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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측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해 극도로 신중하게 입장을 표명했다. 롯데그룹은 공식 입장을 통해 "신격호 총괄회장이 굉장히 허약한 상태에서 기자들과 만난 것으로 오늘 만남만으로는 (총괄회장의 건강을) 판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총괄회장의 건강한 모습이 굉장히 제한적이고 일시적인 상태였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이날 공식 입장표명에 나선 소진세 롯데 정책본부 사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가족 이외에 확인되지 않은 제3자를 대동하고 출입하면서 인터뷰를 하거나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 고령의 총괄회장을 이용해 분쟁과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롯데그룹은 고령으로 병약한 신격호 총괄회장을 늘 염려하고 있으며 정신이상자라는 말로 매도한 적도 없다"고도 강조했다.
롯데는 앞으로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지를 존중하되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보내온 통고서 등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 등을 꾸준히 설명하고 바로잡을 예정이다.
소진세 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 CCTV는 수년 전 총괄회장 본인의 지시로 설치된 것"이라며 "앞으로 총괄회장의 집무실 관리는 총괄회장 본인의 뜻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통제하더라도 호텔 투숙객 등의 피해를 감안해 물리적인 충돌은 절대 않겠다는 입장이다.
롯데 측의 이 같은 자세는 주총 등을 통해 경영권을 장악한 만큼 신격호 총괄회장과의 추가적인 대립 전선을 형성해 부정적 여론을 만들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물리적이고 공세적인 행동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정면대응할 경우 경영권 분쟁이 다시 고조될 수 있고 이 경우 신동빈 회장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은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점유하다시피 한 상태다. 이날 오후4시께 신동주 전 부회장과 그가 설립한 SDJ코퍼레이션의 민유성 고문, 정혜원 상무,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 등은 롯데호텔을 찾아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 관리 권한을 신동빈 회장 측으로부터 인계받겠다"고 주장했다. 이후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로 올라가 롯데그룹 측의 경호인력 철수 등을 요구했다. 앞서 정혜원 상무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직접 서명한 통고서를 신동빈 회장에게 직접 전달하겠다며 롯데그룹 관계자들과 승강이를 벌이는 등 진흙탕 싸움을 연출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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