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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공생, 경종 울리다
문화·스포츠문화 2026.01.04 18:28:27거대한 상아빛 돌 조각이 중력을 거스른 듯 날렵하게 섰다. 끝을 부드럽게 둥글린 역삼각 구조가 인상적인 이 조각의 이름은 '루시'. 에티오피아 사막에서 발굴된 320만 년 전의 화석이자 '최초의 인류'로 추정된 여성의 이름에서 따왔다. 조각, 영상, 설치, 건축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 들며 생명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해온 최재은 작가는 이 고대 여성의 골반 뼈에서 생명의 근원을 읽었다. 그리고 이 생명력을 표현하기 위해 히말라야산 한백옥을 완전한 세포 구조를 연상하게 하는 육각형으로 잘라 촘촘히 결합, 네 개의 골반 뼈 형태로 쌓아 올렸다. '루시'의 압도적 존재감에 이를 둘러싼 자작나무 거처는 간과하기 쉽지만 더 중요한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 인류의 지난 긴 시간을 지켜온 존재는 인간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일본과 유럽 등 국제 무대에서의 활약으로 먼저 주목받은 작가 최재은(72)의 한국 첫 국공립미술관 개인전 '약속(Where Beings Be)'이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열리고 있다. 기존 대표작부터 신작까지 작가의 작업 세계 전반을 심도 깊게 조망하는 자리다. 전시 제목인 '약속'은 공생의 약속(共生之約)을 의미한다. 문명이 생겨나기 훨씬 이전부터 시공을 관통하며 이어온 자연과 인류의 상호 연대성을 되새기게 하는 개념이다. 작가는 유구한 시간의 흐름 속을 걸어온 존재들(Beings)은 모두 얼기설기 실타래처럼 엮어서 지금껏 이어져왔다고 바라본다. 전시는 입구에서 관람객을 맞이하는 '루시'를 시작으로 '경종(警鐘)', '소우주', ‘미명(微名)’, ‘자연국가’라는 5개 주제로 연결되며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게끔 이끈다. 320만 년 전 '루시'에서 출발한 인류는 긴 시간을 지나며 자연과 공생의 약속을 잊게 되고 기후 위기와 생태 파괴를 불러 오는데 그에 대한 경고가 '경종'이라는 주제로 전시된다. 이 공간에서는 검은 바다 이미지 위로 지구 여러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영상 작업 '대답 없는 지평'이 상영된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기후 위기라는 심각한 문제가 어둡게 외면 받는 현실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소우주'에서는 땅 속으로 시선을 돌린다. 일본의 전통 종이를 세계 각지의 땅 속에 일정 시간 묻어두는 과정을 통해 겹겹의 지층이 품고 있는 시간을 드러내는 '월드 언더그라운드 프로젝트' 중 일본 가루이자와 숲속에서 진행된 작업 일부를 소개한다. 이어지는 '미명'은 압도적인 스케일로 지구의 생명력을 말하는 공간이다. 작가는 일상에서 마주한 들꽃과 들풀을 수집해 나무 패널에 압화한 후 그 이름을 찾아 기록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는데 전시장에는 이렇게 이름을 찾은 560여 점의 생명이 모였다. 산업혁명 이후 멸종된 종의 이름을 나직한 목소리로 하나씩 부르는 사운드 작업 '이름 부르기'도 이 공간에서 함께 울려퍼진다. 사라져가고 있는 세계의 규모와 속도를 실감하게 하는 작업으로 독특한 감상을 안긴다. '자연국가'는 비무장지대(DMZ)를 자연이 지배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작가의 구상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2014년부터 시작된 프로젝트는 현재 진행형이다. 국제 협업으로 구축된 아카이브 영상과 관람객이 DMZ를 향해 종자볼을 보내는 참여형 플랫폼 등을 선보인다. 관람객이 직접 해바라기 씨앗을 흙과 함께 빚어 작은 생명의 단위인 종자볼을 만들어보는 참여형 프로그램도 전시 중 열린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개인의 작은 실천이 자연 회복과 공생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4월 5일까지. -
결핍이었을까, 우리의 이별은
문화·스포츠문화 2026.01.04 18:27:54취업, 집 등 현실적인 이유로 헤어진 어리고 가난했던 연인이 세월이 흐른 후 우연히 만나 애틋했던 시간들을 떠올리고 관객들도 저마다 첫사랑을 소환해 본다. 행복하고 즐겁고 미안했던 기억들이 떠올라 웃다 울다 잠시 생각에 잠겨 본다. 그 시절 뜨겁게 사랑했던 우리가 헤어진 이유는 정말 ‘결핍’ 때문이었을까. ‘멜로 가뭄’ 속에 영화 ‘만약에 우리’가 개봉 5일 만에 4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시작했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에서도 서비스되고 있는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2018년)를 리메이크했다. 원작 영화와 거의 흡사하다. ‘먼 훗날 우리’는 연출을 맡은 유약영 감독 자신의 소설 ‘춘절, 귀가’를 원작으로 한 까닭에 문학적이고 서정적인 감수성이 지배적이어서 정통 멜로에 가깝다. 반면 리메이크작은 현실을 반영한 에피소드와 대사로 인해 로맨틱 코미디 장르 성격이 강하다. 소소한 설정 외 원작을 대부분 살려 같은 작품을 볼 필요가 있을까 하겠지만, 한중 어린 연인들의 풋풋한 첫사랑은 오묘하게 설레고 시리고 애틋한 감성으로 우리가 기다렸던 멜로의 포인트가 돼 준다. ‘먼 훗날 우리’의 샤오샤오(주동우 분)와 젠칭(정백연 분), ‘만약에 우리’의 정원(문가영 분)과 은호(구교환 분)는 모두 지방 출신으로 베이징과 서울에서 생활한다. 정원과 은호는 추석, 샤오샤오와 젠칭은 춘절 고향에 가는 버스와 기차 안에서 만나 친구가 되고 연인이 된다. 지방에서 올라온 청년들은 공부하고 생계를 유지하기도 바쁘고 지친 몸을 뉠 포근한 안식처가 돼 줄 집은 한 사람 겨우 누울 수 있는 방 한 칸. 집이 아닌 방에 사는 샤오샤요·젠칭, 정원·은호는 그럼에도 사랑을 시작하지만 결국 집이라는 현실 때문에 이별을 한다. 베이징에서 서울에서 집을 가지는 게 꿈인 이 연인들은 집이 없었기에 함께 할 수 있었고, 서로를 이해했지만 결국 집과 취업이라는 현실을 함께 헤쳐 나갈 용기를 내지 못해 이별을 한다. 타향살이와 집이라는 소재는 시공을 초월해 청년들의 삶을 지배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이 씁쓸한 것은 어쩔 수 없다. 두 영화는 청년들이 현실적인 이유로 헤어진 첫사랑을 만나는 감회를 담은 멜로라는 외피를 둘렀지만, 결국 이야기하고 했던 것은 이별은 아픔이 아닌 인생의 한 조각이라는 것, 인생의 의미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에 관한 성찰이다. 결핍으로 어리고 가난한 연인들이 헤어진 것 같지만 이들이 함께 하도록 이끈 것도 결핍이었다. 결핍을 통해 우리는 사랑하고 또 성장한다. 그리고 진짜 필요하고 소중한 것은 집이라기보다 함께 할 가족, 연인 즉 인연이라고 넌지시 일깨운다. 특히 젠칭과 은호의 아버지는 이러한 깨달음을 스며들듯 물들이듯 전한다. 명절에 갈 곳 없는 샤오샤오와 정원에게 기꺼이 차려 내온 따뜻한 집밥 한 상, 갈 곳이 없으면 늘 함께 하자고 무심하게 툭 건네는 말 한마디에 남친의 아버지, 전 남친의 아버지라는 형식적인 관계는 사라지고 따뜻한 인연의 온기만이 남는다. 그리고 결국 아들의 전 여자친구에게 보내지 못한 아버지의 편지는 결핍 투성이였던 모든 샤오샤오·젠칭, 정원·은호에게 ‘결핍으로 인해 모든 사랑과 인연이 시작된다'고 위로한다. “인연이란 게 끝까지 잘되면 좋겠지만 서로를 실망시키지 않는 게 쉽지 않지. 좀 더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면 깨닫게 될 거란다. 부모에게 자식이 누구와 함께 하든 자식이 성공하든 말든 그건 중요치 않아. 자식이 제 바람대로 잘 살면 그걸로 족하다. 건강하기만 하면 돼. 너희 둘이 함께 하지 못해도 넌 여전히 우리 가족이란다. 샤오샤오, 밥 잘 챙겨먹고 힘들면 언제든 돌아오렴.” -
