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영 재건축 일시중단

단일 아파트 재건축 사업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 가락동 가락시영아파트의 재건축사업이 일시 중단됐다. 이에 따라 가락시영의 가격 조정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며 재건축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동부지법 민사21부(권택수 부장판사)는 27일 가락 시영 재건축을 반대하는 조합원 비상대책위원회가 조합을 상대로 낸 업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조합은 사업시행계획승인결의 무효확인 청구소송이 확정 판결될 때까지 관리처분계획수립, 이주 및 철거, 분담금 징수, 평형 배정, 동ㆍ호수 추첨 및 분양계약의 체결 등의 업무를 진행하면 안 된다”고 판결했다. 가락시영아파트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대지 39만8,000㎡에 아파트 134개동 6,600세대 및 상가 1개동 324개 점포로 구성돼 단일 아파트의 재건축 정비사업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그러나 추가 분담금 증액을 두고 조합과 일부 조합원들이 마찰을 빚어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사업비, 평형 및 세대 수, 용적률, 아파트 무상지분율, 조합원 분담금 등을 애초 재건축 결의와 다르게 바꾸는 것은 조합원들에게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어 신청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은 지난 2003년 5월 조합 창립총회에서 결의됐으나 조합은 이후 사업시행계획을 변경하고 2007년 7월 정기총회에서 아파트 동별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3분의2 이상과 상가 부분 전체의 구분 소유자 및 의결권의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받은 뒤 바뀐 결의 내용으로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결의를 바꿈에 따라 재건축 사업비는 1조2,463억원에서 3조545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조합원 상당수는 원하지 않는 평형을 분배받았고 조합원 분담금도 4억7,0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대폭 인상됐다. 조합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앞으로 현 조합 집행부 교체를 위한 임시총회 개최를 추진하고 재건축 추진 여부를 다시 공론화시킨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 법원의 판단과 관련,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권 재건축 전체 가격의 동반 하락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가락시영은 가격이 더 조정을 받겠지만 재건축 규제 완화 요구가 거세지는데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른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이 쏠려 상대적인 수혜 아파트들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