기 쉽다는 점이다.
크로스오버의 물결은 지금 세계를 휩쓸고 있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장르간의 벽이 없어지고 경제의 글로벌화도 급속히 진전중이다. 국경과 영역도 보장되지 않는 치열한 무한경쟁시대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현실에 안주하면 순식간에 뒤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제 은행렉맨瓮보증려超퓐신탁 등 고유 영역은 결코 영원할 수 없음을 인식하고 음악에서처럼 경제에서도 크로스오버를 통한 활로개척에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배영식(신용보증기금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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