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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3거래일 연속 하락…두 달 만에 1420원대로 [김혜란의 FX]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2.29 16:57:52정부의 전방위 대책과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수에 29일 원·달러 환율이 약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10.5원 내린 1429.8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일(1428.8원) 이후 약 두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3원 내린 1440.00원에서 출발해 장 초반 1442.1원까지 올랐다가 오후 들어 1429.1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외환당국의 고강도 구두개입이 있던 24일 이후 이날까지 3거래일 동안 환율은 무려 53.8원 급락했다. 정부의 각종 환율 안정 대책에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수로 원화 수요가 확대되면서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는 모습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약 3296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1% 오른 98.068이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15.39원으로,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보다 6.52원 하락했다. -
이혜훈 "불필요한 지출 차단"… 확장재정 '레드팀' 되나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12.29 16:35:37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불필요한 지출은 차단해서 없애고 민생과 성장에는 과감하게 투자하겠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확장재정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던 이 후보자가 우리나라 예산을 책임지는 장관 자리에 지명되면서 향후 정책 결정 과정에 어떤 목소리를 낼지 주목된다. 이 후보자는 이날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우리 경제가 단기적으로 퍼펙트스톰 상태”라며 “고물가와 고환율의 이중고가 민생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고 우리 경제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우리 경제의 구조적 이슈로는 △인구 위기 △기후 위기 △극심한 양극화 △산업과 기술의 대격변 △지방소멸 등 다섯 가지를 꼽았다. 그는 “우리 경제가 모두 알고 있고 오랫동안 많은 경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시하고 방관했을 때 치명적인 위협에 빠지게 되는 ‘회색 코뿔소’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회색 코뿔소는 미국 경제학자 미셸 부커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발생 가능성이 높고 예측할 수 있는 사건인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큰 위기를 불러오는 상황을 뜻한다. 우리 경제가 눈에 뻔히 보이는 위기로 떠밀려가지 않도록 적시에 재정을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 후보자가 과거 ‘재정 건전성 전도사’로 불릴 정도로 방만한 예산 지출을 끊임없이 경고해왔던 인물이라는 점이다. 실제 그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시절이던 2002년 ‘일본 경제의 10년 불황에서 배워야 할 교훈’ 보고서를 통해 일본이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핵심 원인으로 실패한 재정정책을 지목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거품경제 붕괴 이후 막대한 재정을 쏟아붓고 파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등 총수요 관리 정책에만 매몰됐다. 그 결과 국가채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반면 정작 시급했던 금융과 기업 부문의 구조 개혁은 지연되는 진통제 효과에 그쳤다는 것이 당시 집필진의 결론이었다. 이 후보자는 보고서를 통해 “막대한 재정지출이 오히려 경제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 구조 개혁을 뒤로 미루게 하는 걸림돌이 됐다”고 분석했다. 재정이 개혁의 동력을 갉아먹었다는 진단은 경기 침체 때마다 습관적으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요구하는 정치권의 관행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셈이다. 최근 기준이 완화되고 있는 예비타당성조사 제도에 대해서도 강경한 목소리를 낼지 주목된다. 이 후보자는 과거 철도 등 대규모 국책 사업의 타당성을 평가할 때 중장기 재정 전망을 핵심 변수로 포함시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정부는 예타 대상이 되는 총사업비와 국비를 각각 현행 500억 원, 300억 원에서 1000억 원, 500억 원으로 상향한 바 있다. 이 대통령과 어느 정도 수준에서 ‘재정 코드’를 맞출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 후보자는 대선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3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재정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돈이 돌아야 경제가 산다는 주장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론과 똑같은 이야기로 ‘돈이 돈을 번다’ ‘소득이 소득을 창출한다’는 모순적인 동어 반복”이라고 지적했다. 서민에게 예산을 지원하면 돈이 돌아 ‘소비 승수효과’가 발생한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반쪽짜리 이야기”라며 각을 세웠다. 경제 부처의 한 관계자는 “이 후보자 스스로도 과거 자기 발언이 족쇄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정부 내에서 ‘레드팀’ 역할을 할지 아니면 ‘변절자’가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 관료로서 소신을 떠나 정치적 논란 또한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이 후보자의 계엄 옹호 논란과 관련해 “이 후보자의 명확한 입장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대통령의) 말씀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도 격렬한 토론을 통해 차이와 견해에 대한 접점을 만들어갈 수 있고 견해의 차이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지명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검증받아야 하고 검증 과정에서 국민의 검증도 통과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