3000억 긴급수혈 필요한데 정책금융기관도 난색 [시그널]
증권국내증시 2026.01.04 18:27:01홈플러스의 자금 상황은 급여 지급과 세금·공과금 납부까지 차질을 빚는 등 기본적인 경영이 어려워질 정도로 악화한 상태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구제금융인 DIP대출 3000억 원을 메리츠금융그룹에 추가로 요청한 상황이다. 홈플러스가 영업을 이어가려면 한 달 이내에 긴급 운영 자금이 수혈돼야 한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홈플러스는 직원 급여를 제때 주지 못해 분할 지급하고 전국 매장의 전기료와 납품 대금 결제까지 지연될 정도로 극심한 현금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현금 마련을 위해 일부 재고 상품을 납품가 이하로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홈플러스 경영진은 생존을 위한 비상 조치의 일환으로 임대료 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적자 점포 폐점도 결정했으나 유동성 악화와 납품 물량 축소로 인해 자금 여력이 심각하게 떨어졌다. 회생계획안 인가에 앞서 DIP대출 승인을 법원에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사모펀드(PEF) 큐리어스파트너스로부터 받은 금리 10% 수준의 DIP대출 600억 원은 이미 이자를 포함해 8개월여 만에 전액 사용했다. 홈플러스는 3000억 원 수준으로 추가 DIP대출을 추진 중이지만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이나 자산관리공사는 공적자금 투입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책금융기관 관계자는 “기존에 여신이 있거나 건실한 새 주인이 나타나서 차주 역할을 해주기 전에는 DIP대출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DIP대출을 추가로 받으면 회생채권자들의 채권자 지위가 뒤로 밀리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로 인해 기존 대표채권자인 메리츠 금융그룹에서 추가로 DIP대출을 받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美 ‘과도 정부’ 세운다지만… 베네수 꽉 잡은 ‘마두로의 사람들’
국제정치·사회 2026.01.04 18:22:31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로 권력 공백이 발생한 베네수엘라 정국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마두로 정부에 저항한 야권 지도자를 ‘과도 정부’ 수반으로 내세우려 하지만, 베네수엘라는 마두로가 임명한 부통령을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선임하며 맞서고 있다. 2013년부터 이어온 마두로 체제의 좌초 위기 속에 일단 조타수로 등장한 것은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다. 그는 3일(현지 시간) 국영 TV가 생중계한 비상 내각회의에서 모두 연설을 통해 “베네수엘라에서 대통령은 마두로, 단 한 명뿐”이라며 “베네수엘라는 그 어떤 나라의 식민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두로 대통령의 서명을 담은 ‘비상사태 선포문’ 발동을 재확인했다. 베네수엘라 대법원도 이날 로드리게스 부통령에 대통령 권한대행직 수행을 명령하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베네수엘라 핵심 부처인 석유장관을 겸임하고 있는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마두로 정권 하에서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마두로 생포 작전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한 것으로 안다”고 언급해 한 때 그가 ‘미국과 내통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지만, 일단은 로드리게스가 마두로 체제를 지키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은 “베네수엘라 내각이 여전히 ‘마두로의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면서 “이들이 당분간 단결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 군부의 경우 강한 카르텔이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이는 베네수엘라에 과도 정부를 세우겠다는 미국의 계획과 배치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러라고 기자회견에서 “한 그룹(의 사람들)과 함께 베네수엘라를 통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마두로 정권에 저항한 공로로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협력 대상이냐는 질문에 “그는 매우 좋은 여성이나 (베네수엘라 국내에서) 존경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차도와 합세해 2024년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3선을 위협했던 망명 정치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전 대사의 정권 이양을 지지하는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을 리트윗했다. 대선 직후 당국 위협을 피해 스페인으로 망명한 곤살레스는 미군의 공습 이후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는 국가 재건이라는 위대한 작전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적었다. 외신들은 국정 운영 주체를 놓고 혼란이 계속되면서 베네수엘라에서는 벌써 친미와 반미 여론이 대립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
중국 전략, 지중(知中)을 넘어 해중(解中)으로 가야할 때[김광수특파원의 中心잡기]
