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이상 지속돼온 극심한 가뭄으로 일부 남부지방 공단지역의 공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아직 울산과 구미 등 대단위 공단지역은 가뭄의 직접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지만 기상청 예보대로 가뭄이 올 여름까지 장기화할 경우 정상적인 용수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수자원공사와 경북ㆍ경남도가 가뭄위기관리체제에 들어가는 등 지방자치단체마다 적극적인 가뭄극복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가뭄이 가장 극심한 경북도는 포스코 등 포항철강공단 업체에 대한 안정적 공업용수 공급을 위해 경주 부조취수장이 최근 10년 만에 재가동됐다. 경주와 포항의 경계인 강동대교 아래의 부조취수장은 지난 1970년대에 조성된 포항공단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었으나 1998년 임하댐 물을 영천댐으로 보내는 도수로가 건설된 뒤 가동이 중단됐다. 재가동된 부조취수장은 형산강에서 하루 4만톤가량의 하천수를 끌어올려 영천댐 물과 섞어 포항철강공단에 공급하고 있다. 가뭄이 계속됨에 따라 지하수 등을 공업용수로 사용하는 소규모 농공단지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경주시는 지난 1월21일 안강농공단지 모 금속성형기계 생산업체에서 용수부족 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소방서의 협조를 얻어 모두 12톤의 용수를 긴급 공급했다. 이 농공단지는 지하수를 공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경주시의 한 관계자는 “관내 5개 농공단지 중 지하수를 사용하는 2개 농공단지에 대해 상수도 전환을 위한 용역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경북도의 한 관계자는 “가뭄 장기화에 대비해 관정개발과 취수ㆍ집수시설, 송ㆍ배수관로 설치 등 식수원 개발사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아직은 물 부족현상이 울산ㆍ광양ㆍ포항 등 국가 주요공단으로 확산되지는 않고 있지만 이들 지역도 공업용수를 끌어오는 주요 댐의 수위가 눈에 띄게 줄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번 가뭄은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낮아 전세계적인 기상이변을 몰고 온 ‘라니냐’가 주원인이어서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최근 1개월 예보를 통해 “2~5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건조한 날이 많겠으며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적을 것”이라며 “지난 가을부터 올 1월까지 전국에 내린 비는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이번 가뭄은 여름이 시작되는 6월이나 돼야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