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더 특별해지는 미술관…서울·대구·부산 어디로 가볼까
전시2025.10.0314:23:00
미술 전시 애호가에게 명절은 미술관 나들이에 더없이 좋은 시기다. 전국 국공립 미술관 대다수가 무료 개관으로 문턱을 낮추고, 사립미술관과 미술축제도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열흘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 미뤄뒀던 전시를 찾아 나서보는 건 어떨까. 서울경기 | 김창열에서 모네까지, 명작의 향연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 덕수궁, 청주 3개관을 추석 명절인 5일부터 4일간 무료 개방한다. 서울관은 명절 당일인 6일 휴관해 5일과 7~8일 문을 연다. 50년간 물방울을 그린 '물방울' 작가 김창열(
최장 연휴 서울에 남는다고? 놓치기 아쉬울 예술 축제 2선
Pick
2025.10.03
11:00:00
올 추석 연휴가 최장 10일간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에 남는 시민들이 즐길 만한 대형 예술 축제 두 개가 열린다. 국내외 다양한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축제는 한강 뚝섬과 청계천을 주요 무대로 삼아 서울 도심을 빛과 거리예술로 물들인다. 한강 뚝섬이 최첨단 레이저아트로 물들어 서울시에 따르면 연휴가 본격 시작되는 3일부터 열흘간 뚝섬한강공원 일대는 빛으로 물든다. 레이저·조명·사운드를 결합한 최첨단 레이저아트가 일
다시 열린 천경자의 세계…"존중받을 자격 있는 예술가"
전시
2025.09.30
17:50:34
‘큰 키에 하이힐, 가느다란 반달 눈썹, 붉은 입술과 파격적인 의상을 멋있게 빼입은 긴 생머리의 신여성’으로 기억되는 천경자(1924~2015)는 어디서나 화제의 중심이었던 당대 최고의 스타 화가였다. 여는 개인전마다 인파가 구름같았고 여대생들은 노트에 그의 그림을 베껴 그리기 바빴다. 천경자는 한국 미술사 처음으로 자신의 예술 혼을 사회에 환원한 작가이기도 했다. 1998년 자신의 작품 90여 점과 저작권 일체를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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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9.04.12 17:36:02“오, 동양은 동양이고 서양은 서양이니 절대 만나지 못하리라. 하늘과 땅이 신의 위대한 심판 앞에 설 때까지 그럴 것이니, 그러나 세상의 끝에서 온 두 강자가 대면하는 날에는 동서양도, 국경도, 인종도, 출신성분도 없으리라.” 늑대들과 살아가는 야생소년 모글리를 주인공으로 한 ‘정글북’의 작가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러디어드 키플링(1865~1936)이 쓴 시 ‘동양과 서양의 노래(The Ballad of East and West)’다. 제국주의적이고 인종차별적이며 극히 보수적인 키플링의 이 짤막한 시가 백남준에게는 지독히 거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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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9.04.05 11:12:04마침내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가 열렸다. 백남준이 ‘천재’ 소리를 듣는 이유 중 하나는 3G, 4G는커녕 그런 개념조차 없던 ‘0G시대’를 살면서도 통신 기술력이 물리적 시공간의 개념을 허물어 버리는 초연결사회를 구상했고, 작품으로 실현했기 때문이다. 그 대표작이 바로 ‘위성예술 3부작’이다. 백남준은 ‘우주 오페라’라 불렀던 3편의 인공위성 프로젝트다. 1984년 새해는 재야의 종소리가 아니라 백남준의 인공위성 쇼로 문을 열었다. 이는 한 해의 시작을 넘어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었고 21세기의 예고편이었다. 지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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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9.02.15 17:29:04점(點)은 시작이요, 끝이다. 점을 우선 찍어야, 선으로 이어가는 것이나 면으로 펼쳐가는 일이 가능하다. 마침표 또한 점이다. 그렇게 점은 조형요소의 기본이자 근간을 이룬다. 푸른 점 하나를 앞세우고 그 뒤를 따르는 점들이, 농담을 달리해 서서히 옅어지며 여백으로 번져간다. 붓으로 무심히 툭 찍은 것 같지만 이는 그렇게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일 뿐, 화폭 뒤덮은 수백 개 점 가운데 무심했던 점은 단 한 개도 없다. 점은 하나하나 제각기 리듬과 강도와 가치와 농도를 가지고 있으며, 그 결과로 멀리서는 마치 꿈틀거리는 생명체처럼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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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9.02.08 15:27:20남풍을 타고 아득한 매화 향기가 전해 온다. 