오피니언사내칼럼 2026.01.04 18:22:09“한국 정부가 과연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고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나요? 한국 기업의 중국 내 실적이 악화되는 것이 중국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오는 것은 아닌가요? 중국을 아는(知道)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중국을 이해(理解)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최근 중국인 지인이 기자에게 건넨 조언이다. 최악으로 치닫던 한중 관계가 바닥을 치고 점차 복원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진단인 만큼 더욱 무게가 실렸다. 지난 4년간 베이징특파원으로 근무했던 기자 역시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자신할 수 없기에 그의 충고에 생각이 많아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말 중국에 들어와 가혹할 정도의 3주간의 격리를 거쳐 중국에서의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 4년간 중국 현지에서 생활하며 보고 듣고 느낀 중국의 변화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중국은 팬데믹을 거치며 고속 성장 시대를 벗어나 5% 성장이 뉴노멀이 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를 지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며 미중 양국의 갈등이 고조되는 동안 미국의 리더는 달라졌지만 중국은 3연임을 통해 장기 집권 체제를 단단히 구축한 시진핑 일극 체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중국의 첨단기술은 딥시크의 등장으로 전 세계에 충격을 던졌다. 걸음마 수준이던 휴머노이드 로봇은 축구를 하고 격투기를 하며 공중제비를 도는 실력으로 단기간에 업그레이드됐다. 외국의 도움 없인 자생이 힘들다던 반도체 시장에서도 중국은 이제 ‘기술 자립’의 성과를 하나둘씩 내놓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는 국내부터 글로벌 브랜드를 압도한 실력으로 해외시장까지 장악했고 비야디(BYD)는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판매 세계 1위 기업에 올랐다. 자율주행차 역시 중국 곳곳을 누비며 기술력을 끌어올려 중동·유럽 등에서도 운전자 없이 달리는 중이다. 우리에게는 연례행사 수준인 우주를 향한 로켓 발사도 중국은 닷새에 한 번씩 쏘아올리는 일상이나 마찬가지다. 이렇듯 급변하는 중국 현지의 소식을 전해도 이를 받아들이는 한국의 시선은 여전히 의심으로 가득 차 있다. 미국 중심의 사고로 중국을 바라보면서 일각에서는 코로나19의 발원지라며 혐오하기도 한다. 지난해 초 딥시크가 화제가 됐을 때도 ‘톈안먼 사태에 답변을 못 한다’ ‘정보 유출 우려가 있다’며 애써 무시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격투기를 하는 로봇이 허공에 주먹을 가르다 쓰러지고 달리기를 하는 로봇이 넘어지는 우스꽝스러운 모습만 보며 사람처럼 행동할 수준이 아니라고 깎아내리곤 했다. 외국의 첨단기술을 도둑질해 얻은 기술이 진짜 실력이 될 수 있냐며 되묻곤 했다. 하지만 외부의 시선을 아랑곳 않고 중국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을 대하는 중국의 태도 역시 사뭇 달라졌다. 일반 중국 인민들은 여전히 한국을 배울 점이 많은 나라로 인식하고 있지만 정부 관료나 기업인들로 범위를 좁히면 그런 인식은 많이 사라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빈으로는 8년 만에 중국을 방문하면서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지난 정부 때 사실상 중국을 배제한 외교를 펼쳤던 한국은 지난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방한한 후 두 달여 만에 다시 정상회담을 통해 빠르게 양국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도 중국 전략을 전면 재조정하며 살길을 모색하느라 분주하다. 친중(親中)·반중(反中)을 넘어 지중(知中)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지도 이미 오래다. 현시점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중국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찾기 위해서는 지중으로도 부족하다. 중국 전문가들은 해중(解中)이 필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이 ‘트럼프 2기’의 거센 공세를 이겨내고 있는 것도 상대의 전략을 꿰뚫어 보고 그들의 의도까지 이해한 뒤 대응했기 때문이라는 점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친족에 권력 나눠준 '레이디 맥베스'
국제정치·사회 2026.01.04 18:21:58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군에 의해 생포돼 미국으로 압송된 가운데, 영부인인 실리아 플로레스 여사까지 남편과 함께 체포돼 주목을 받고 있다. 팸 본디 미 법무장관은 이날 마두로 대통령과 플로레스 여사가 뉴욕 남부 연방법원에 마약 테러 공모, 코카인 반입 공모, 기관총 및 파괴장치 소지, 미국을 상대로 한 기관총 및 파괴 장치 소지 공모 등의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플로레스는 남편과 함께 권력을 사유화한 숨은 실세라는 평가다. 현지에서는 그에게 셰익스피어 작품 ‘맥베스’ 속 막후에서 남편을 조종하는 맥베스 부인을 본 따 ‘레이디 맥베스’라는 별명을 붙였다. 변호사 출신인 플로레스는 2013년 마두로가 대권에 오르자 결혼했는데 당시 둘 다 각자 배우자 사이에서 자녀를 둔 상황이었다. 마두로는 결혼 이후 플로레스를 ‘영부인’이 아니라 ‘나의 첫 번째 전사(first combatant)’라고 부르며 강력한 신뢰를 보였다. 차베스 정권 시절 국회의장과 검찰총장을 지낸 플로레스는 마두로 정적 제거에 관여하고 자신의 가족과 친지들에게 높은 자리를 주는 네포티즘(족벌주의) 의혹도 받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보기관 수장을 지낸 마누엘 크리스토퍼 피게라는 “플로레스는 언제나 커튼 뒤에 숨어 배후 조종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플로레스는 돈세탁, 친인척 부정 채용, 사법부 장악 시도, 조카들의 마약 밀매 혐의 등 크고 작은 의혹을 몰고 다녔으나 별 다른 조사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플로레스는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왔으나, 막후에서 영부인 이상의 권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그는 베네수엘라 사법부의 주요 인사들을 측근들로 임명해 사법부를 정치화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 재무부는 2018년 베네수엘라의 군사 독재를 지원했다는 혐의로 플로레스를 금융 제재 명단에 올린 바 있다. 엘리트 출신의 플로레스와 달리 마두로 대통령은 버스 운전사에서 시작해 대권까지 거머쥔 인물이다. 1962년 수도 카라카스에서 태어난 그의 부친은 석유 회사의 노조 지도자로 활동했다. 고교 졸업 후 버스 운전기사로 취업한 마두로가 노동운동에 투신한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마두로 역시 카라카스 지하철공사 노조 창립을 주도했다. 마두로는 1992년 쿠데타에 실패해 군사시설에 감금된 ‘좌파 거두’ 우고 차베스를 면회했다. 이는 그의 정계 입문 계기가 됐다. 마두로는 차베스의 석방 운동을 주도하며 심복을 자처했다. 차베스가 1999년 집권에 성공한 뒤 마두로가 국회의장·외교장관·부통령 등을 잇따라 역임하며 단숨에 2인자로 뛰어오른 배경이다. 2013년 3월 차베스는 암으로 숨지기 직전 마두로를 후계자로 직접 지목했다. 마두로는 손에 넣은 권력을 지키기 위해 선거 부정을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는다. 2018년 조기 대선으로 승부를 걸었지만 즉각 부정선거 의혹에 직면했다. 2024년 3선이 결정된 대선에서는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등 부정선거 논란까지 일었다. 마두로에 저항한 마차도는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
