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경유 가격이 치솟고 있지만 디젤차량 판매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ㆍ기아자동차의 경우 올 1ㆍ4분기 디젤차량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늘었고 수입차는 무려 55%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는 휘발유 차량에 비해 연비가 좋은데다 최근 들어 디젤차량에 대한 인식도 개선됐기 때문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1ㆍ4분기 현대ㆍ기아차의 디젤차량 판매대수는 3만9,91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5,179대)보다 13.5% 늘었다. 차종별로는 현대차 싼타페가 1만4,212대 팔려 지난해 동기(1만237대)보다 38.8% 늘었고 베라크루즈도 3,566대로 지난해(3,286대)보다 8.5%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i30와 모하비 등 신차도 현대ㆍ기아차의 디젤차량 판매 증가에 한몫했다. 올 들어 3월까지 i30와 모하비는 각각 864대와 3,548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디젤차량의 판매 증가는 경유 가격이 지난해 1ㆍ4분기 리터당 1,173원21전에서 올 1,503원91전으로 28.2%나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뜻밖의 현상이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디젤차량의 판매가 늘어난 데는 높은 연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유뿐 아니라 휘발유 가격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상대적으로 연비가 뛰어난 디젤차량의 장점이 부각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수입 디젤차도 올 들어 크게 늘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 1ㆍ4분기 수입 디젤차의 등록대수는 2,823대로 지난해(1,821대)보다 무려 55.0% 증가했다. 브랜드별로는 폭스바겐이 지난해 495대에서 올 993대로 100%의 신장률을 보였고 메르세데스-벤츠는 142대에서 268대로, BMW는 69대에서 176대로 늘어났다. 한국수입차협회의 한 관계자는 “고객들이 디젤엔진의 강력한 파워와 친환경 기술, 경제성 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경유가 상승과 무관하게 디젤차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체적으로 디젤차량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서도 1,500㏄ 미만 디젤 승용차의 판매는 주춤한 상태다. 기아 프라이드는 1ㆍ4분기 1,358대 판매에 그쳐 지난해보다 25%나 줄었고 클릭과 베르나도 각각 9.5%, 7.5%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소형 디젤차 수요층의 일부가 경차 시장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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