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를 대상으로 한 글쓰기 강좌에서였다. 강사가 ‘인터넷에 댓글을 쓰는 것도 글쓰기 훈련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자, 대다수의 주부는 강사의 주장을 부정하며 ‘세상에서 가장 할 일 없는 사람이 인터넷에 댓 글 쓰는 사람’이라고 했다. 정말 가장 할 일 없는 사람만이 인터넷에 댓글을 쓰는 것일까? 댓글을 쓴다는 것은 남의 글을 읽고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때문에 독해력과 표현력이 동시에 향상될 수 있는 글쓰기 훈련 가운데 하나다. 문제는 대다수의 댓글이 자신의 의견을 이성적으로 제시하거나, 남을 격려하거나 호의적인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다수의 댓글은 마음이 뒤틀려 보인다. 단순히 다른 사람의 의견에 트집을 잡는 글이 대부분이다. 악의적인 댓글을 쓰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댓글 쓴 사람의 열등감 때문으로 생각된다. 열등감은 자신을 의심하는 사고 습관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사고습관을 가지고 있다. 악의적인 댓글을 분석해보면 남의 글은 자세히 읽어보지도 않고 비슷한 내용의 댓글을 되풀이 쓴다.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만 기억하며 자신의 사고 습관을 뒷받침하기 위한 기억만 선별한다.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 마음을 열지 않기에 사고가 정지되어 있다. 악의적인 댓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을 환경만을 선택하여 열등감을 주지 않을 상황 속에서만 군림하려 한다. 댓글로 쓰는 자신의 의견은 강렬하게 받아들인 자신의 경험에 의해 뒷받침된다. 자신은 우월하다는 오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한 건강한 도전과 성취, 건강한 실패를 위한 활동은 하지 않는다. 우리가 평생을 살아나가면서 느끼게 되는 많은 동기나 욕구의 밑바닥에는 열등감을 극복하고 보상하기 위한 마음이 숨어있다. 악의적인 댓글을 쓰는 이유도 글을 통한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찾기보다는 자신의 열등감을 극복하려는 동기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남보다 우월해지고 싶은 욕구가 있다. 사람의 우월욕구가 살아가는 내내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보충하고 그것을 뛰어 넘어 완벽함을 추구해 나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대개의 사람은 자신의 비뚤어진 우월욕구 때문에 악의적인 댓글을 달지만, 이로 인해 결국 자신의 열등감이 표현된다. 사람은 예외 없이 열등감을 갖고 있다. 자신에 대해 100% 만족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나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간다. 자신이 우월해지기 위한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택하는 목표가 무엇이냐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달성하려 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인생은 달라지는 것이다. 악의적인 댓글로 누군가의 마음의 상하는 것에 쾌감을 느끼는 사람은 건강한 자아를 가진 사람은 아니다. 이런 사람은 열등감으로 인해 생산적인 대인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 건강하지 못한 자아를 가진 사람은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한 적절한 노력도 포기한다. 현실적 어려움을 마주 하는 것을 회피하며 이를 보상하기 위해 터무니없는 자신만의 환상 세계로 빠져든다. 현실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절대 실패하지 않겠다는 비현실적인 회피 사이를 방어적인 환상으로 채우려 한다. 건강한 자아를 가진 사람은 삶의 현실을 직시한다. 인생에는 정말 자신이 어찌해 볼 수 없는 무력감을 안겨주는 일이 많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깊은 열등감을 던져주는 일들이 세상에는 많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용기 있게, 자신감을 갖고,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그렇다고 터무니없이 비현실적인 환상을 갖지 않고,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 목표를 잡아 그에 맞춰 현실적인 삶을 설계한다. 건강한 자아를 가진 사람과는 생산적인 대인 관계가 유지 된다. 누구나 완전한 사람은 아니다. 자신의 불가피한 결점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 용기 있게 자신의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간 사람은 자신의 부족함 때문에 더욱 큰 발전을 이루어 낸다. 현실에 바탕을 두고 용기 있게 자신의 열등감과 당당하게 맞설 때, 열등감은 성숙한 인격을 만드는 동인이 되며, 뛰어난 업적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