[동십자각] 에너지 정책, 이념보다 현실이 먼저다
오피니언사내칼럼 2026.01.04 18:20:58재생에너지 확대를 강조했던 미국 민주당의 최근 에너지 ‘변심’이 관심을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드릴, 베이비 드릴(화석연료 확대)’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해 9월 캘리포니아에 향후 10년간 최대 2000개의 신규 유정(油井) 건설을 허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민주당) 역시 지난달 ‘신뢰할 만한’ 발전원이라며 천연가스를 치켜세웠다. 불과 2년 전 지구온난화 가속을 이유로 가스레인지 퇴출을 발표했던 입장에서 180도로 선회한 것이다. 이들은 갈수록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려면 석탄·석유든, 태양광·풍력이든, 원전이든 가리지 않고 동원하는 ‘올 오브 더 어보브(All of the above)’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에너지 비용이 이끄는 생활비 부담이 화두가 되자 (민주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2년 흥행시킨 에너지 구호를 다시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에너지 ‘총동원령’은 화석연료에 치우쳐 재생에너지 사업을 대거 폐지했고 결과적으로 에너지 비용을 높였다는 논리로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한 민주당의 선거 전략이다. 그렇다고 정치 구호로 치부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실제로 미국 전역의 전기요금은 지난해 9월 현재 1년 전 대비 5.1% 상승했다. 같은 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2.7%)의 2배에 가깝다. 전기요금은 관세와 더불어 생활비 부담을 키우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실 ‘올 오브 더 어보브’라는 말을 처음 쓴 것도 민주당이 아닌 공화당 정치인이다. 벤저민 길먼 하원 의원이 2000년 의회 연설에서 빌 클린턴 당시 민주당 정권에 “모든 에너지를 포함하는” 정책을 요구했던 것이다. 에너지 비용 급등이라는 당면한 현실 앞에서 정파적 견해 차이를 뛰어넘어 서로를 수렴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주요국에서도 일종의 ‘에너지 중도주의’가 확산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공격적으로 확대해온 유럽은 내연차 금지를 철회하는 등 과속 탈탄소에 브레이크를 걸었고 세계 1위 재생에너지국 중국은 석탄과 원전을 동시에 활용하고 있다. 일본도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모두 쓰는 전략을 택했다. 인공지능(AI)과 첨단산업 확대를 맞아 에너지 ‘영끌’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에서다. 이를 두고 기후변화 대응이 후퇴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단적으로 이상 고온이 심해질수록 냉방에 드는 전력을 확보해야 하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우리 정부가 시작한 ‘에너지믹스’ 논의도 에너지 중도주의에 밑바탕을 둘 필요가 있다. 마침 정부도 탈원전 논란에 문재인 정부 5년을 허비했다며 과학에 기초해 에너지 정책을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CES2026] 엔비디아·AMD·인텔, 차세대 AI칩 선보인다
국제정치·사회 2026.01.04 18:18:13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의 수장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추격자인 AMD의 리사 수 CEO가 같은 날 ‘CES 2026’ 무대에 선다.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두 ‘빅샷’이 새 기술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올해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일(현지 시간) CES 주관사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황 CEO는 5일 특별 연설을 통해 차세대 AI 비전을 공개한다. 개막식보다 하루 앞선 특별 무대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연설이 사실상 개막 선언과 같은 자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 CEO는 이번 무대에서 에이전틱 AI와 차세대 AI 가속기 전략을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2분기 출하가 본격화될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 아키텍처(설계 시스템)인 ‘루빈’도 소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날 엔비디아 대항마로 꼽히는 AMD의 수 CEO가 공식 개막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엔가젯은 이 자리에서 클라우드·디바이스 등 AMD의 AI 구현 방안과 함께 AI 칩 ‘라이젠’ 후속 제품이 공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AMD는 지난해 행사 때도 AI PC용 칩 ‘라이젠 AI 맥스’ 시리즈를 처음 공개한 바 있다. 아울러 이번 CES 기간 인텔도 ‘코어 울트라 시리즈3(팬서레이크)’ 출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인 만큼 엔비디아·AMD·인텔 등 반도체 기업들 사이에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적인 제조사들의 AI 전환 전략도 구체화된다. 롤란트 부슈 지멘스 CEO는 AI, 디지털 트윈, 자동화 기술이 산업과 인프라를 어떻게 혁신하고 있는지 공개하며, 캐터필러의 조 크리드 CEO는 중장비 기업이 어떻게 첨단 기술 기업으로 변신할 것인지에 대해 혜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빅테크와 스타트업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은 6일 기조연설에서 ‘모두를 위한 스마트 AI’를 주제로 온디바이스 AI PC와 하이브리드 AI 전략을 공개한다. 시속 48㎞로 달리는 로봇견 ‘블랙 팬서 Ⅱ’ 개발사로 유명한 로봇 전문 기업 미러미,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 1위 기업인 애지봇도 CES에 참가한다. -
생활패턴·애완동물까지 파악하며 수개월 준비…잠자던 마두로 침실서 끌어냈다
