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철강 사업지대 州, 새로운 천연가스 개발지역으로 부상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한때 철강ㆍ제조업이 크게 융성했다가 폐허가 돼다시피한 미국 애팔래치아 산맥 일대의 ‘러스트 벨트(rust belt)’가 새로운 천연가스 개발지역으로 각광을 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8일 뉴욕타임스는 옛 철강 사업 지대였던 미 북동부의 펜실베이니아, 웨스트버지니아, 오하이오 주를 중심으로 가스개발업체들이 채굴사업을 위해 몰려들면서 채굴권에 대한 로열티를 받는 주민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펜실베이니아 주 휴즈빌 시에 사는 레이몬드 그레고어씨는 소유지 개발 명목으로 가스개발업체로부터 6만2,000달러를 받았다. 그는 “내 집 뒷마당에 현대판 골드 러시가 벌어지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같은 주 힉코리 시에 사는 로버트 다이세로스씨는 개발업체인 랭지 리소시스와 채굴작업이 끝날때까지 매달 1만6,000달러의 개인수표를 지급받기로 합의했다. 업체들이 앞다퉈 이곳 개발에 나선 이유는 러스트 벨트에 천연가스 추출이 가능한 마셀러스 혈암이 대량 내장돼 있기 때문이다. 관련자료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에만 50조 입방피트의 천연가스를 추출할 수 있는 규모의 마셀러스 혈암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미국 전체 천연가스 소비량의 두배에 해당한다. 이같이 새로운 가스전 개발 붐에 따라 올 한해 20개의 관련회사들이 7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 3년간 카봇 오일&가스 사 등 다수의 업체들이 채굴을 위해 최대 200만에이커(약81억㎡)의 지대를 임대했다. 가스개발 붐 덕에 지역 채굴권 임대가격이 1에이커당 300달러에서 올 2월 기준 2,100달러로 급등하면서 주민들도 때아닌 목돈을 쥐게 됐다. 러스트 벨트는 과거 20세기 중반 미국의 철강 및 제조업의 중심지로 ‘세계의 대장간’이라 불렸다. 하지만 미국이 자유무역을 확대하면서 값싼 수입품이 밀려들자 제조업은 무너졌다. 당시 개발에만 집중한 탓에 러스트 벨트는 공해와 오염까지 심각한 블루칼라 계층의 도시로 전전해왔다. 그간 마셀러스 혈암이 막대한 천연가스를 내장하고 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었지만 고도기술을 필요로 해 비경제적이라는 이유로 외면당했다. 하지만 기술발달과 원자재값 상승 등이 호재로 작용해 러스트 벨트를 새로운 자원개발 지대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랭지 리소시스의 로드니 월러 수석부사장은 “마셀러스암 개발은 우리뿐 아니라 국가에도 중요한 사업”이라며 “우리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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