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과 에릭 슈미트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직원들의 사업 아이디어를 점검한다. 이는 최근 핵심인재 이탈, 혁신적인 아이디어 고갈 및 라이벌 MS의 도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선택이다. 구글은 이 같은 의사결정시스템 파괴를 바탕으로 한동안 정체에 빠진 경영실적을 개선해가기로 했다. 미국 온라인시장 전체 광고액의 3분의 1은 여전히 구글의 차지지만 매출은 지난 2004년이후 완연하게 한풀 꺾인 모습이다. 실제로 구글의 연도별 매출 증가율은 2007년 56%를 정점으로 2008년 31%, 올해 1ㆍ4분기 6%까지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9일(현지시간) 인터넷 검색엔진업체인 구글의 최고 경영진이 직원 아이디어를 가감없이 청취하기 위해 '혁신검토'회의를 도입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또 혁신검토 회의를 통해 채택된 아이디어가 사업화하기 쉽도록 제안자가 물적ㆍ시간적 지원을 강력히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에릭 슈미트 CEO는 이와 관련, "우리는 정말 좋은 아이디어들 중 일부가 사장되는 것이 걱정이었다"며 "회의를 통해 경영진들은 사업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에 초기부터 관심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검색엔진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업인 구글은 현재 핵심인재 이탈, 아이디어 고갈이라는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상태. 임직원들의 열정과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정체상태에 접어들면서 핵심인재들이 속속 '탈 구글행진'에 가세하고 있다. 크리스 밴더 메이 생산부문 선임관리자는 "대부분의 생산 관리자들은 회사에 남을지 여부를 6개월마다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인재이탈로 가뜩이나 줄어든 혁신 아이디어는 사실상 고갈됐다는 것이 구글 내부평가. 열린 경영, 즐기는 사무공간을 표방해온 구글은 묘하게도 일선 실무에 종사하는 직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생각해내도 이를 최고위 경영진에 전달할 수 있는 공식화된 길이 없었다. 이 결과 혁신적인 생각들은 경영진에 전달되지 못한 채 그냥 사장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강력한 라이벌인 마이크로소프트의 활기찬 행보 역시 구글이 변화를 선택하게 만든 요소다. MS는 지난달 인터넷 검색엔진 '빙'을 출시, 사실상 구글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유능한 직원들의 잇단 이탈, 유망한 비즈니스 모델 및 아이디어 고갈에다 MS의 위협 속에서 구글이 선택한 내부시스템 개선이 앞으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라면서도 "지속적으로 변화하려는 구글의 노력 자체는 경제위기 속에 기업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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