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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계기로 촉발된 국제 금융시장 충격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정례회의를 열고 연 3.25%인 기준금리를 금통위원 만장일치 의견으로 동결했다. 지난 6월 0.25%포인트 인상 이후 2개월 연속 동결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배포된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주요국 경기의 둔화 지속 가능성, 유럽지역의 국가채무문제 확산,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이 하방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해외 위험요인의 영향으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발표 이전까지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달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가 7개월 연속 한은의 물가안정목표범위 상단(4%)를 넘어서는 등 물가압력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신용등급 하락 이후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금리동결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울었고, 한은도 시장과 보조를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 총재는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된다”며 금리정상화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금리인상 속도가 다소 늦춰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발 충격의 여파가 언제 가라앉느냐에 금리인상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며 “최근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지 않고 진정국면으로 들어간다면 연말까지 한차례 정도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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