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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황당무계한 소설"… 허태열 "상상할 수 없는 일"

[성완종 리스트 파문] ■ 거론 당사자 반응

홍문종 "19대 이전 안면 없고 돈 받을 만한 인간관계 아냐"<br>유정복·서병수·홍준표 등 친박계 인사도 의혹 전면 부인

10일 충남 서산시 서산의료원에 마련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빈소에서 조문객이 분향하고 있다. /서산=연합뉴스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전직 청와대 비서실장들과 친박계 인사에게 거액의 금품을 건넸다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리스트에 거론된 당사자들은 "사실무근으로 황당하다"며 극구 부인하고 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10일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자신에게 미화 10만달러(약 1억원)를 건넨 사실이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악의적이고 황당무계한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김 전 실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제가 평생 공직에 있으면서 한 행동과 처신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돈을 건넸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곳에서 가능한 일인가"라고 말했다. 또 "제가 평생 살아온 인격을 걸고 이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면서 "망자의 무책임한 말에 대해 살아 있는 우리의 명예는 누가 지켜줄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김 전 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를 통해 기자들에게 보낸 자료에서도 "고인이 된 성완종씨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마음이고 명복을 빈다"면서 "그러나 신문에 보도된 금품 수수 주장은 일말의 근거도 없는 황당무계한 허위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밝혔다. 또 "저는 성씨로부터 단 한 푼의 돈도 받은 적이 없다"며 "그럼에도 성씨의 일방적이고 악의적인 주장이 마치 사실인 양 보도되고 있는 것은 저의 명예에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히는 일로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날 성 전 회장이 7억원을 건넸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허 전 실장은 보도 해명자료를 통해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자신이 클린경선 원칙하에 돈에 대해서는 결백할 정도로 엄격하셨고 이를 기회 있을 때마다 캠프 요원들에게도 강조해왔기 때문에 그런 금품거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그래서 참여 의원들을 비롯한 캠프 요원들은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면서 어렵게 하루하루 캠프를 운영했다"며 "이는 박근혜 후보 선거캠프를 매일같이 출입하셨던 언론인들께서도 잘 아시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허 전 실장은 이어 "경위를 떠나서 망인의 이야기를 놓고 가타부타하는 사실 자체를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이번 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완구 국무총리도 "별다른 인연이 없다"며 의혹에 선을 그었다. 이 총리 측은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은 19대 국회에서 1년 동안 같이 국회의원을 한 것 외에는 별다른 인연이 없다"며 "이 총리는 (성 전 회장이 만든) 충청포럼의 회원도 아니다"라면서 금품을 받을 만한 인연이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명단에 오른 친박근혜계 정치인들도 금품 수수 의혹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황당무계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 양반을 19대 이전에 본 적도 없을 뿐 아니라 돈을 받을 만한 인간관계도 아니다"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성 전 회장이 스스로 '친박'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친박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2007년 경선 때부터 계속 했지만 (성 전 회장을) 뵌 적이 없다. 어디서 무슨 일을 하셨는지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유정복 인천시장 역시 "성 전 회장으로부터 1원 한 푼 받은 적 없다"며 금품 수수 의혹을 단호하게 부인했다. 유 시장은 2007년 대선 경선 때 박근혜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았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성 전 회장과 알고 지내는 사이지만 금품을 받은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서 시장은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맡았을 때 성 전 회장이 선진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었고 두 당의 통합 과정을 함께 논의했기 때문에 그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면서 "성 전 회장이 금품을 건넬 만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홍준표 경남지사 역시 "나는 성 회장을 잘 알지도 못하고 돈을 받을 정도로 친밀감이 없다"면서 "내 이름이 왜 거기에 있는지 모르겠으나 정치판에는 중진 정치인 이상이 되면 로비하려고 종종 빙자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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