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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재발견

물기라고는 전혀 없는 곳에도 물이 숨어있다

물은 자신의 모습을 잘 숨기는 물질이다. 물 분자의 특성상 약한 화학적 결합을 통해 다양한 물질들의 결정 구조 속에 숨어들어갈 수 있는 덕분이다. 때문에 습기, 부드러움 등 물의 존재를 암시하는 징후가 전혀 없는 물질에서도 수분을 추출할 수 있다.

실제로 겉보기와는 달리 몇몇 바위나 광물들에도 물이 함유돼 있다. 구리와 인산알루미늄으로 이뤄진 터키석이 가장 대표적. 터키석 내의 모든 구리 원자들이 4개의 물 분자를 갖고 있다. 그래서 터키석을 가열하면 물이 증발하며 색이 변한다.

구리의 규산염 광물인 취동석이나 어안석도 터키석과 유사한 방식으로 물이 결합돼 있어 열을 가하면 물이 사라지면서 부스러진다.

당연한 얘기지만 터키석처럼 물이 화학적으로 결합된 물질은 옷처럼 단순히 물이 스며든 물질보다 물을 분리해내기가 훨씬 어렵다. 물에 젖은 옷은 섬유구조 사이사이에 수조개의 물 분자들이 본연의 모습 그대로 존재하고 있어 가볍게 쥐어짜도 다량이 분리되지만 터키석의 물은 전혀 다른 모습이어서 특정 물리·화학적 조건이 충족돼야만 분리가 가능하다.



요리, 그중에서도 튀김요리를 할 때 나타나는 특정 식품의 부피 증대 현상 역시 이렇듯 꼭꼭 숨어있던 물이 작용한 결과물이다. 일례로 쌀이나 카사바로 만드는 '크루푹(krupuk)'이라는 인도네시아 새우칩의 경우 원래 상태에서는 모양과 질감, 맛이 딱딱한 플라스틱과 유사하다. 지인에게 처음 선물 받았을 때 더럽게 맛없는 건강식품으로 착각했을 정도다.

그러나 크루푹을 뜨거운 기름에 튀기면 부피가 10배나 커지며 맛있는 새우칩이 된다. 내부의 물 분자가 열에 의해 분리되고, 순식간에 기화되면서 부피를 키운 것이다. 달리 말해 물은 무미건조한 녹말 덩어리를 맛있는 스낵으로 환골탈태시킬 수도 있다.

카사바 (cassava) 남미가 원산지인 낙엽관목. 덩이줄기로 식용 녹말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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