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7월초 중국 연길에서 정부 연구기관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주관으로 '남북 방송통신국제컨퍼런스'를 연다. 컨퍼런스에서는 남북 방송통신 교류 협력 방안, 프로그램 공동제작, 디지털 방송 전환, 이동통신 기술 교류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남측에서는 방통위 관계자와 KISDI 연구진을 비롯해 주요 방송사와 통신사 관계자들이 참석하며, 독일과 이집트, 중국측 전문가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은 통일 과정에서 방송 교류 경험을 전수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집트측에서는 북한에 이동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라스콤측 관계자의 참석 가능성이 높다, 오라스콤에 따르면, 북한의 이동전화 가입자는 200만명을 넘어섰다.
현재 KISDI는 북측 전문가의 참석을 유도하기 위해 북측과 다각적인 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 전문가의 참석 여부가 행사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지을 열쇠이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 컨퍼런스라는 명칭을 내세우긴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북한과의 교류를 위해 개최하는 행사"라며 "북측 전문가가 참석하지 않으면 행사의 의미가 반감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광복 70주년과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열린다는 점에서도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광복 70주년 남북 공동행사의 성사 여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북한측 전문가의 참석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최근 북한이 현영철 인민무력 부장 등 간부를 잇따라 숙청하면서 공포정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다 잠수함 탄도미사일 발사로 남북한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서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이번 컨퍼런스가 순수한 민간 차원의 교류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북한측 인사를 접촉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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