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꽤 훌륭한 작전들을 많이 지시해봤지만 이런 건 본 적이 없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직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실제 마두로 대통령의 철권통치에 마침표를 찍은 미국의 ‘확고한 결의’ 작전은 수개월간의 치밀한 준비와 군 당국과 중앙정보국(CIA)의 협업, 전광석화와 같은 실행으로 성공을 거뒀다.
3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 댄 케인 미 합참의장과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CIA는 지난해 8월부터 소규모 팀을 베네수엘라에 파견해 마두로 대통령의 생활 패턴을 감시했다. 케인 의장은 “정보 당국이 마두로가 어떻게 이동하는지, 어디에 사는지, 어디로 여행 가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무엇을 입었는지, 어떤 애완동물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수개월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특히 작전 직전 베네수엘라 정부 내 CIA 조력자가 마두로 대통령의 동선을 미 측에 알린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미 정예부대는 마두로 대통령의 은신처와 똑같은 모형까지 만들어 작전에 대한 상세한 예행연습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작전 수행 준비를 마친 것은 지난해 12월 초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부적으로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미국이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지만 결국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에 작전을 승인했다. 이후 미군은 기습 효과를 극대화하고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넘기며 때를 기다렸다. 연말·연초 이어진 악천후가 2일 밤 잠시 가라앉으며 작전은 실행됐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밤 10시 46분 작전 개시를 지시했다. 작전 개시 전 며칠간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 라운딩을 즐기고 크리스마스와 연말 파티를 주최하는 등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작전 승인 날인 2일에는 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리조트 인근 레이크워스의 쇼핑센터에서 백악관 연회장 공사에 쓰일 대리석 등 건축자재를 사재로 구입하기도 했다. 이후 마러라고 테라스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최종 작전 개시 명령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이 떨어지자 서반구(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20개 지상·해상기지에서 150대가 넘는 항공기가 일제히 베네수엘라를 향해 출격했다. 해병, 해군, 공군, 주방위군 소속 F-22, F-35, F-18 등 전투기, EA-18 전자전기, E-2 조기경보기, B-1 폭격기, 지원기, 다수의 원격조종 무인기가 동원됐다.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수행하는 병력을 태운 헬리콥터들은 탐지를 피하기 위해 목표까지 수면 100ft(약 30m) 위로 저고도 비행을 했다. 육군 최정예 특수부대 델타포스와 ‘나이트 스토커(Night Stalkers)’로 불리는 제160특수작전항공연대가 체포 임무를 맡았다. 제160특수작전항공연대는 2011년 오사마 빈라덴 암살 작전 당시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을 파키스탄으로 실어 나른 부대다.
항공 전력은 헬기의 이동 경로를 확보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인근 군부대 방공 체계를 공습, 무력화했다. 이후 헬기는 마두로 대통령의 안전가옥에 3일 새벽 1시 1분(베네수엘라 시각 새벽 2시 1분)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미군 헬기 한 대가 피격됐지만 큰 피해는 없었다. 이번 작전에서 미군 사망자는 없었으며 베네수엘라에서는 군인과 민간인 최소 40명이 사망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안가에 도착한 미군은 자고 있던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침실에서 끌어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회색 나이키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압송되는 마두로 대통령 사진을 전격 공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이 두꺼운 철제문이 있는 안전처로 피신하려고 했지만 미군이 너무 빨리 움직여 그러지 못했다”며 “그는 문까지는 갔지만 문을 닫을 수는 없었다”고 전했다. 또 마두로 대통령 사살까지 고려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며 “많은 저항과 총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미 특수부대는 마두로 대통령이 철제문 안으로 숨을 것에 대비해 이를 절단할 토치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과정에서 미 법무부 관리들도 동행해 마두로 대통령 부부에게 법적 권리를 직접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한 미군은 전투기와 무인기 엄호하에 헬리콥터를 타고 작전지역을 벗어났다. 이 과정에서 베네수엘라 측과 다수 교전이 있었으나 미군은 오전 3시 29분에 베네수엘라 영토를 벗어났으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와 함께 이오지마함으로 복귀했다.
한편 미군의 전격적인 작전으로 체포된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께 뉴욕시 맨해튼에 도착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마두로 부부를 마약단속국(DEA) 뉴욕 지부로 데려갔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검정색 후드티에 모자를 착용한 마두로가 DEA 뉴욕 지부로 보이는 건물 내에서 연행되는 장면을 담은 짧은 동영상이 공개됐다. 마두로는 짐짓 여유로운 표정으로 자신을 연행하는 DEA 요원에게 스페인어로 "좋은 밤이에요 그렇죠?"라고 말한 뒤 곧 영어로 "굿 나잇, 해피 뉴 이어"라며 짐짓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lassic@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