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이 저성장함정에서 벗어나 대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과거 중소기업형 경영방식을 버리고 글로벌시장 중심의 새로운 성장전략을 확립해야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7일 ‘중견기업의 저성장함정 탈출 10계명’을 발표하고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은 점차 활발해지고 있지만 중견기업의 대기업 성장은 여전히 어렵다”며 “최근의 저성장기조와 양극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선 산업의 허리인 중견기업의 성장판이 활발히 작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지난 9년간(2003~2011년) 중소기업 546개사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반면 10년간(2002~2011년)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올라선 곳은 단 10곳에 불과했다.
기업규모별로 2011년 총매출액 증가율을 비교해보더라도 대기업(13.1%)과 중소기업(10.6%)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중견기업은 6.6% 성장에 그쳤다. 2011년 중견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전년보다 오히려 2.1% 감소했다.
대한상의는 “중견기업이 한 단계 성장하려면 중소기업과는 다른 성장전략을 마련하고 세계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대기업이나 독일과 일본의 히든챔피언 기업들을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며 중견기업의 저성장함정 탈출을 위한 3대 전략과 10계명을 제시했다.
3대 전략은 ▦중견기업형 경영시스템 구축 ▦글로벌 시장변화에 대응한 성장전략 확립 ▦외부자원의 적극 활용이다. 먼저 최고경영자(CEO) 중심의 중소기업형 경영방식에서 벗어나 중견기업형 경영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선 사내 핵심인재 육성, 조직시스템 재설계, 합리적ㆍ창의적 기업문화 조성 등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세계시장 진출이 필수라는 판단에 따라 제시된 글로벌 시장중심의 성장전략 확립에는 해외시장 개척, 시장트렌드 중시의 디자인개발과 연구개발(R&D), 세계시장에서의 차별적 포지셔닝 확립 등 3가지 실천사항을 담았다.
아울러 전략적 제휴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의 외부자원 활용을 위해선 수요대기업과의 협력강화, 동종기업과의 협력강화 및 정부조달 활용, 학계ㆍ연구소ㆍ소비자 참여 활성화 등이 제시됐다.
이 밖에 대한상의는 과거 성공사례에 빠져 무리한 사업확장을 꾀하거나 부적절한 관행을 되풀이하다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며 리스크 관리를 마지막 10계명으로 꼽았다.
박종갑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중견기업이 세계시장 진출과 신기술 개발을 통해 대기업으로 성장할 때 기업성장의 사다리가 원활히 작동하고 저성장기조도 극복할 수 있다”며 “중견기업들은 중소기업과 다른 시각에서 성장전략을 수립하고, 정부도 중견기업에 맞는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해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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