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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에 ‘젊은 피’ 몰려든다
입력2003-06-03 00:00:00
수정
2003.06.03 00:00:00
김성수 기자
재래시장에 20ㆍ30대 젊은이들이 뛰어들고 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IT(정보기술) 환경을 앞세운 이들은 쇠퇴일로를 걷고 있는 재래시장에 활력소를 제공할 전망이다.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한 벤더(VENDOR)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안상미(29ㆍ여)씨. 지난달 `서울 유통벤처 1호`로 선발된 뒤 청평화시장 등 동대문 일대를 돌며 시장조사에 열중이다. 서울 유통벤처는 서울시가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벤처창업 지원프로그램.
안 씨는 재래시장 상품 중 품질이 뛰어나지만 홍보나 판매기술 부족으로 사장될 위기에 놓은 상품을 발굴해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재래시장 상인들의 질 좋은 상품을 인터넷 쇼핑몰에 올려주고 판매 및 유통까지 대행, 관리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러한 뜻에서 조만간 설립할 법인(회사)이름도 `INTWO`로 정했다. `같이, 함께하자`는 뜻이다.
물류비용과 사업의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청평화시장을 중심으로 점포도 물색 중이다. 재래시장 내 빈 점포를 활용, 상품을 전시하고 상담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안 씨는 “재래시장 상품 가운데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할 수 있는 품목을 무궁무진하다”며 “주변 상인들 상품을 인터넷에 올리고 판매, 관리하는 사업도 병행하면서 이 같은 신유통판매기법을 널리 전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 반찬가게 제품도 포장만 잘하면 택배상품으로 판매할 수 있으며 IT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주변 상인들을 도와 틈새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게 그녀의 주장.
안 씨는 지난해 직장을 다니면서도 남다른 안목으로 대형 사이즈 여성의류와 삐삐기능 시계를 인터넷에서 판매, 각각 2억2,000만원과 2억5,000만원의 매출을 거두기도 했다.
안 씨와 함께 서울 유통벤처로 선정된 사람들도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재래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뛰고 있다. 은가공 악세서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강형환(21)씨는 기존 재래시장의 박리다매 풍토에 `소품종ㆍ고품질ㆍ고가` 개념으로 도전할 계획이다.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을 주문 받아 제조ㆍ판매하는 이른바 `맞춤형 악세서리`로 도전장을 냈다.
온ㆍ오프라인 유아용품 매장에 첨단 고객관리시스템 기법을 도입한 젊은 벤처사업가도 있다. 김현(32ㆍ여)씨는 아동복의 주고객이 20~30대 주부임을 감안, 인터넷사이트를 방문하는 고객에게 육아정보와 커뮤니티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제안서로 유통벤처로 뽑혔다.
김 씨는 “다정다감한 재래시장 분위기를 온라인에 적용, 고정고객 확보에 나서겠다”며 “재래시장의 전통적 친밀감에 첨단 유통기법을 도입한는 점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동대문 시장에는 안 씨처럼 벤더사업을 펼치고 있는 20대 젊은이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공장에서 제품을 받아와 매장상인에게 넘기는 역할을 하는 이들은 100개사에 이르며 이 가운데 20개사는 매장 전체 매출에 영향을 줄 정도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귀띔.
이정호 서울시 재래시장대책반장은 “젊은이들이 재래시장의 스타로 떠올라 각종 첨단 유통기법을 전파할 경우 구태의연한 재래시장 유통관행이 깨지면서 시장도 활력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통벤처란?
빈점포에 벤처기업인 유치 경영지원
서울시가 추진하고 잇는 벤처유통 창업지원 프로그램은 재래시장 활성화 대책 가운데 하나이다.
날로 늘어가는 재래시장의 빈 점포에 젊은 벤처기업인을 유치, 기존 상인들에게 첨단유통기법을 전파하고 고용창출 효과도 거두기 위해서 올해 처음 시행됐다.
서울 유통벤처로 뽑히면 점포임대료로 최대 3년 동안 1억3,000만원씩 무이자로 융자받을 수 있으며 회계ㆍ영업설계ㆍ판매지도 등 분야별 전문가나 상공회의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으로부터 경영컨설팅을 받게 된다.
시는 이에 따라 지난달 제1회 벤처유통 창업지원 대상자로 안상미(벤더사업)ㆍ김상옥(란제리 제조ㆍ판매)ㆍ강형환(은가공 액세서리 주문판매)ㆍ김현(아동용품 판매)ㆍ강경헌(사이버장터에 의한 화장품 판매) 등 5명을 선정했다.
또 올해 시범사업을 실시한 뒤 내년부터 이를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서울시산업진흥재단에 `재래시장 경영지원센터`를 설치해 지원할 방침이다.
유통벤처에 대한 지원사업은 중소기업청에서도 검토하고 있다. IT환경 또는 선진유통기업 등을 활용한 유통산업 아이디어와 이를 실행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창업자금이 부족한 자들에게 재래시장 공점포 임대료(무이자) 및 시설 개ㆍ보수 비용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한편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 등록된 재래시장(200곳)에는 모두 4만4,756개 점포가 있으며 이 중 5% 가량이 비어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성수기자 s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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