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포브스 등 외신은 소셜뉴스사이트 리코드를 인용, 퀄컴이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820’ 프로세서 위탁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스냅드래곤 820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칩으로 퀄컴의 차기 주력 제품이다.
퀄컴이 위탁생산 업체를 바꾼 것은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TSMC에 비해 뛰어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14나노미터(nm) 와이어링 공정을 구축해 TSMC의 20나노미터(nm) 공정을 기술적으로 뛰어 넘었다. 다른 조건이 동일한 경우 보다 얇은 회로선을 사용하는 게 칩 크기도 작고 가격도 싸며 배터리 효율성도 높다.
아울러 발열 문제를 일으킨 전작 ‘스냅드래곤 810’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다. 퀄컴은 ‘손난로’라고 불릴 정도로 발열이 심한 스냅드래곤 810 때문에 스마트폰업체들로부터 거센 항의는 물론, 삼성전자가 ‘갤럭시 S6’에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 칩을 사용하는 등 고객도 잃었다. 삼성 등 주요 고객을 놓친 퀄컴은 결국 올 회계연도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도 위탁생산으로 이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자체 엑시노스 칩을 개발해 갤럭시 S6에 적용하고 있지만, 이 칩은 모뎀 칩이 없어 추가 비용을 들여 별도 모뎀 칩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세서, 모뎀 칩 등이 통합된 스냅드래곤 820을 사용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애플의 아이폰과 경쟁 시 우위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이 생산하는 스냅드래곤 820 프로세서는 전세계 주요 스마트폰업체들의 2016년형 플래그십 모델에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 프로세서 ‘A9’의 생산도 맡은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 라인 증설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오는 2017년까지 경기도 평택시 고덕 국제화 계획지구 산업단지에 15조6,000억원을 투입해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라인을 건설한다. 시장조사기관 IHS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인텔에 이어 세계 두번째 칩 제조사로 등극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의 매출은 지난해 39조7,000억 원으로 2013년 37조 4,000억 원에 비해 9.2%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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