섣달 눈발 속에서 꽃 피우고, 눈꽃 같은 꽃눈 흔드는 매화다. 지지 마라, 지지 마라. 꽃잎 떨어뜨리지 말아라. 발 동동 구르다 실로 꽁꽁 꽃잎을 동여맸다. 한 땀 한 땀 비단 실로 수를 놓아 매화나무를 그렸으니 ‘자수매화도’ 10폭 병풍이다. 당대의 으뜸 화가 양기훈(1843~1919 전후)이 밑그림을 그렸다. 조선 후기 서울화단에 장승업(1843~1897)이 있었다면 평양화단은 양기훈이 이끌었다. 수(繡)로 유명한 평안남도 안주 지방의 안주수가 사용됐다. 핏빛처럼 붉은 매화 줄기는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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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9.02.01 16:17:54우뚝 선 두 그루 나무 사이로 분홍과 연초록의 상서로운 구름이 피어올랐다. 말간 얼굴을 방금 내민 동그란 태양이 그림 한가운데를 차지했다. 막 떠오른 해의 온화한 기운이 주변 하늘을 노랗게 물들였다. 태양 빛이 먼 바다의 파도와 해안가 절벽까지 따뜻한 보라색으로 감싼다. 학들이 힘차게 날개 펼치고 줄지어 날아간다. 그림의 양쪽을 지탱하는 붉은 나무의 기세가 범상치 않다. 활짝 펼쳐 든 이파리가 부채처럼 크고 팽팽하다. 잎이 5개라 그런지 조선 왕실에서 사용된 ‘일월오봉도’를 떠올리게 한다. 해와 달과 변하지 않는 다섯 산봉우리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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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9.01.25 16:56:28연두색 댓잎이 소복한 흰 눈을 머리에 이고 섰다. 조금 무겁고 다소 시릿해도 허리 구부리고 머리 숙이지 않으니 그래서 대나무다. 후두둑 눈 털어내지 않고 묵묵히 버틴다. 누구를 탓하랴, 내 자리가 눈 맞는 이곳이거늘. 원망도 없다. 겨울이라 내리는 눈이지 않나, 시절을 받아들이고 때를 기다릴 뿐이다. 봄기운이 흙 사이로 스밀 쯤이면 녹은 저 눈이 감로처럼 스미리라. 조선 후기 묵죽(墨竹)을 대표하는 문인화가 수운 유덕장(1675~1756)이 79세에 그린 만년작 ‘설죽(雪竹)’이다. 임진왜란 때 한쪽 팔이 잘리고도 회복해 맨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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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9.01.18 17:23:03삼라만상과 천태만상이 얽히고설켜 요동치는 세상이다. 특정 이슈를 굳이 찍어 언급하지 않아도 매일같이 기함할 이야기가 뉴스를 장식한다. 이토록 요지경인 세상인데, 미술이 눈 감고 입 닦듯 아름다운 세상만을 보여준다면 그것은 일종의 허위요 거짓말일지 모른다. 시대정신의 반영이라는 사명감 또한 현대미술의 역할이다. 여기 둥그런 화면 위로 수십, 수백 개의 작은 장면들이 재잘거리듯 변화한다. 초 단위로 바뀌니 눈 깜빡할 겨를도 없다. 제목의 ‘만다라’는 원래 우주의 진리를 표현하던 불화인데 ‘비밀스런 가르침’이라는 밀교(密敎)와 손잡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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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9.01.11 17:25:26시뻘건 저 눈 좀 보소. 핏발 선 게 아니라 눈빛이 붉게 번뜩이는 거라오. 치켜 올린 짙은 눈썹 아래로 매섭게 눈이 빛난다. 까만 눈동자, 그 안에 화가는 짙은 푸른색을 덧칠했다. 지식인의 영민함과 냉철함을 품은 색이다. 눈꼬리를 한껏 끌어올리고 눈 밑에 암갈색 선을 그어 눈매를 강조했다. 그것만으로 부족했나, 화가는 선홍색 물감을 듬뿍 찍어 눈 주변에 기운을 둘러쳤다. 근대기 화가 구본웅(1906~1953)이 ‘친구의 초상’으로 그린 시인 이상(본명 김해경·1910~1937)이다. 창백한 열굴이지만 빛을 받은 높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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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9.01.04 17:27:34행복과 축복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고개 내밀고 방긋 웃음 짓곤 한다. 수장고에 둘둘 말려 있던 것을 먼지 털어 펼쳤더니 왕실의 위엄과 무병장수를 기원한, 그것도 양면에 ‘해반도도(海蟠桃圖)’와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를 동시에 지닌 이 귀한 유물처럼. 국립중앙박물관이 ‘덕수2153’이라는 소장품 번호로 갖고 있던 19세기 조선의 ‘해반도도’와 ‘일월오봉도’는 지난 2013년 도교를 주제로 한 최초의 대규모 기획전인 ‘한국의 도교 문화’를 준비하면서 극적으로 발견됐다. 1909년 이왕가박물관에서 인계받은 유물이었는데 출처와 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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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8.12.28 17:33:37가로 세로 2m를 훌쩍 넘긴 화면 전체가 허옇게 뒤덮인, 이것은 ‘그리지 않은 그림’이다. 