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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ㆍ일본ㆍ영국 등 선진국 증시와 아세안(인도네시아ㆍ필리핀ㆍ태국ㆍ베트남) 증시가 12% 넘는 높은 상승세를 보이며 글로벌 증시를 이끌고 있다. 유로존 위기의 주범이던 PIGS(포르투갈ㆍ아일랜드ㆍ그리스ㆍ스페인)도 상승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증시는 지난해 종가를 하회하고 있다. 거래대금마저 급감해 글로벌 증시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올해 우리 증시가 글로벌증시와 비동조화되고 있는 핵심적인 이유는 한국 기업의 경쟁력 약화와 수익성 악화에 있다. 최근 6개월간 원ㆍ엔환율이 30% 하락하면서 한국 주력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일본기업에 비해 급격히 약화됐다. 또 셰일가스의 등장으로 석유자원 부국이었던 중동국가들의 투자가 줄어들었다.
중국이 과잉설비투자에 대한 구조조정을 전개하고, 소비에 의한 성장으로 전략을 바꾸면서 한국경제 성장의 동력이었던 건설ㆍ조선ㆍ기계ㆍ해운ㆍ화학ㆍ철강 등 소재와 산업재 산업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것도 글로벌 증시와 다른 길을 가는 이유다.
원화강세는 상대 통화국 대비 한국의 펀더멘털이 우세해 자금이 유입된 것이기 때문에 증시 입장에서 악재로 인식할 재료는 아니다. 2004~2007년, 2009~2010년, 그리고 지난해 6월부터 현재까지 3차례에 걸쳐 엔화약세와 원화강세 현상이 나타났지만 공통적으로 기업의 이익과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가격 경쟁력은 제품의 품질 경쟁력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한 요소다. 글로벌증시와 동조화 되기 위해서는 단기간 엔화 약세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를 품질경쟁력으로 극복하고, 글로벌 수요에 부응하는 제품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주가의 방향에 결정적인 요소는 수익성과 수익의 성장성이다. 현재 시점에서 유일한 기대는 미국의 투자와 고용이 회복돼 경기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수출물량 증가로 가격하락 효과를 상쇄하고 수익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미국의 경기회복과 한국의 실물개선이 확인되는 시점이 디커플링이 해소되는 시점이 될 것이다. 미국 경기는 2ㆍ4분기 시퀘스터가 작동되면서 다소 쉬어가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러나 5년간에 걸친 부실정리와 낮은 토지비용, 낮은 인건비, 그리고 셰일가스가 가져온 제조업 원가경쟁력 향상으로 투자와 고용이 살아날 것이다. 그 시점은 올 하반기가 될 것이다. 글로벌 증시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는 '한국호'는 미국의 경기회복을 밑거름으로 엔화약세 벽을 넘어 제품경쟁력 향상으로 글로벌 증시와 동조화될 것이다. 일단 실적만 보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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