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어닝시즌 불구 '차분' IT기업들 실적 호조로 낙관론 힘얻어 김승연기자 bloom@sed.co.kr 1ㆍ4분기 어닝시즌을 맞고 있는 뉴욕증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금융권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해외사업에서 수익을 많이 낸 정보기술(IT) 업종의 실적 호조로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서브프라임 부실로 인한 금융권의 대규모 손실이 마무리단계에 이르렀다는 인식으로 더 이상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는데다 IT주의 약진이 주식시장의 불안을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스탠더드앤푸어스(S&P) 편입종목 500개 상장사중 20%가 평균 22.1%의 실적감소를 기록했는데, 금융주를 제외하면 실적은 8.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운 브라더스의 브라이언 로쳐 마켓전략가는 "시장이 어닝쇼크에 시달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현재로서는 낙관론이 힘을 얻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1ㆍ4분기 경영실적 발표에서 서브프라임 부실과 경기침체로 내수 중심의 금융회사들의 실적은 악화됐지만, 해외사업을 많이 하는 IT 기업들은 예상을 웃도는 순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올 1ㆍ4분기 실적발표에서 미 IT기업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의 1ㆍ4분기 순이익은 13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억달러보다 30%나 증가했다. IBM은 23억2,000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동기 대비 26%나 증가한 것이다. 인텔의 매출은 1ㆍ4분기에 96억7,000만달러에 달해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인터넷 경매사이트인 e베이는 순익과 매출이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24%씩 증가했다. IT업종의 매출 호조는 기업수익의 50%이상을 해외에서 거둬들이기 때문에 미국 금융계의 패닉위기를 비껴갈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와 반해 금융사들은 줄줄이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씨티그룹은 1ㆍ4분기에 51억1,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의 예측치인 47억5,000만달러보다 더 나쁜 것이다. 메릴린치는 1ㆍ4분기에 19억6,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JP모건의 순익은 24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50% 감소했다고 밝혔다. 오는 21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어 금융권의 적자 도미노는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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