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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조 행장 내정자는 외환은행 내부에서도 '상남자'로 통한다. 외환은행의 한 임원은 "김 내정자는 한마디로 '포스'가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김 내정자는 군인인 아버지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가풍을 이어받아 뚝심이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김 내정자는 지난 1982년 외환은행에 입행해 강남기업영업본부장, PB영업본부장, 기업사업그룹 부행장보를 거쳐 외환캐피탈 사장을 맡아왔다.
외환은행이 맡은 현대그룹 등 기업 여신의 핵심을 담당했다. 은행 내에서는 대리에서 과장, 과장에서 차장 등 승진할 때마다 발탁 인사의 대상이 됐고 특진을 거듭했다.
그는 은행 내에서 기업금융 전문가로 통한다. 기업금융담당 부행장보를 역임했고 하나은행이 인수한 후 전 임원이 사표를 낼 때 은행을 그만두고 캐피탈 대표를 맡았다.
외환은행 내부에서 김 내정자를 발탁한 이유를 '노조 달래기'로 인식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외부 인사가 아닌 능력 있는 인물을 행장으로 발탁한 만큼 노조에서도 그룹의 인사 뜻을 알아달라는 것이다.
외환은행의 다른 관계자는 "내부 직원을 발탁한 의지를 인정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윤용로 행장이 하나금융의 통합 압력에 대해 맡았던 방패막이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하나금융그룹이 외환은행장을 교체한 것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의 통합작업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제관료 출신에서 금융인으로 성공적으로 변모한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외환은행의 하나금융그룹 편입 후 첫 은행장을 맡았다. 특히 론스타 시절에 약화된 영업력을 회복하는 등 은행장으로서 역할을 잘 수행해왔다는 게 금융계 안팎의 평가였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번 행장 교체는 의외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김정태 회장은 1월 기자간담회에서 양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김 회장이 하나와 외환은행 간 통합작업을 앞두고 조직에 변화를 줄 필요성이 크다는 판단을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돌발사태가 직접적인 원인이기는 하지만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합병 작업이 지지부진한 것도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윤 행장의 임무는 외환은행을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것으로 끝나고 다음 임무는 새 수장의 몫으로 둬야 한다는 판단을 김 회장이 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사기 대출 사건으로 김종준 행장의 교체 가능성도 나왔지만 변화를 크게 가져가기에는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내부에서도 김 행장의 연임을 높게 점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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