1400원 중반대 환율,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관건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2.29 16:00:00국내 거시경제 전문가 10명 중 6명은 내년 원·달러 환율이 1440~1500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환율 평균값인 달러당 1420원보다 더 상승할(원화 값 하락)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서울경제신문이 21일 국내 경영·경제학과 교수,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국책연구원 연구위원 등 경제 전문가 25명을 대상으로 ‘2026년 경기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6%가 내년 평균 환율을 1440~1500원대로 예상했다. 1460~1480원이 7명(28%)으로 가장 많았고 1440~1460원이 4명(16%), 1480~1500원은 3명(12%)이었다. 전체 전문가 4명 중 1명은 내년 환율을 1470원 안팎으로 내다본 셈이다. 내년 우리 경제의 최대 변수이자 위험 요인으로도 환율이 꼽혔다. 응답자 중 15명(복수 응답 허용)이 고환율을 최대 우려 사항으로 지목했고 대미 관세(10명), 국가채무 증가(7명), 건설 경기 부진 장기화(7명), 반도체 경기 위축(6명)이 뒤를 이었다. 최남진 원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현재의 고환율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해 나타나는 결과라 떨어지기 쉽지 않다”며 “우리 경제가 1400원 중후반대 환율에 적응할 수 있는지 시험대가 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응답자의 68%는 내년 한국 경제가 1.8%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더해 올해 저성장의 기저 효과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 중 56%가 내년에도 서울 집값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고환율·집값 우려로 전문가의 44%는 내년 기준금리 인하가 더 이상 필요 없다고 응답해 ‘추가 인하해야 한다(32%)’는 답변보다 더 많았다. 전문가 10명 중 6명, 환율 올 평균 1420원 보다 더 오를 것 국내 경제 전문가들이 내년에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후반의 고공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21원 수준으로 이미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인 1998년(1394.97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이는데 내년에는 이보다 상승 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뉴노멀’이 된 고환율에 기업과 정부 등 경제주체가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에 내년도 우리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 여부가 달려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강구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21일 서울경제신문의 ‘2026 경기전망’ 설문조사에서 “지속적인 고환율은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고 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해 소비 부진으로 이어져 경기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본부장도 “고환율 뉴노멀 시대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환율이 1500~1550원까지 갈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율보다 국가부채 증가가 더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기가 부진할 때는 어느 정도의 재정 투입이 필요하지만 규모가 지나치면 되레 악재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다. 염명배 충남대 교수는 “확장 재정은 물가 상승 압력, 국가 신인도 저하에 따른 외국인직접투자(FDI) 감소, 국제수지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와 수출을 주도했던 반도체 경기의 업황도 핵심 변수로 지목됐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지난달 내년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하면서도 정보기술(IT)이나 반도체가 부진하면 1.4%로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도체 부문이 올해보다 위축되면 우리나라 연성장률이 1.5%에도 못 미치는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 교수는 “내수가 쉽게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반도체 경기마저 하방으로 움직이면 고물가·저성장으로 고통 지수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한국 경제에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전문가 10명 중 7명은 내년에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한은의 전망치인 1.8%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1.8%가 24%(6명), 1.9%가 20%(5명), 2%가 16%(4명)였다. 2% 이상도 8%(2명)나 됐다. 