국제정치·사회 2026.01.04 18:12:55“나는 꽤 훌륭한 작전들을 많이 지시해봤지만 이런 건 본 적이 없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직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실제 마두로 대통령의 철권통치에 마침표를 찍은 미국의 ‘확고한 결의’ 작전은 수개월간의 치밀한 준비와 군 당국과 중앙정보국(CIA)의 협업, 전광석화와 같은 실행으로 성공을 거뒀다. 3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 댄 케인 미 합참의장과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CIA는 지난해 8월부터 소규모 팀을 베네수엘라에 파견해 마두로 대통령의 생활 패턴을 감시했다. 케인 의장은 “정보 당국이 마두로가 어떻게 이동하는지, 어디에 사는지, 어디로 여행 가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무엇을 입었는지, 어떤 애완동물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수개월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특히 작전 직전 베네수엘라 정부 내 CIA 조력자가 마두로 대통령의 동선을 미 측에 알린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미 정예부대는 마두로 대통령의 은신처와 똑같은 모형까지 만들어 작전에 대한 상세한 예행연습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작전 수행 준비를 마친 것은 지난해 12월 초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부적으로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미국이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지만 결국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에 작전을 승인했다. 이후 미군은 기습 효과를 극대화하고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넘기며 때를 기다렸다. 연말·연초 이어진 악천후가 2일 밤 잠시 가라앉으며 작전은 실행됐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밤 10시 46분 작전 개시를 지시했다. 작전 개시 전 며칠간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 라운딩을 즐기고 크리스마스와 연말 파티를 주최하는 등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작전 승인 날인 2일에는 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리조트 인근 레이크워스의 쇼핑센터에서 백악관 연회장 공사에 쓰일 대리석 등 건축자재를 사재로 구입하기도 했다. 이후 마러라고 테라스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최종 작전 개시 명령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이 떨어지자 서반구(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20개 지상·해상기지에서 150대가 넘는 항공기가 일제히 베네수엘라를 향해 출격했다. 해병, 해군, 공군, 주방위군 소속 F-22, F-35, F-18 등 전투기, EA-18 전자전기, E-2 조기경보기, B-1 폭격기, 지원기, 다수의 원격조종 무인기가 동원됐다.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수행하는 병력을 태운 헬리콥터들은 탐지를 피하기 위해 목표까지 수면 100ft(약 30m) 위로 저고도 비행을 했다. 육군 최정예 특수부대 델타포스와 ‘나이트 스토커(Night Stalkers)’로 불리는 제160특수작전항공연대가 체포 임무를 맡았다. 제160특수작전항공연대는 2011년 오사마 빈라덴 암살 작전 당시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을 파키스탄으로 실어 나른 부대다. 항공 전력은 헬기의 이동 경로를 확보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인근 군부대 방공 체계를 공습, 무력화했다. 이후 헬기는 마두로 대통령의 안전가옥에 3일 새벽 1시 1분(베네수엘라 시각 새벽 2시 1분)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미군 헬기 한 대가 피격됐지만 큰 피해는 없었다. 이번 작전에서 미군 사망자는 없었으며 베네수엘라에서는 군인과 민간인 최소 40명이 사망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안가에 도착한 미군은 자고 있던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침실에서 끌어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회색 나이키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압송되는 마두로 대통령 사진을 전격 공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이 두꺼운 철제문이 있는 안전처로 피신하려고 했지만 미군이 너무 빨리 움직여 그러지 못했다”며 “그는 문까지는 갔지만 문을 닫을 수는 없었다”고 전했다. 또 마두로 대통령 사살까지 고려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며 “많은 저항과 총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미 특수부대는 마두로 대통령이 철제문 안으로 숨을 것에 대비해 이를 절단할 토치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과정에서 미 법무부 관리들도 동행해 마두로 대통령 부부에게 법적 권리를 직접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한 미군은 전투기와 무인기 엄호하에 헬리콥터를 타고 작전지역을 벗어났다. 이 과정에서 베네수엘라 측과 다수 교전이 있었으나 미군은 오전 3시 29분에 베네수엘라 영토를 벗어났으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와 함께 이오지마함으로 복귀했다. 한편 미군의 전격적인 작전으로 체포된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께 뉴욕시 맨해튼에 도착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마두로 부부를 마약단속국(DEA) 뉴욕 지부로 데려갔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검정색 후드티에 모자를 착용한 마두로가 DEA 뉴욕 지부로 보이는 건물 내에서 연행되는 장면을 담은 짧은 동영상이 공개됐다. 마두로는 짐짓 여유로운 표정으로 자신을 연행하는 DEA 요원에게 스페인어로 "좋은 밤이에요 그렇죠?"라고 말한 뒤 곧 영어로 "굿 나잇, 해피 뉴 이어"라며 짐짓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
中 “주권국가에 무력 사용 충격”…러 "믿을 건 핵무기뿐"
