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 산하 개발공사들이 경쟁적으로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등 문어발식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 지방 개발공사는 당초 설립목적인 임대주택 공급 등 저소득 시민의 주거안정 사업은 뒷전인 채 대규모 택지개발은 물론 관광단지 조성, 도시개발사업 등 민간 영역까지 뛰어들고 있어 업계의 원성을 사고 있다. 27일 행정안전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ㆍ경기는 물론 지방 광역자치단체들이 잇따라 지역 개발사업에 뛰어들면서 사업규모가 수천억~수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지방 개발공사는 대부분 열악한 재정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공사채 발행이나 은행 차입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자칫 부동산 경기 악화가 장기화할 경우 지방 재정 부실화로 이어질 우려까지 낳고 있다. 경기도시공사의 경우 광교신도시ㆍ동탄2신도시 등 대규모 신도시 개발과 산업단지 조성, 뉴타운사업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확대해나가면서 올 한해 예산만도 5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지속적으로 사업규모를 확대하면서 부채규모(2007년 말 현재)가 4조7,000억원, 부채비율은 500%에 육박한다. 지자체 개발공사 중 가장 큰 SH공사도 부채가 무려 9조7,00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400%를 넘는다. 사업영역 역시 택지개발ㆍ주택공급 외에 유통단지 조성, 도시개발사업 등 부동산 분야 전반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SH공사나 경기도시공사보다는 작지만 지방 광역자치단체들도 경쟁적으로 대규모 개발사업에 나서고 있다. 강원도개발공사의 경우 춘천 일대에 108만평 규모의 신도시와 65만6,000평의 문화관광복합지구 개발을 위한 ‘춘천G5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토지매입보상비만도 5,000억원에 달하는 등 총 1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부산도시개발공사 역시 기장군 일대 363만여㎡ 규모에 이르는 동부산관광단지 사업(6,720억원)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올들어 지난 7월 말까지 지방 개발공사 등이 발행했거나 발행예정인 공사채 규모가 무려 2조3,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지자체 공사들의 사업 확대가 잇따르면서 주무부처인 행안부도 지방공기업법상 자본금의 1,000%까지 조달 가능한 공사채 발행 비율을 400%로 조절하는 등 재무건전성 강화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행안부는 공사채 발행 승인 때 안정성ㆍ공익성 등에 대한 심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행안부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에 따른 지방 개발공사들의 재정악화 문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부채비율 조정 등을 통해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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