정부의 재정 드라이브에 당분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한은이 예상한 2.1% 이상이 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76%(19명)나 됐다. 2.2%라고 답한 비율이 40%(10명)로 가장 많았고 2.2% 이상도 28%(7명)였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현재의 고환율이 좀처럼 떨어지기 쉽지 않은 구조인데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르면 시차를 두고 수입 물가에 반영돼 전체 물가를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한은은 내년에도 환율이 1470원대를 유지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존 전망치보다 0.2%포인트 오른 2.3%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내년 서울 집값에 대해서는 56%(14명)가 올해보다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보합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2%(8명), 하락은 12%(3명)에 그쳤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집값이 너무 올라서 더 급격한 상승은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도 “주요 도심에 공급 여력이 낮고 집값 상승 기대 심리는 여전해 오름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고환율, 집값 상승 전망에 전문가의 44%(11명)는 한은이 내년 기준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 인하해야 한다(32%·8명)’는 답변보다 더 많았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응답은 16%(4명)로 집계됐다. ◇설문에 참여해주신 분들(가나다순)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곽노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김수현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 김영익 내일희망경제연구소 소장,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본부장,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센터장,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센터장,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신관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이강구 KDI 선임연구위원,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이철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최광혁 LS증권 센터장, 최남진 원광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 허인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
헐값 유증 두고 또 맞붙은 고려아연·영풍…자본시장법 위반vs악의적 왜곡
산업 기업 2025.12.29 15:24:19영풍(000670)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010130)이 26일 진행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자본시장법이 정한 발행가액 제한 규정을 위반할 위험이 있다고 29일 지적했다. 영풍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15일 이사회에서 26일 납입하게 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신주발행 총액은 하나은행 최초 고시 매매기준율에 따른 미화 19억 4000만 달러 원화 상당액이라고 결의했다. 당시 고려아연은 이사회 직전 영업일인 12일 기준 환율 1469.50원을 적용해 환산한 금액을 발행금액으로 공시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26일 환율은 1460.60원까지 낮아지면서 유상증자 납입금액은 12일 매매기준율보다 173억 원이나 낮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이 같은 환율 변동성으로 인해 고려아연이 실제로 납입받은 금액이 법정 하한선인 128만 6808.3원보다 낮은 128만 2319원이라고 주장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할 때 주당 발행가액을 기준주가에서 최대 10%까지만 할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풍 관계자는 “이사회가 환율 변동 위험을 고려하지 않고 외화 납입을 고집함으로써 이사회에서 결의한 내용과 실제 유상증자 금액이 달라졌을 뿐 아니라 납입자본금에 부족이 생겨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힐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고려아연은 즉각 반발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신주발행은 이사회가 발행가액을 미화로 확정하고 발행할 신주의 종류와 수를 확정했으며 발행가액에 발행할 주식 수를 곱해 납입일에 납입하는 발행총액도 모두 이사회 결의 시점에 미화로 확정됐다고 주장했다. 기준주가와 이사회에서 정한 발행가액 사이에서 산정돼 이사회 이후 통제하거나 예측할 수 없는 환율 변동에 따라 사후적으로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미화로 납입된 신주발행대금은 국내에서 환전절차를 거치지 않고 납입된 미화 그대로 미국에 투자금으로 송금될 예정”이라며 “외국환신고도 완료해 이사회 결의일 이후 환율변동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도록 달러로 확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장에 혼선을 주는 등 시장교란 행위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악의적인 사실 왜곡과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당사는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혜훈 "韓 경제 '회색 코뿔소' 상황…기획처, 전략·기획 컨트롤 타워"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12.29 09:13:35이혜훈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후보자가 29일 후보자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며 우리 경제가 직면한 위기 상황에 대한 진단과 기획처의 운영 방향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우리 경제가 회색 코뿔소의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새롭게 출범하는 기획예산처가 미래 설계와 전략 기획의 컨트롤 타워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9시쯤 예금보험공사 건물에 도착해 대기 중이던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우선 이 후보자는 현 경제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평가했다. 