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너지의 성장은 그룹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띤다.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를 가진 한화S&C가 한화그룹 승계구도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비상장사인 한화S&C의 주주는 김승연 회장의 아들인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50%), 김동원 ㈜한화 디지털팀장(25%), 김동선 한화건설 매니저(25%)다. 재계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김동관 상무가 한화의 화학·방산 사업을, 김동원 팀장이 금융·정보기술(IT) 사업을, 김동선 매니저가 건설·유통 사업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스아이티 인수를 통해 한화에너지, 한화S&C의 기업 가치가 높아지면 보다 수월하게 사업을 승계할 수 있다. 그룹 안팎에선 한화그룹이 한화S&C의 가치를 높인 후 한화와 합병해 경영권을 승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그룹측은 "한화에너지가 중장기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 에스아이티를 인수한 것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IT서비스사인 한화S&C가 아닌 한화에너지를 통해 에스아이티를 인수한 것은 일감 몰아주기의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S&C의 매출 중 내부거래 비율은 지난해 52%였다. 에스아이티를 인수해 그룹사에 통합제어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이 비율이 더 올라가 '일감 몰아주기'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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