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달러자산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40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미국 장기국채를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리양(李揚)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장은 최근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 한 포럼에서 “중국 외환관리국은 미국시장에서 이미 4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장기채권을 매각하고 600억달러의 단기채권을 사들였다”면서 “이는 중국의 외환보유액 관리전략의 일대 조정”이라고 밝혔다. 리 소장은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외환보유 축소를 논하는 것은 공론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중국의 외환보유 관리상 가장 중대한 도전은 미 국채의 기한을 구조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전날 뉴욕타임스도 인민은행의 최신 자료를 인용해 중국이 지난 1~2월 보유한 미 국채 등 외화채권을 대량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채 최대 보유국인 중국이 매도로 전환한 것은 보유외환의 70%에 달하는 달러표시 자산의 가치가 급락한 데 따른 리스크 예방 조치로 보인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는 최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 등이 잇따라 미 국채투자에 따른 손실을 우려하면서 대책을 미국 측에 요구했었다.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외환보유액 증가세가 꺾이는 것도 미 국채의 ‘단기채 보유’ 비중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수출감소와 핫머니 유출로 생길 수 있는 외환 불안정을 예방하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1조9,53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늘어났으나 올 1ㆍ4분기 외환보유액 증가규모는 77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1,462억달러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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