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절차를 밟고 있는 우리금융지주가 22일 우리금융·KNB금융·KJB금융 등 세 곳으로 쪼개져 재상장된다. KNB금융과 KJB금융은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각각 소유하는 임시 지주회사로 은행과 합병 절차를 거친 후 9월께 최종 인수자인 BS금융과 JB금융의 품에 안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매각 의지가 확고해 추가적인 기업 가치 증대가 예상되는 우리금융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스탠스를, 인수자가 이미 정해져 있어 주가 상승 모멘텀이 부족한 KNB금융·KJB금융 등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우리금융의 민영화 추진 일정을 감안해 신중하게 투자에 나서라는 것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옛 우리금융지주는 22일 유가증권시장에 우리금융·KNB금융·KJB금융 등으로 분리돼 재상장된다. 이는 옛 우리금융지주를 민영화기 위한 절차 중 하나로 인적 분할비율은 우리금융 0.839039, KNB금융 0.097295, KJB금융 0.063666 등이다. 옛 우리금융 주식을 100주 보유한 투자자는 새 우리금융 84주, KNB금융 10주, KJB금융 6주를 갖는다는 뜻이다. KNB금융과 KJB금융은 옛 우리금융이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매각하기 위해 설립한 임시 지주회사다. 오는 8월까지 두 은행과 각각 합병한 후 은행 형태로 재상장된다. 이후 늦어도 10월까지 BS금융과 JB금융이 각각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최종 인수하면 지방은행의 민영화는 마무리된다. 우리은행을 제외하고 옛 우리금융의 대부분 자회사의 매각이 매듭을 짓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옛 우리금융 계열사가 세 곳으로 나뉘어 재상장되는 만큼 매각 일정을 고려해 주가의 향배를 예측한 후 신중하게 투자 전략을 세울 것을 강조했다.
손준범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KNB금융·KJB금융의 주가는 옛 우리금융과 견줘 높게, 새 우리금융의 주가는 낮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매각 스케줄을 고려해 중장기 투자전략은 추가적인 기업 가치 상승이 예상되는 우리금융 쪽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경남·광주은행 매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6,000억원대의 세금을 면제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4월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옛 우리금융 주가는 1만1,650원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단기적으로는 우리금융보다 KNB금융·KJB금융 등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두 금융지주의 수익성(ROE·보통주 자기자본이익률)이 우리금융을 웃돌면서 적정 PBR가 높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LIG투자증권이 인적분할 후 세 금융지주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KNB금융과 KJB금융의 평균 적정 PBR는 0.80배, 0.76배로 우리금융의 0.49배보다 높았다. 이를 올해 말 예상 주당순자산(BPS)에 적용하면 적정주가는 KNB금융이 1만9,100원, KJB금융 1만8,100원, 우리금융 1만3,500원 등으로 추산된다. 특히 KNB금융과 KJB금융의 예상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BS금융지주(1만6,350원), JB금융지주(7,640원)의 주가를 크게 상회한다. 단기적으로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중장기적으로는 이 같은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KNB금융·KJB금융은 수익성은 높지만 이미 인수자(BS금융·JB금융)가 정해져 있는 피인수 기업으로 추가적인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금융은 계열사인 우리은행에 대한 정부의 매각 의지가 확고해 기업가치가 추가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원활한 민영화를 위해 △부채상환을 통한 재무구조 안정화 △이자비용 감축 △우호적인 배당정책 등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준범 연구원은 "2003년 조흥은행과 2010년 외환은행의 경우 최종인수자가 결정된 후 주가가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약세를 보였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우리금융에는 적극적인 스탠스로, KNB·KJB금융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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