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로 권력 공백이 발생한 베네수엘라 정국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마두로 정부에 저항한 야권 지도자를 ‘과도 정부’ 수반으로 내세우려 하지만, 베네수엘라는 마두로가 임명한 부통령을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선임하며 맞서고 있다.
2013년부터 이어온 마두로 체제의 좌초 위기 속에 일단 조타수로 등장한 것은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다. 그는 3일(현지 시간) 국영 TV가 생중계한 비상 내각회의에서 모두 연설을 통해 “베네수엘라에서 대통령은 마두로, 단 한 명뿐”이라며 “베네수엘라는 그 어떤 나라의 식민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두로 대통령의 서명을 담은 ‘비상사태 선포문’ 발동을 재확인했다. 베네수엘라 대법원도 이날 로드리게스 부통령에 대통령 권한대행직 수행을 명령하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베네수엘라 핵심 부처인 석유장관을 겸임하고 있는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마두로 정권 하에서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마두로 생포 작전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한 것으로 안다”고 언급해 한 때 그가 ‘미국과 내통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지만, 일단은 로드리게스가 마두로 체제를 지키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은 “베네수엘라 내각이 여전히 ‘마두로의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면서 “이들이 당분간 단결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 군부의 경우 강한 카르텔이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이는 베네수엘라에 과도 정부를 세우겠다는 미국의 계획과 배치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러라고 기자회견에서 “한 그룹(의 사람들)과 함께 베네수엘라를 통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마두로 정권에 저항한 공로로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협력 대상이냐는 질문에 “그는 매우 좋은 여성이나 (베네수엘라 국내에서) 존경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차도와 합세해 2024년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3선을 위협했던 망명 정치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전 대사의 정권 이양을 지지하는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을 리트윗했다. 대선 직후 당국 위협을 피해 스페인으로 망명한 곤살레스는 미군의 공습 이후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는 국가 재건이라는 위대한 작전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적었다. 외신들은 국정 운영 주체를 놓고 혼란이 계속되면서 베네수엘라에서는 벌써 친미와 반미 여론이 대립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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