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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기대 이상으로 큰 폭으로 오르자 신중론자들의 항복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신중론자들조차 하반기 지수 예상치를 끌어올리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고해성사’도 흘러나왔다. 신중론자들의 고개를 떨구게 만든 것은 바로 외국인의 적극적인 주식매수다. 그러나 신중론자들이 하나 둘씩 기존 입장을 수정하자 되레 ‘단기 고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의 시장 분위기를 감안할 때 추격매수는 위험하지만 서둘러 매도에 나설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주가 더 오른다” … 수정 전망 잇따라=3일 코스피지수는 전일에 비해 7.69포인트(0.49%) 오른 1,564.98에 장을 마치며 3거래일 연속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8월 지수 고점으로 제시한 1,600포인트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이미 이달 지수 예상 고점을 넘어선 상태다. 이에 따라 제한적 상승을 전망했던 애널리스트들이 속속 강세 분위기에 편승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하반기 지수 고점을 기존 1,450포인트에서 1,650포인트로 높였다. 신영증권도 이날 지수 전망치를 기존 1,550포인트에서 1,680포인트로 수정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흐름이 예상보다 훨씬 강하다 보니 전망치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지난 5월 하반기 지수 전망치를 높였는데 상승세가 지속됨에 따라 또다시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통한 ‘고해성사’도 등장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이날 “코스피지수 1,500포인트 이상에서는 주식비중을 줄이자고 제안했지만 이런 전략은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골드만삭스도 이날 한국 시장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에서 ‘시장 평균’으로 상향 조정하며 낙관론에 편승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신중론을 낙관론으로 바꿔=증시 전망을 바꾼 애널리스트들은 그 배경을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세로 돌렸다. 김세중 팀장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렇게 강하게 나타날 줄은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도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되레 강화된 것에서 오류가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지난달에만 5조9,000억원어치를 사들여 월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순매수를 기록했다. 한편 국내 증시가 기대 이상의 상승세를 보이는 배경을 외국인 매수세와 함께 중국 증시에서 찾으려는 분석도 등장했다. 김학균 연구원은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가 이어진데다 중국의 경기부양 효과가 지난 1ㆍ4분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는데도 실제로는 보다 길고 강하게 나타난 것이 전망치가 빗나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신중론이 사라질 때가 단기고점(?)=신중론자들이 잇따라 강세장에 편승하자 일각에서는 이제 주가가 단기 고점에 달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내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 신중론자들이 시장의 강세에 밀려 두 손을 들 때가 단기적으로 고점을 형성한 때가 적지 않았다”며 “시장 전망치가 올라갔다고 해서 무턱대고 추격매수하기에는 위험부담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시장을 이끌고 있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워낙 강하고 최근 분위기가 좀더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서둘러 매도 대열에 동참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 많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달 주식시장은 한단계 올라선 새로운 지수 영역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며 “추세 반전을 예단해 서둘러 이익을 실현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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