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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비즈니스] 씨티은행.. 32개국서 `최우수 외국은행'

「고객에게 금융의 자유를」21세기를 맞이하는 시티은행의 혁신 전략이다. 오랫동안 축적해 온 기술과 첨단 서비스를 총동원해서 급변하는 전세계 고객들의 입맞에 맞출 수 있는 은행은 시티뿐이라는 자신감이 그 바탕에 깔려 있다. 시티은행은 이를 위해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 작업에 나섰다. 기본 주제는 「ONE BANK, ONE BRAND, ONE VOICE」 전 세계 어느 지점을 통해서든 고객이 만나는 시티은행은 하나라는 것. 광고부터 지점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고객이 접하는 시티은행은 전 세계 어디에서든 「항상 똑같다」는 이미지를 남기게 된다. 이같은 전략 아래 시티은행이 세운 목표는 오는 2010년까지 전 세계 10억 고객 유치. 적어도 전세계 인구 7명 중 1명꼴로 시티은행을 이용하게 하자는 얘기다. 막연한 목표이지만 『과연 가능할까』하는 의구심보다 『그럴 수도 있겠다』는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은 과거 시티은행의 활약에서 그만한 가능성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시티은행은 이미 전 세계 100개 국가 내 4,000여 지점을 통해 1억명 이상의 고객들과 거래를 하고 있다. 지난 98년에 시티은행이 취급한 국제 외환거래만 해도 미국 GDP(국내총생산)규모를 웃도는 8조5,000억달러에 달했다. 여기에 모기업인 시티코프가 지난해 10월 트래블러스 그룹과 합병, 예전보다 한껏 덩치가 커진 시티그룹으로 거듭났다. 시티그룹은 지난 연말 현재 총자산은 6,686억달러의 거대 금융기관으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대규모 몸집불리기를 통해 성장을 위한 기본 요건을 갖춘 셈이다. 하드웨어(외형)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면에서도 가능성은 있다. 금융기관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상당히 낮은 현 상황에서도 시티은행에 대한 만족도는 높다. 97년 현재 미국 대부분 은행에 대한 만족도는 70%에도 못미쳤지만 시티은행는 만족도 75%를 달성했다. 일부 아시아와 남미 국가에서는 만족도가 80% 이상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에는 유러머니지가 선정한 최우수은행, 32개국에서 최우수 외국계 은행으로 꼽혔다. 시티은행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2000년대까지 고객의 불만을 야기할만한 단점들을 현재의 10% 수준으로 감축, 고객 서비스를 한층 개선할 계획이다. 시티은행은 지난 1812년 뉴욕에서 자본금 280만달러로 창립됐다. 지난 76년 금융권 최초로 ATM(현금입출금기)을 도입한 이래 세계 시장에 거대한 네트워크를 구축, 180여년만에 다국적 금융기관으로서의 성장을 거듭해 왔다. 여기에 2010년까지의 중장기 목표가 달성된다면, 시티는 약 200년만에 전 세계 10% 이상의 점유율을 갖는 굴지의 금융그룹으로서 확실한 위상을 굳히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창립 후 187년동안 시티도 한두차례 존립을 위협하는 큰 고비를 겪었다. 1930년대 대공황에 이어 80년대 후반 미국에 불어닥친 불황 때 시티은행은 136억달러를 투자한 부동산담보대출에 큰 손실을 입고 87년 11억8,200만달러라는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91년에도 부동산재벌에 물린 부실채권때문에 4억5,700만달러의 손실을 내야만 했다. 주가가 10달러 아래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시티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90년 말 존 리드 회장은 직원 8,000명을 감원하고 주식배당을 44% 깎은데 이어 수익성 저하를 막기 위해 140억달러의 자산을 감축하는 등 강도높은 자구책을 단행했다. 이같은 노력 결과 시티은행은 91년 1만4,000명을 감원하고 13억달러의 경비절감에 성공, 92년과 93년 각각 7억2,200만달러와 22억달러의 순익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트래블러스 그룹과 합병한 지난해 58억달러의 이익을 내기까지 흑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몇년동안은 아시아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시장 공략도 대폭 강화, 1902년 아시아에 첫발을 디딘 이후 시티은행은 현재 21개국에 걸쳐 200여 지점망을 갖추게 됐다. 시티은행은 특히 각 지역에서의 기반을 굳히기 위해 철저한 「토착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무조건 지점을 늘리거나 국내 은행을 인수하기보다는 서서히 그 지역에 뿌리내림으로써 차츰차츰 고객을 늘려간다는 것. 각종 기금을 통해 각국의 빈곤층을 지원하는 등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이같은 영업전략과 맞물린다. 각국 지점의 고위 간부는 정·재계에 잘 알려진 현지인이 임명되는 것이 원칙이다. 현재 아시아권 지점에서 근무하는 1만6,000여명의 시티뱅커 가운데 98%는 현지 채용됐다. 최근에는 미국·이탈리아·방글라데시·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각국 영세민에게 창업자금을 대출하는 「마이크로크레디트」제도를 시행, 지난 5년간 1,000만달러를 지원하는 등 지역과의 유대 강화에 한층 힘을 싣고 있다.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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