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주 신임 중소기업청장 내정자가 갖고 있는 철학으로 향후 중소ㆍ중견기업을 어떻게 육성해나갈지 가늠해볼 수 있는 발언이다. 황 내정자는 지난 1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뿐만 아니라 지난 2011년 '한국 산업, 현 주소와 미래 과제는' 이란 주제의 특별 좌담회에 참석해 이같은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우선 황 내정자는 "정부가 나서서 기업가를 육성할 때이며 기업가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가와 경영인에 대해 "창업하고 인프라를 만들어가고 산업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기업가이고 경영인은 기업가가 만들어놓은 인프라를 갖고 이익을 창출하고 기업을 좀 더 성장시키는 사람들"이라고 정의를 내리면서 "초창기 창업 이후 우리는 기업가다운 기업가를 육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초기 창업 이후 기업가가 경영인이 돼버리면서 성과를 내야 하니 인프라ㆍ연구개발(R&D) 등 과감한 미래투자를 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황 내정자는 기업가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확산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시스템반도체ㆍ팹리스 설계사 등 고급 인력들이 자유롭게 뛰어 놀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박세리ㆍ김연아처럼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서 성공한 기업가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양극화에 대해 창조성이 아니라 생산에 기반을 두고 성장해왔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황 청장은 "우리나라는 삼성을 비롯해 기업들의 규모적으로는 상당히 커졌는데 인프라 측면에서는 아직 미약하다는 생각"이라며 "대표적으로 부품소재 분야가 취약한 것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성장하지 않고 매출신장, 이익창출에만 포커스를 뒀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벤처기업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가는 길이 다르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황 내정자는 "대기업은 시스템으로 움직이는데 벤처가 같이 쫓아가면 안 된다"면서 "벤처는 기술과 스피드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벤처가 창조해서 대기업의 시스템과 마케팅에 올라가는 융합을 해야 벤처도 살고 대기업도 창조성이 유지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우리 벤처에 대해 "급하게 성장하다 보니 국산화에 포커스를 뒀고 대기업과 협력하는 데 성공의 모델을 두면서 세계에 나가서 성공하겠다는 의식을 가지지 못했다"며 의식의 전환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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