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 1층에 위치한 화장품 브랜드 '투쿨포스쿨' 매장. 언뜻 보면 팬시용품인지 화장품인지 헷갈릴 정도로 아기자기한 상품들이 매대에 가득 진열돼 있다. 화장품을 만지작거리는 고객들은 대부분 20대 여성으로, 재미 삼아 거울을 바라보며 여러가지 상품을 테스트 해 본다. 대학생 유모(20)씨는 "수입 화장품에 비해 저렴해서 구입할 때 부담이 덜하다"며 "디자인이 독특하고 예뻐서 립스틱이 마치 액세서리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장기 불황으로 수입 고가 화장품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고 한때 급성장했던 길거리 저가 화장품 시장이 최근 들어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가운데 백화점에 입점해 젊은 층을 공략하는 중저가 패셔너블 화장품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선크림, 바디용품, 색조 등을 취급하는 화장품 업체인 투쿨포스쿨은 이달 초 황금 연휴 동안 롯데백화점 본점에 입점한 화장품 브랜드 중 중국인 구매 건수 1위를 차지해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인기 덕분에 롯데 본점 투쿨포스쿨의 매출액은 올 들어 지난 4월 말까지 전년 동기 대비 155%나 신장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출발한 패션브랜드인 스타일난다가 영플라자 의류 매장에서 함께 선보이고 있는 화장품 '3컨셉아이즈' 역시 세자릿수 성장세다. 지난 해 220% 신장에 이어 올들어서도 4월까지 165%의 신장률을 구가중이다. 스타일난다의 본업은 패션이지만 이미 패션 상품과 화장품 상품의 매출 구성비가 1대1 수준에 이르렀다.
영패션팀의 김보영 선임 MD는 "옷을 사러 왔다가 함께 진열된 화장품도 덩달아 구매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특히 젊은 층의 패션 취향, 브랜드 자체의 의류 콘셉트와 잘 어울리는 화장품을 선보여 연관 구매율을 높인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중저가 화장품이 패션상품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사례는 10~30대 젊은 층을 겨냥한 영플라자 뿐 아니라 본관에서도 확인된다. 롯데백화점 본점, 잠실점 등 22개 점포에 입점해 있는 '바닐라코'는 화장품 매장이 아니라 여성 의류 매장에서 영업한다. 바닐라코의 매출은 올들어 4월까지 65% 늘었다. 화장품 군은 물론 백화점 전체 신장률이 한자릿수도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하면 돋보이는 수치다.
잡화팀의 김시환 선임 MD는 "바닐라코 등은 중저가 브랜드지만 백화점 입점에서 얻는 '신뢰'의 후광 효과까지 작용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며 "패션 매장에 함께 진열돼 있는 덕분에 소비자가 뷰티 상품인 동시에 패션 상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