이 후보자는 “지금 우리 경제 우리사회는 엄중한 상황이다“며 ”이런 시기에 기획처 초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데 대한 소감은 무거운 책임감이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지금 우리 경제가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는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고 단기적으로 퍼펙트스톰 상황이다”며 “고물가 고환율 이중고가 민생에 많은 부담을 주고 중장기적으로 회색 코뿔소 같은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우리가 직면한 5대 구조적 이슈로 인구, 기후, 극심한 양극화, 산업 대격변, 지방 소멸을 꼽았다. 이 후보자는 이를 블랙 스완이 아닌 회색 코뿔소에 비유하며 “우리가 걱정하는 5대 이슈 구조적 이슈가 갑자기 어느 날 불쑥 튀어나와서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만드는 블랙 스완 상황이 아니라 이미 모두 알고 있는 상황이다”며 “이를 무시하고 방관했을 때 치명적이 위기에 빠지는 회색 코뿔소의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자는 1월 2일 새롭게 신설되는 기획처의 역할에 대해 미래 설계와 전략적 사고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는 "단기적인 대응을 넘어서 더 멀리 더 길게 보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해 이런 맥락에서 기획처가 오늘 태어났다”며 “기획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 기획의 컨트롤 타워로 미래를 향한 걸음을 내딛는 부처다”고 설명했다. 기획처의 구체적인 운영 방침으로는 기획과 예산의 유기적 결합을 내세웠다. 이 후보자는 "기획과 예산을 연계 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기획처 권한은 나누고 참여는 늘리고 운영 과정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기획처로 거듭 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는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대한 질문도 나왔으나 이 후보자는 말을 아꼈다. 그는 관련 취재진 질문에 대해 "언제 한 번 그 얘기만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여보, 그냥 지금 사버릴까?"…새해부터 또 줄줄이 오른다는 명품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12.29 07:48:28명품 소비의 중심축인 이른바 ‘명품족’ 수요가 새해에도 흔들리지 않으면서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연초부터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선다. 에르메스와 샤넬, 까르띠에, 롤렉스, 오데마피게 등 주요 명품 브랜드는 내년 1월 1일을 전후해 국내 판매가를 올릴 예정이다. 명품업계에서는 연초 가격 인상이 사실상 연례 행사로 굳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다음 달 국내 제품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에르메스는 최근 매장 셀러를 통해 일부 고객에게 내년 1월 가격 인상 방침을 사전 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르메스는 통상 매년 1월 가격을 조정해 왔으며 올해 1월에도 신발 가격을 올린 데 이어 6월에는 가방을 포함한 일부 제품 가격을 추가로 상향 조정했다. 샤넬 역시 다음 달 가격 인상이 유력하다. 샤넬은 올해 들어서만 여러 차례 가격을 올렸다. 1월 가방을 시작으로 3월 화장품, 6월 가방과 주얼리, 9월 가방과 잡화, 11월 가방 등 수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루이비통도 올해 1월과 4월, 11월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주얼리와 시계 브랜드의 가격 인상도 이어진다. 롤렉스와 오데마피게는 내년 1월 1일부터 제품 가격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까르띠에는 내년 초 가격 인상을 예고했으며, 리치몬트그룹 산하 명품 시계 브랜드 IWC는 내년 1월 중순 평균 5~8% 수준의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롤렉스는 올해 1월과 7월 두 차례 가격을 인상했고, 까르띠에는 2월과 5월, 9월, 12월에 걸쳐 가격을 조정했다. 이탈리아 하이주얼리 브랜드 부첼라티는 내년 1월 27일부터 국내 가격을 최대 20%까지 인상할 예정이다. 명품업계 전반에서 연초 가격 인상이 잇따르는 모습이다.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 배경으로는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이 꼽힌다. 특히 주얼리와 시계 제품은 최근 금값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이아몬드보다 금 함량이 높은 제품의 가격 인상 폭이 더 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명품 수요가 쉽게 꺾이지 않는 점도 반복적인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강달러 흐름 속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명품 구매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한몫하고 있다. 