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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4월 8일] 인문학 지원 필요하다
입력2009-04-07 17:26:36
수정
2009.04.07 17:26:36
유일호(국회의원·한나라당)
요즈음 큰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나 사회지도층 인사 간에는 인문학 강좌가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경영 관련 강좌에서나 볼 수 있었던 현상이다.
강좌가 길게는 6개월 내지 1년간 지속되는 과정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왜 그럴까. 생각하건대 아마도 과거 소홀히 했던 문화나 역사 등에 대한 지적 욕구 등이 그 원인이겠지만 실제로 사업상 필요한 측면도 있지 않나 싶다.
반면 대학교의 인문학 전공 학과에서는 전공하겠다는 학생들이 부족하고 이로 인해 학과 정원축소가 요구되는 등 이른바 인문학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반된 현상, 즉 전공으로서는 인기가 없으나 교양의 대상으로는 인기를 되찾아가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우선 전공으로서 인기가 떨어지는 것은 졸업 후 상경계열이나 법학 전공자에 비해 취업의 기회가 매우 적고 보수도 현저한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인문학은 경제적 가치로 따질 수 없는 매우 큰 효용을 가져다준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문화적 소양이 개인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앞에서 얘기했듯이 인문학 강좌의 높은 인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예술과 문화의 발달이 뒷받침되지 않는 사회는 삭막할 뿐 아니라 장기적인 발전의 동력도 갖추지 못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아울러 철학과 사상의 기초가 없이는 장기발전은 물론 당장 건전한 시민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기 어렵다는 것 역시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다시 말해 개인의 소득 증진에는 당장 도움이 되지 않으나 사회적으로는 필요한 것이 바로 문·사·철이라고도 불리는 인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경우를 외부경제라는 시장의 실패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외부경제하에서는 대상 상품이나 서비스(이 경우 인문학)가 시장에서 필요한 만큼 생산·공급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 대표적인 방법이 보조금을 지급하여 그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인문학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 방법으로 ‘정부의 실패’를 초래할 기구 신설보다는 각 대학을 포함한 학교의 인문학 관련 예산을 보조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해서 미래의 희망인 젊은이들이 문학과 철학과 역사에 대한 시야를 넓힐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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