국제경제·마켓 2026.01.04 18:10:5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미군이 베네수엘라를 기습 공격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것을 두고 중국과 러시아 등 반미 국가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이 남미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온 중국을 향한 경고라는 해석과 함께 이를 계기로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미국이 3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자 중국 외교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국은 미국이 주권 국가에 무력을 사용하고 한 국가의 대통령을 공격한 것에 깊은 충격을 받았으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특히 마두로 대통령이 체포되기 전날 중국이 추샤오치 중남미·카리브해 특사를 보내 베네수엘라와의 양국 관계를 점검한 만큼 체포 작전이 벌어진 시점이 중국을 직접적으로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하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앞마당으로 불리는 중남미 국가에 인프라 투자, 원조와 차관 등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며 미국의 심기를 건드려왔다. 이 중에서도 베네수엘라는 최대 채권국 중국에 약 100억 달러(약 14조 4600억 원)의 부채가 있는데 석유 수출로 이를 해결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수입하는 원유에서 베네수엘라가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많지 않지만 미국이 베네수엘라 안정을 빌미로 석유 수출을 통제하고 대중(對中) 차관 상환에 개입한다면 미중 양국의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의 이번 공습이 중국의 대만 침공에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이번 군사 작전으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 ‘분쟁 억제 규범’이 취약해질 수 있다며 “공격적 군사개입이 용인된다면 대만 등 다른 곳에서도 그러한 개입이 더욱 쉽게 가능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베네수엘라의 우방인 러시아 외무부도 강하게 규탄하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깊은 우려와 비난을 받을 만하다”며 “이념적 적대감이 사업적 실용주의뿐 아니라 신뢰와 예측 가능성에 기반한 관계 구축 의지를 압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지도부에 입장을 재고해 주권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과 부인을 석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현재 러시아에 체류 중이라는 로이터통신의 보도는 부인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리아노보스티 인터뷰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은 모든 국가가 최대한으로 군대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가장 믿을 수 있는 보호 장치는 핵무기”라고 주장했다. 이란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을 비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 공격은 국가 주권, 영토 보전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이번 공격과 마두로 대통령 체포로 미국의 제국주의 목표와 불공정한 정책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
트럼프 “美 앞마당 넘보지 말라” 중·러 견제…석유 장악 노림수도[美, 마두로 축출]
국제정치·사회 2026.01.04 18:05:4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에는 ‘돈로 독트린’ 공식화, 베네수엘라 석유 시장 장악, 지지율 반전 승부수 등 다각적인 포석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먼로 독트린’에 트럼프 대통령의 해석을 더한 '돈로 독트린'을 전 세계에 행동으로 보였다는 의미가 있다. ‘먼로 독트린’은 유럽 대륙에 대한 미국의 불간섭, 아메리카 대륙 전체에서의 미국의 리더십 확립에 방점을 찍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해 12월 공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모든 것에 집중하는 것은 어떤 것에도 집중하지 않는 것과 같다”며 “미국의 핵심 국가 안보 이익이 우리의 초점이 돼야 한다”고 적시했다. 또 먼로 독트린 발표 202주년인 지난해 12월 2일에는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이를 확장한 ‘트럼프 코롤러리(Corollary)’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수년간 베네수엘라 석유를 대량으로 수입하고 중남미 일대에 ‘일대일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가 하면 러시아도 중남미에 대한 영향력을 이어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앞마당’ 사수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중남미에 대한 영향력 확대로 미국으로 향하는 마약, 불법 이민자를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의도도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콜롬비아·쿠바 등이 다음 차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멕시코를 통치하고 있는 게 아니라 마약 카르텔이 나라를 장악하고 있다”며 “셰인바움 대통령은 좋은 사람이지만 멕시코에 무엇인가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에 각을 세워온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에도 “그는 코카인을 제조해 미국으로 밀반입하고 있다”며 “그는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쿠바를 향해서도 “쿠바는 현재 실패한 국가이기 때문에 결국 우리가 논의해야 될 주제가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도 트럼프 대통령의 노림수 중 하나다. 베네수엘라에는 현재 약 3030억 배럴의 원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며 매장량만 놓고 보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1위다. 다만 마두로 정권이 각종 제재를 받아 현재 산유량 순위는 세계 21위에 그치고 있다. 