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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즈 레터] 소탐대실

총선이 바로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 가운데 단 299명만이 달 수 있는 금배지를 향해 달리고 있는 후보자들은 요즘 아마 피가 마르는 심정일겁니다. 돈봉투 살포에 흑색선전 등 선거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혼탁해지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어디 하루 아침에 그 고질병이 고쳐지기야 하겠습니까만 이번 선거는 지난 17대 때보다 정도가 심하다는 느낌입니다. 흔히 국회의원 선거에 한번 나가려면 5억설에서 10억설까지 웬만한 사람은 구경도 해보지 못한 돈이 든다고 합니다. 5억, 10억이 어디 동네 강아지 이름입니까. 웬만한 월급쟁이는 한푼도 안 쓰고 고스란히 모아도 10년 20년이 걸리는 액수 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처럼 엄청난 돈을 들여서라도 배지를 달겠다고 다들 아우성입니다. 일단 국회의원이 되면 학력이나 경력에 관계없이 장관급에 준하는 대우를 받습니다. 각종 혜택에다 연간 1인당 1억600여만원의 세비가 지급됩니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4년 동안 국회의원 한사람이 4억2,400여만원 정도의 세금을 받아가는 셈인데 투자개념에서 보자면 전혀 남는 장사가 아닌데도 후보자들은 흔쾌히 돈을 뿌립니다. 아마 투자한 만큼 세비 이상의 그 무엇인가가 생기지 않고서는 그렇게 많은 돈을 뿌릴 이유가 없겠지요. 따라서 돈으로 승부를 보려는 후보들은 이번에 반드시 낙선 시켜야 합니다. 그래야지 우리들의 혈세가 세금 도둑들에게 새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유권자 여러분들도 행여 돈봉투에 욕심이 나신다면 아예 생각을 접으십시오. 소탐대실, 몇십만원에 눈이 어두워 모르는 척 하고 받았다가 잘못 걸리면 50배 달하는 벌금을 물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작은 돈푼에 연연해 하지 마시고 크게 보고 투자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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