신문이 백색지(白色紙)가 아니라 천만다행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흰 종이 위의 흰 그림이라 보이지도 않았을 테니. 정창섭(1927~2011)의 1999년작 ‘묵고(默考) 99606’의 첫인상은 밤사이 소리 없이 내린 눈밭을 닮았다. 구름 덜 걷힌 하늘부터 눈 내려앉은 땅까지 온통 하얀 풍경 말이다. 하지만 이내 내린 눈 쓸고 밀어낸 자리일 것이라고, 생각이 바뀐다. 길 터주고자 눈을 한쪽 끝으로 밀어둔 것인 양 실제 그림 아래쪽에는 밀리고 뭉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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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8.12.21 17:45:17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성당으로 이끌었다. 들썩이지 않아도 왠지 달뜨는 시기인지라, 성당을 지키고 선 차가운 화강암 석상도 조금 웃고 있는 것만 같다. 본당으로 올라가는 계단 양쪽에 놓인 조각가 최종태(86)의 ‘성모상’과 ‘요셉상’이다. 1997년에 작업한 성모상의 높이는 185㎝, 남자 어른 만한 키다. 둥근 얼굴에 뜬 듯 감은듯한 겸허한 눈매의 성모상은 여느 성모마리아와 달리 친근하다. 소녀 같기도 하고 엄마 같기도 한 포용력이 단순하기 그지없는 저 동그란 얼굴에 다 담겨 있다. 순수한 얼굴과 단출한 옷차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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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8.12.14 17:29:48하룻밤 동안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해주는 ‘기적 같은 할아버지’가 산타클로스뿐은 아니다. 동양에는 산타클로스 못지않은 도술로 사람들을 놀라게 한 신선들이 있었다. 마침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APMA)에서 처음 공개 전시된 조선 말기 ‘해상군선도(海上群仙圖)’ 10폭 병풍에 바다를 건너는 신선들이 대거 등장한다. 게다가 1년 6개월 간에 걸친 고난도 복원 끝에 되찾은 붉은색과 초록색이 크리스마스 분위기까지 떠올리게 하는 수작이다. 사연 있는 병풍이다. 고종 임금은 가족처럼 가까이 지내던 독일인 사업가 칼 안드레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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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8.12.07 16:23:43누가 하늘에 저런 천 자락을 걸었으려나. 가리려고 드리운 장막인가, 보여주려 내리친 은막인가. 세 자락 천 사이로 휘영청 뜬 보름달이 비친다. 달도 푸르고 하늘도 어두운 푸른빛이니 저 천이 없었더라면 달은 어떤 색 어떤 모양이었을까. ‘청회색의 음유시인’이었던 화가 권옥연(1923~2011)의 1999년작 ‘달밤’이다. 꿈꾸듯 그린 화가요, ‘한국적 초현실주의’라 불리는 그림이니 풍경 참 엉뚱하고 기괴하다. 흔히 그림에서 달은 여성을 상징하고 수직적인 것은 남성을 은유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둥근 달과 길쭉길쭉 늘어뜨린 수직의 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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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8.11.30 17:13:32눈(雪) 속으로 내몰렸다. 하염없이 흩날리는 눈이 온 세상을 뒤덮어 어느덧 여기가 어디인지, 시간은 얼마쯤 지났는지조차 가늠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방 천지 분간이 안 될 처지라 눈을 치워도 봄 직하나, 치우고 밀어낸 자리에는 이내 눈이 내려앉으니 기울이는 노력은 허사가 되고 만다. 망연자실의 순간에, 오히려 이 눈발 속에 온몸 던지고 맡기기로 했다. 벗어나지 않고도 찾은 탈출구다. 아니 탈출을 포기하니 문이 열렸다. 눈 쌓인 몸뚱이는 눈사람처럼 변해가고, 내가 나인지 눈인지 혹 눈이 나인 것은 아닌지 어지러운 마음이 어느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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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8.11.23 15:41:41그토록 낮아져 본 적 있는가. 툭툭 떨어진 낙엽 같은, 바닥에 닿은 시선으로 육중한 담벼락을 올려다보는 듯. 한없이 높아 하늘마저 가려버린 저 담이 이 우주의 전부인 양 압도적이다. 기필코 저 담을 넘으리라, 부수리라 억센 다짐 같은 건 엄두조차 낸 적 없건만 그냥 막막해 오는 불능 앞에 털썩 주저앉는다. 가을이 간다 한들 울 수 없는 노릇처럼, 원망하거나 소리치지도 못하는 그런 심정이다. 화가 손상기(1949~1988)의 1984년작 ‘공작도시-독립문 밖에서’이다. 서울 풍경을 포착한 화가의 ‘공작도시’ 연작 중에서 ‘독립문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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