풍부한 석유를 보유한 베네수엘라에 엑손모빌·셰브런 등 미국 오일 기업들을 진출시켜 원유를 생산, 미국의 에너지 패권을 더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대형 석유 회사들이 수십억 달러를 들여 심각하게 파괴된 석유 인프라를 복구할 것”이라며 “석유를 훨씬 큰 규모로 팔게 될 것이고 이 돈으로 (베네수엘라)를 돌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제유가가 떨어져 인프라 개발 채산성이 악화된 가운데 미 대형 석유 기업들이 얼마나 응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지율 급락에 정치적 승부수를 걸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갤럽이 지난해 12월 1~15일 조사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36%로 취임 초기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트럼프 1기 때의 최저치인 34%와 비슷한 수준이다.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민주당에 뺏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지지율 반등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자 군사 행동을 단행해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원의 경우 대통령 탄핵 소추 권한을 갖고 있으며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 민주당 주도 하원의 탄핵 공세에 시달린 바 있다. 이 외에 미국의 군사력을 대내외에 과시함으로써 북한·이란 등에도 중대한 도발을 하지 말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승부수가 계속 통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당장 베네수엘라에서 평화적으로 미국이 원하는 세력이 집권할지 불투명하다. 상황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의식한 듯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함대는 현재 위치(베네수엘라 인근 해상)에서 대기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모든 군사적 선택지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필요하다면 훨씬 더 큰 규모의 2차 공격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란 핵시설 폭격 때와 달리 베네수엘라에 대해 미국이 ‘개입의 늪’에 빠질 경우 지지층 분열은 한층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대부 격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이날 미군의 신속한 작전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일정 기간 통치하겠다고 말하자 공개 지지를 유보했다. 그는 “과거 이라크 전쟁의 실패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
[로터리] 왜 지금, 모두를 위한 미술관인가
문화·스포츠문화 2026.01.04 18:00:07오랜만에 만난 동창들과 있었던 일이다. 미술관을 가본 적 없다는 친구에게 “그래도 미술은 좋아하지”라고 물었더니 친구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학교 다닐 때부터 싫어했어.”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미술은 어렵고, 특정한 지식이 있어야만 접근할 수 있으며 평가와 시험의 기억으로만 남았다는 게 좌중의 평가다. 친구의 이 경험은 미술에 대한 개인적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예술을 배우고 접해온 사회적 방식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미술관은 오랫동안 공공의 공간이라 불려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되 누구나 편안하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은 아니었다. 작품 앞에서 무엇을 느껴야 할지 몰라 당황하고 설명문은 전문용어로 가득 차 있으며 잘 모르면 질문조차 주저하게 만드는 분위기 속에서 미술관은 점차 엘리트 문화의 공간으로 굳어졌다. 미술관은 예술을 보호하는 장소가 됐지만 동시에 예술을 삶으로부터 분리하는 장치처럼 됐다. 칼 세이건은 “인간은 우주가 스스로 자신을 보기 위해 만든 존재”라고 했다. 미술관 또한 사회가 자신을 스스로 성찰하는 하나의 언어로 살아간다. 개인의 감정, 시대의 불안, 공동체의 기억은 언제나 예술을 통해 먼저 모습을 드러내왔다. 만약 다수의 시민이 이 언어에 접근하지 못한다면 예술은 공적 사유의 장이 아니라 소수의 소유물이 되고 만다. 이 지점에서 ‘모두를 위한 미술관’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예술이 모두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는 근본적인 가치와 철학의 문제로 다가온다. 미술관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작품의 보존을 위한 장소인가, 전문가의 학문적 기관인가, 아니면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공공의 장인가. 물론 미술관의 전문성은 중요하다. 그러나 전문성이 배타성으로 작동하는 순간, 공공성은 제자리를 잃게 된다. ‘모두를 위한 미술관’이란 작품의 수준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이해의 문턱을 낮추는 일이다. 정답을 요구하지 않고 해석의 다양성을 허용하며 미술관이 경험과 해석의 장이 될 때 관람자는 수동적 감상자가 아니라 능동적 참여자가 된다. ‘모두를 위한 미술관’이란 바로 이 전환의 공간이다. 21세기에 들어와 바뀌고 있는 미술관의 새로운 모습이기도 하다. 오늘날 미술관은 더 이상 ‘조용히 감상하는 성전’으로 자족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시민들이 머물고, 참여하고, 사유하는 문화적 공공장소가 돼야 한다. 빠른 변화의 시대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과 감각을 해석하는 능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미술관은 잠시 멈춰 서서 보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드문 장소이며 이 경험은 특권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다. 아직 한국의 미술관 문화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미술을 이해하고 누리는 사회적 기반이 충분히 형성되지 못해서다. 건강한 미술 생태계가 사다리꼴 구조라면 그 토대가 되는 것은 폭넓은 미술 애호가층일 것이다. 언젠가 미술을 싫어한다고 했던 친구가 “잘은 모르지만, 그냥 보고 있으면 좋더라”라고 말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19세기 영국의 사상가 존 러스킨은 “예술은 인간의 마음을 형성하고 그 마음은 사회를 형성한다”고 했다. 미술관은 예술을 통해 사람들의 사고와 감정·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공간이다. 그것이 미술관의 가치이며 ‘모두를 위한 미술관’이 돼야 할 이유다. -
[인사]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외
