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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군산에서 또 하나의 신화를 써나가기 시작했다. 현대중공업은 7일 이명박 대통령,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정몽준 의원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군산조선소 기공식을 가졌다. 현대중공업은 군장산업단지 내 180만㎡(54만평) 부지에 약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09년 8월 군산조선소를 완공할 예정이다. 군산조선소에는 세계 최대의 100만톤급 독(dock) 1기, 1,600톤 골리앗 크레인 등 초대형 설비들이 투입되며 연간 3조원 규모의 선박 28척을 건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사장은 “군산조선소가 완공되면 현대중공업은 동해ㆍ서해ㆍ남해의 3개 바다에 모두 조선소를 갖게 된다”며 “군산에 대규모 조선소를 건설하게 된 것은 한국경제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사명감과 군산조선소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곳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동해 울산의 세계 1위 조선소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남해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 서해 군산의 군산조선소 간 자재수급 등 업무협조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특히 군산조선소는 기공식도 하기 전인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초대형 유조선 9척, 18만톤급 벌크선 12척 등 21척, 총 26억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하는 쾌거를 거뒀다. 선주사들이 현대중공업의 건조능력과 기술력을 믿고 조선소도 만들어지기 전에 흔쾌히 선박을 발주한 것. 회사의 한 관계자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1970년대 초 울산조선소를 착공하기 전에 미포만 백사장 사진 하나만 들고 유조선 2척을 수주했던 도전정신이 재연됐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선박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초대형 조선소가 군산에 건설됨에 따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군산조선소가 완공되면 사내 직원 8,400여명 및 사외 협력사 2,000여명 등 총 1만여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3만5,000여명의 인구가 새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인건비가 연간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군산시의 1년 예산(4,800억원)보다 200억원가량 더 많은 소비동력이 새롭게 생기는 셈이다. 여기에 지역 해상물동량도 연간 50만톤가량 늘어날 전망이어서 음식점 등 중소상공인들의 매출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신규 조선소 부지를 해외가 아닌 국내에 결정함으로써 국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발전이 기대된다”며 “다른 기업들의 국내 투자 확대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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