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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개혁 체감도 조사에서 '보통'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는 게 가슴 아픕니다. 앞으로 금융 당국 실무자들의 행태를 바꿔 시장의 신뢰를 더 쌓겠습니다."
지난 3월25일 제1차 금융개혁회의를 개최한 후 2일로 금융개혁 100일을 맞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그는 1일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열린 금융개혁 100일 간담회를 통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금융위가 최근 한국 갤럽을 통해 실시한 '금융개혁 100일 서베이' 결과 전체 응답자 중 80%가 금융 당국이 금융개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현장 체감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 탓이다.
실제 금융개혁이 체감도 높게 진행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42%에 그쳤다. 특히 금융 당국의 비공식 행정지도가 근절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22%에 불과했다. 임 위원장은 "서베이 결과를 보면 금융 현장에서 느끼는 개혁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면서 "현장 일선에서 금융회사와 맞닿아 있는 당국 실무자의 행태와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몸을 낮췄다.
금융개혁 과제 중 현재까지 처리한 것은 금융회사 검사·제재 개편, 핀테크 생태계 조성 등 30건에 이른다. 전체 개혁과제 60건 중 수치상으로는 반환점을 도는 셈. 임 위원장은 그러나 "시한이 없는 게 금융개혁"이라며 "아직 갈 길이 먼 만큼 임기 내내 추진해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체감도를 높이는 문제뿐만 아니라 현장의 수요나 관계부처와 협업할 부분 등이 많아 추가로 나올 과제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눈앞에 닥친 현안도 묵직하다. 이달 중으로 거래소 개편과 복합점포 활성화 방안을 내놓아야 하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도입 등 대기 중인 과제도 수두룩하다. 임 위원장은 "하나같이 중차대한 과제들이니만큼 신중을 기하면서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매각이나 하나·외환은행 통합 등에 대한 당국의 입장도 내놓았다. 임 위원장은 우리은행 매각과 관련해 "5~6월 시장의 수요 조사를 진행했다. 7월 중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본격적인 매각 논의를 진행해나갈 계획"이라며 "산업자본이나 사모펀드의 지분 투자 역시 은행법 테두리 내에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또 "하나·외환은행의 예비인가 신청은 법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노사 합의가 없으면 통합 의미도 반감되기 때문에 인가시 합의 여부를 가장 중점적으로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명의식을 당부하기도 했다. 임 위원장은 "금융개혁은 저의 소명이자 금융위의 소명"이라며 "몸은 다들 힘들지만 꼭 해내고 말겠다는 의지를 갖고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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