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펀드’로 전락한 중국 펀드가 수익률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증시 반등 국면이 이어지면서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H지수도 상승세를 타고 있어 중국 펀드 투자자들의 손실이 일부나마 회복 중이다. 이에 따라 이번 반등을 포트폴리오 조정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 펀드에 자산이 쏠린 투자자라면 일부라도 환매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중국 투자를 전혀 하지 않고 있는 투자자라면 일부 범위 내에서 투자를 고려할 필요도 있다는 분석이다. ◇기술적 반등인가, 조정의 끝인가=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3일 2,566.53포인트를 저점으로 반등과 하락을 오가면서도 이달 들어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내 중국 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홍콩H지수의 상승폭은 더욱 크다. 3일 1만1,139.92포인트를 기점으로 한달도 안 돼 1만3,000포인트를 넘어섰다. 중국 증시가 이같이 반등하는 것은 최근 글로벌 증시가 기술적 반등세에 접어든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국제유가 급락과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중국 당국의 증시부양 의지 등이 중국 증시에 단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상반기 내내 계속된 글로벌 증시 조정에서 중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는 점에서도 기술적 반등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기과열 방지 위주의 긴축 중심에서 인플레는 억제하면서도 경제성장은 유지한다는 방향으로 하반기 경제운용 정책 스탠스를 변경했다”며 “긴축우려로 위축된 증시엔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았다는 견해도 여전히 팽팽하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에 새로 시작된 고정투자 프로젝트가 지난 2년간보다 상당폭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소비자물가 상승보다 생산자물가 상승이 높아 제조업체의 이익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도 중국 내수경기의 불안요소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중국비중 높으면 일부 환매 고려=문제는 고점에 물려 원금 손실이 계속되고 있는 중국 펀드를 어떻게 처리하냐에 있다. 해외펀드에서 국내 펀드시장에서 중국 펀드가 직간접적으로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육박한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중국 펀드에서만 이달 들어 2,000억원 이상이 순유출됐고 브릭스펀드까지 합치면 3,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빠져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중국시장에 대한 장기전망은 긍정적이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중국 펀드에 대한 비중이 높은 만큼 반등을 기회로 중국 투자 규모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올 4월에도 중국 증시에서 한 차례 기술적 반등이 있었지만 다시 하락세로 들어선 점을 감안하면 반등 시 중국 펀드의 일부를 환매하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견해다. 김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현재로서는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섰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공격적인 투자자라도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30% 이하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상근 삼성증권 자산배분전략파트장은 “워낙 많은 자금이 고점에 들어갔기 때문에 지금 시점부터가 환매에 대한 욕구를 더 많이 느낄 수 있다”고 전제했다. 중국 비중이 현재까지도 아예 없는 투자자라면 일부 자금을 투자해도 괜찮지만 일단은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 파트장은 “중국에 투자한 자산 중 30%는 손실을 감내하고 일부 덜어낸 뒤 손실폭이 20~30%씩 줄어들 때마다 분할 매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여전히 중국 증시의 변동성이 높은 만큼 장기투자라고 해도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10~20% 이상의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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