사회피플 2026.01.04 17:59:33◇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일반행정정책관 이동훈 △평가총괄정책관 이한형 △사회복지정책관 박효건 △공직복무관리관 이용석 △규제혁신기획관 정은영 △규제심사관리관 서영석 △특별자치시도지원단 부단장 이성도 △규제심사총괄과장 성현국 △환경정책팀장 안수용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승진>△연구센터장 전영준 △건설기술·관리연구실장 손태홍 △경제금융·도시연구실장 나경연 ◇경기도 △안전관리실장 김규식 △화성부시장 윤성진 △남양주부시장 김상수 △복지국장 금철완 △여성가족국장 박연경 △경기국제공항추진단장 조정아 △사회혁신경제국장 송은실 △건설본부장 박재영 △하남부시장 공정식 △광명부시장 최혜민 △오산부시장 윤영미 △양평부군수 오광석 △여주부시장 김광덕 △동두천부시장 허순 △연천부군수 박종일 △노동국장 직무대리 김도형 △교통국장 직무대리 윤태완 △평화협력국장 직무대리 박현석 △철도항만물류국장 직무대리 추대운 ◇EBS △이사회 사무국장 김세화 △협력제작부장 이호 -
삼성 '기술 경영' 힘준다…역대 최대 명장 선정
경제·금융경제동향 2026.01.04 17:59:21삼성이 제조·품질 등 각 분야 핵심 기술 전문가인 삼성 명장 17명을 선정했다. 명장 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기술 중심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 4일 삼성에 따르면 올해 삼성 명장으로 삼성전자 12명, 삼성디스플레이 2명, 삼성SDI 1명, 삼성전기 1명, 삼성중공업 1명이 선정됐다. 이들은 본인의 분야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면서 장인 수준의 숙련도와 노하우를 갖추고 리더십을 겸비한 인재다. 올해 선발 규모(17명)는 2019년 명장 제도 신설 이후 최대 규모다. 명장을 배출한 관계사도 5곳(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전기·삼성중공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에서는 모바일 핵심 부품의 신공법을 개발한 이상훈 명장, 식각(에칭) 공정의 양산성 확보 전문가인 반도체 사업부 나민재 명장 등이 선정됐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기석·이동영 명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삼성SDI에서 30년 경력의 배터리 제조 공정 전문가 안병희 명장, 삼성전기에서는 패키지기판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 김광수 명장이 선발됐다. 삼성중공업에서는 조선소 제조 자동화 전문가인 이재창 명장이 포함됐다. 삼성은 명장으로 선정된 직원들에게 격려금, 명장 수당, 정년 이후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삼성시니어트랙’ 우선 선발 등 다양한 인사 혜택을 제공한다. 현재까지 선정된 명장은 총 86명이다. 삼성 명장은 이 회장이 강조해온 기술 인재 우대 기조를 상징하는 제도다. 이 회장은 2022년 10월 회장 취임 이후 사장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은 이밖에 기술 인재 저변 확대를 위해 국제기능올림픽과 전국기능경기대회를 후원하고 대회 입상자를 특별 채용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8일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는 매출 89조2173억 원, 영업이익 16조 45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7%, 153.4%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를 넘어 처음으로 20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가장 최근 리포트를 발간한 IBK증권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21조 7460억 원으로 예상했다. -
"전세계 대규모 전쟁 터진다"…9·11·코로나 다 맞춘 예언가의 섬뜩한 한마디
국제인물·화제 2026.01.04 17:59:19미국 9·11 테러와 코로나19 팬데믹을 예견했다고 알려진 불가리아의 예언가 바바 반가의 ‘2026년 예언’이 새해를 맞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그의 예언 가운데 “2026년 전 세계적 대규모 전쟁이 벌어진다”는 내용이 불안한 국제 정세와 맞물리며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인도 프리프레스저널과 이코노믹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바바 반가는 2026년에 발생할 주요 사건으로 전 세계적 대규모 분쟁을 포함해 심각한 경제 침체, 대규모 자연재해, 외계 생명체와의 접촉 가능성 등 7가지 주제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바바 반가는 미국·중국·러시아 등 주요 강대국 간 지정학적 긴장이 극단으로 치달으며 세계 규모의 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 중인 대만 문제를 비롯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이 특정 계기를 통해 확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세계 권력 구도의 변화도 예언에 포함됐다. 바바 반가는 글로벌 권력의 중심이 아시아, 특히 중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영국 언론은 2026년을 전후해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고, 대만이 지정학적 갈등의 핵심 지역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경제적 격변 가능성도 제기됐다. 바바 반가는 러시아에서 중대한 정치적 변화와 새로운 지도자의 등장을 암시한 것으로 전해지며, 이를 두고 정권 교체나 권력 재편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예언에는 통화 위기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인플레이션 심화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바바 반가는 2026년에 인류가 외계 생명체와 처음으로 접촉할 가능성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해 7월 칠레 리오 후르타도에 설치된 소행성 지구 충돌 최종경보시스템인 ATLAS 망원경이 성간 천체 ‘3I/ATLAS’를 관측한 이후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바바 반가는 1911년 불가리아에서 태어난 맹인 신비주의자로, 12세 때 모래 폭풍으로 시력을 잃은 뒤 미래를 보는 능력을 얻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1996년 사망했으며, 5079년까지의 예언을 남겼다고 알려져 있다. 공식 기록은 없지만, 추종자들과 일부 언론은 그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사망과 9·11 테러, 코로나19 대유행 등을 예견했다고 전해왔다. 다만 영국 스카이 히스토리 등은 “바바 반가의 예언은 국제 정세가 불안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재해석돼 소비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사후 해석과 끼워 맞추기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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