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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전세계 어느 자동차 업체보다 빠르게 성장하며 2002년 글로벌 판매대수 271만대에서 지난해에 712만대로 2.6배가 증가했다. 또 기업 평가의 핵심으로 꼽히는 영업이익률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BMW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성장은 국내 판매가 부진한 상황 속에서도 세계 경제침체의 진원지인 유럽에서의 이례적인 판매 성장,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 러시아 및 브라질 공장의 성공적 가동으로 인한 신흥시장 판매 확대 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외형적인 성장 외에도 지난해 10월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2012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현대차가 전년 대비 8계단 상승한 53위를 기록, 아우디를 제치고 자동차 브랜드 7위로 올라섰으며, 기아차도 87위로 처음 100위권 안에 진입했다.
앞으로도 현대∙기아차는 한정된 수요를 놓고 전세계 곳곳에서 업체들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무리한 양적 팽창보다는 주요 전략 차종을 중심으로 한 제값 받기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 등을 통해 질적인 성장을 달성해나갈 계획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2013년은 유럽재정 위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국내외 시장환경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하고 "올해 질적인 성장을 통해 내실을 더욱 강화하고 미래를 위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4월 전체 해외 누적 판매대수가 5,000만대를 돌파했다. 현대차가 1976년 '포니' 6대를 에콰도르에 처음 수출하고, 기아차가 1975년 '브리사 픽업' 10대를 카타르 행 운반선에 선적한 이후 40년이 채 안돼 이룩한 결실이다. 5,000만대는 현대차의 베스트셀링 모델 아반떼를 한 줄(전장 기준)로 세우면 지구를 5.7바퀴나 돌 수 있는 정도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해외 판매 차종과 판매 국가를 비약적으로 늘려왔으며, 현대차는 국내에서 생산된 19개 모델(상용차 제외)을 해외 185개 지역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특화 생산ㆍ판매되는 현지 전략 차종도 18개를 보유하고 있다. 기아차 역시 18개 모델(상용차 제외)을 전 세계 166개 지역으로 수출하고, 8개 해외 전략 차종을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할 만큼 차량 및 지역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수출과 함께 글로벌 생산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한 해외 현지생산, 현지판매 체계도 현대ㆍ기아차가 해외에서 선전하는 데 큰 밑바탕이 됐다.
본격적인 글로벌 생산거점 확보에 나선 2002년 이후 10년 만인 지난해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과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을 모두 아우르는 '글로벌 생산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연산 15만대 규모의 브라질 공장 착공식을 갖고 현지 전략 소형차 HB20의 양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며, 지난해 7월부터는 중국 3공장을 본격 가동한 데 이어, 내년 1월까지 중국 3개 공장의 생산 능력을 105만대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브라질 15만대를 비롯해 미국 60만대, 유럽 60만대, 중국 149만대, 인도 60만대, 터키 10만대, 러시아 20만대 생산능력을 갖춰 해외에서만 374만대를 생산할 수 있게 돼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됐다.
올해 현대차 터키 공장의 10만대 증설에 이어 2014년 30만대 규모의 기아차 중국 3공장까지 완공되면 현대∙기아차는 전세계에 총 414만대의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은 현대∙기아차가 특정 지역에서만 강세를 보이는 경쟁사와 달리 국지적 충격에도 흔들림 없는 '위기에 강한 체질'을 갖추게 된 원동력이다.
김광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