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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 수렁탈출 날개짓…자금시장 봄소식
입력2001-02-04 00:00:00
수정
2001.02.04 00:00:00
투신 수렁탈출 날개짓…자금시장 봄소식
시중돈 몰려 수탁고 150兆대…'천덕꾸러기' 벗어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변신할 수 있을까?'
금융시장의 천덕꾸러기였던 투신권이 최근 시장의 안정세와 주가 오름세에 힘입어 힘찬 날개짓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투신사들이 만성적인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으며, 은행 등으로 빠져나갔던 자금은 고수익을 좇아 다시 역류하고 있다. 유동성도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으며, 상품경쟁력도 강화되고 있다.
한국경제의 애물단지였던 투신사들의 경영정상화 조짐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투신권의 숙제였던 '고객들로부터의 신뢰회복'은 물론 머지않아 자금시장의 선순환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투신사들 대부분 흑자전환
경영정상화 징후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경영실적개선이다. 대우부도로 지난해 엄청난 손실을 입은 대부분의 투신사들은 올들어 증권시장의 빠른 회복세와 재무구조개선노력 등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주가회복으로 주식운용수익이 크게 늘었고, 보유 유가증권의 평가익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인력 및 조직 축소, 경비절감 등 경영체질 개선도 한 몫을 했다.
이에 따라 작년말 1,090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던 한국투신은 현재 30억원정도의 흑자를 기록했다. 대한투신도 작년말까지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으나 올들어 모두 이를 만회, 현재는 소폭의 적자를 내고 있다.
그러나 다음달부터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제일투신과 동양오리온투신도 지난해 각각 567억원과 3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들어서는 이미 200억원과 170억원의 흑자를 내고 있다.
주은투신운용, 한일투신운용 등 신설 투신운용사들도 대부분 흑자로 돌아서 경영정상화에 가속도가 붙었다.
◇수탁고증가 등 유동성도 개선
이처럼 실적이 개선되는 등 경영이 정상화하면서 그동안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예금도 다시 들어오기 시작하고 있다. 투신권 전체의 수탁고가 작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50조원대를 회복했고, 주식형 펀드에도 돈이 들어오고 있다.
은행권의 수신금리가 5%대까지 급락해 상품경쟁력이 그만큼 강화된데다, 운용내역도 튼실해졌기 때문이다.
유동성도 호전되고 있다. 산업은행의 회사채신속인수제와 자금시장의 안정 등에 힘입어 만기 채권의 현금화가 손쉬워지고 있다. 보험, 연ㆍ기금 등 법인들이 뭉칫돈을 들고와 MMF 및 채권형펀드가입을 부탁할 정도로 예금이 밀물처럼 몰려들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금명간 1조7,000억원에 이르는 한아름종금 CP(기업어음) 발행 어음을 대지급키로 한 점도 유동성 체질 개선에 큰 힘이 됐다.
여기에 제일투신증권이 푸르덴셜과 5억달러 이상의 외자유치에 성공했고, 현대투신증권은 AIG컨소시엄과 정부의 공동출자 형태로 조만간 매듭될 전망이어서 투신권은 어느 때보다 활력을 되찾고 있다.
◇기관투자자 기능 점차 회복
투신권의 몸놀림은 지난 달 하순부터 몰라보게 달라졌다. 유동성이 개선되면서 매도세에서 매수세로 전환한 것이다. 지난 주까지 투신권은 나흘째 순매수행진을 벌였다. 회사채시장에서도 본연의 기능을 찾아가고 있다.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은 최근 운용자금에 여유가 생기자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B등급 회사채를 사들여 회사채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홍성일 한국투신 사장은 "투신권의 유동성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앞으로 기관투자가로서의 기능을 어느 정도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있게 말할 정도다.
투신권의 양두마차인 두 투신사가 BBB등급을 중심으로 BB급까지 손댈 경우 다른 투신사들 역시 따라올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자금시장의 회복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주식시장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전망이다.
갈곳 없는 자금이 최근 MMF로 몰리면서 여차하면 주식형 펀드로 갈아탈 채비를 하고 있다고 투신권 관계자들은 전한다.
여기에 일부 개인들을 중심으로 주식형펀드 가입 문의도 잇따르고 있는 점도 투신권의 주식매수 여력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특히 올들어 환매가 급격하게 줄어들며 매물이 소진된데다 오히려 지난해 팔아치운 자금을 바탕으로 매수 여력도 충분하다. '투신권의 경영정상화는→신규자금유입→기관역할회복→자금시장안정 및 주가상승'이란 자금시장의 선순환구조를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홍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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