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3일 중국 톈진시 인민검찰원이 톈진시 제1중급인민법원에 저우융캉에 대한 공소장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소장에서 저우융캉의 범죄 혐의를 뇌물수수, 직권남용, 국가기밀 고의 누설 등 세 가지로 제시했다.
검찰은 소장에서 "피고인 저우융캉은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중국석유) 총경리, 쓰촨성 당서기, 정치국 위원, 공안부장, 국무위원,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앙정법위 서기 등으로 재임하는 기간에 직무상 편의를 이용, 타인을 위해 이익을 도모하고 타인으로부터 거액의 재물을 불법적으로 수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어 "권력을 남용해 공공의 재산과 국가·인민의 이익에 중대한 손해를 끼쳤다"며 "사회적으로 매우 큰 악영향을 미치고 국가기밀보호법 규정을 위반해 고의적으로 국가기밀을 누설함으로써 죄질이 특히 엄중하다"고 덧붙였다.
저우융캉의 혐의에 국가기밀 누설이 공식적으로 포함되면서 그에게 최고 사형까지 선고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국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국가기밀 누설 부분은 지난 2012년 부패혐의 등으로 낙마한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 사건 처리를 놓고 정변을 기도했다는 설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에 본부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 등은 저우융캉에 대한 본격적인 처벌이 시작되기 전부터 그가 보시라이 전 서기, 링지화 전 통일전선공작부장 등과 결탁해 시진핑 정권 전복 음모를 꾸몄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검찰은 중국 공산당이 그의 당적을 박탈하고 검찰로 이송하면서 제시한 당 기율 위반, 청렴 자율규정 위반, 간통과 성매수 등 나머지 세 가지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7월 말 저우융캉에 대한 비리조사 사실을 발표한 후 12월 초 당적을 박탈하고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사건 송치에서 기소까지 4개월이 걸리지 않을 만큼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이뤄진 셈이다.
무엇보다 저우융캉 기소는 1949년 신중국인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정치국 상무위원 이상의 인물이 비리 문제로 처벌된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저우융캉은 후진타오 집권 2기(2008~2012년) 최고지도부를 이룬 9인의 상무위원 중 한 명임에도 '최고지도부 불처벌'의 예외가 됐기 때문이다. 중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1989년 6·4 톈안먼 사건 당시 부패척결과 정치개혁을 요구한 시위대를 동정하다 당 상무위원 겸 총서기 자리에서 쫓겨난 자오쯔양도 사법 처리가 되지는 않았다. 중국 공산당이 최고지도자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일종의 면책특권을 보장해온 관례에 따른 것이다.
그런 만큼 이번 기소는 시 주석의 강력한 권력을 바탕으로 한 1인 지배체제가 더욱 공고해진다는 정치적 의미를 가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 주석이 역사상 유례없이 전직 정치국 상무위원인 그를 법정에 세울 수 있는 것은 그의 권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 주석은 취임 이후 각종 영도소조 조장을 맡아 정책 결정을 주도하면서 정치국 상무위원 7인의 집단지도 체제가 아니라 사실상 1인 지배 체제로 불릴 만큼의 강력한 권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아울러 시 주석이 취임 이후 강력하게 전개해온 반부패 사정 드라이브가 정점을 향해 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취임 이후 '호랑이와 파리(부패 하급관료)를 함께 잡겠다' '부패에는 성역이 없다'는 상징적 구호 아래 강력한 반부패정책을 벌여왔다. 저우융캉은 당국의 공식 발표 전부터 '큰 호랑이' '진짜 호랑이'로 불리며 부패의 핵심으로 지목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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