과거에는 중국 관광객이 국내 명품 매출을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원화 약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다국적 외국인 관광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한 백화점 관계자는 “과거 중국인 매출 비중이 80%에 달했지만 현재는 60% 미만으로 낮아졌다”며 “환율 효과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수요가 늘면서 명품 구매 메리트가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수요가 동시에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명품업계의 이른바 ‘배짱 인상’ 기조도 한층 굳어지고 있다. 실제 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로 불리는 ‘에루샤’ 3사의 지난해 한국 시장 매출은 약 4조 6000억 원에 달했다. 샤넬이 1조 8446억 원, 루이비통이 1조 7484억 원, 에르메스가 9643억 원을 기록했다. 이들 브랜드는 매년 한국 시장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한 명품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올려도 살 사람은 산다’는 인식 아래 브랜드들이 구매 여력이 있는 진성 VIP 고객층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며 “이 같은 가격 인상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서학개미에 '손짓' RIA계좌…30%는 현금 보유해도 세 혜택 검토[Pick코노미]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2.29 06:34:00정부가 외환시장 안정 대책의 하나로 내놓은 ‘국내시장 복귀 계좌(RIA)’ 투자 대상에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나 현금 보유까지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RIA의 투자 대상을 국내 주식으로 제한하면 해외 주식을 안 팔 수도 있는 만큼 비교적 안정적 투자처로 여겨지는 상품들까지 확대해 참여율을 높인다는 취지다. 2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RIA 투자 대상을 기존에 발표한 국내 주식과 주식형 ETF 외에 채권형 ETF와 현금 보유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RIA에서 해외 주식을 매각한 금액 전액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가령 해외 주식 매각 금액의 70%를 국내 주식이나 ETF에 투자하는 경우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본다면 나머지 30%는 채권형 ETF나 현금 등 다른 방식도 가능하게끔 열어줄 수 있는 것”이라며 “내년 2월 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세부 내용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당초 정부가 발표한 방안에 따르면 올해 12월 23일까지 보유하고 있던 해외 주식을 RIA에서 매각하고 그 자금을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한 개인투자자는 1년 한시로 매도 금액 5000만 원 한도 내에서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복귀 시점에 따라서는 내년 1분기 100%, 2분기 80%, 하반기 50% 등 차등적으로 세액 감면 혜택을 준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국내시장 복귀 시 향후 수익성을 중요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는데 해외 주식 매도 금액의 일정 비율을 채권형 상품에 투자하거나 현금으로 들고 있는 경우에도 혜택을 준다면 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어 투자자의 참여를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환율 대책이다 보니 달러를 한국으로 갖고 들어오는 게 중요한 만큼 국내 주식 외에도 투자 상품 범위를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정부는 RIA를 전체 증권사를 통틀어 1개만 개설하면 되도록 설계할 방침이다. 해외 주식을 여러 증권사 계좌로 들고 있다 할지라도 RIA는 한 개만 운용하면 되는 것이다. 정부의 법안 발의 시기에 맞춰 증권사들의 RIA 출시도 내년 2월까지는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RIA를 활용해 세제 혜택을 받은 뒤 보유하고 있던 국내 주식을 팔아 해외 주식에 재투자하는 ‘주식 돌려막기’ 전략은 철저히 방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부 주식 커뮤니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세제 혜택은 받고 주식 포트폴리오는 유지하는 일종의 비과세 ‘체리피킹’ 전략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개인별 해외 주식 보유 총량을 따져 조세 회피성 거래가 이뤄졌을 경우 혜택을 배제하는 등 ‘꼼수’를 철저히 막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
고환율에 물가 더 올랐나…재경부·기획처 출범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2.28 21:13:00이번 주에는 최근 실물경제와 물가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이 공개된다. 아울러 경제 총괄 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새해에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된다. 국가데이처는 30일 ‘11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한다. 앞서 10월에는 생산과 투자가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소비는 석 달 만에 플러스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같은 날 ‘12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ESI)’ 결과를 발표한다. 11월 전 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2.1로 전월보다 1.5포인트 올라 비상계엄 전인 지난해 10월(92.5)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12월에는 원·달러 환율 급등에 기업 체감경기가 다시 꺾였을 가능성이 있다. 31일에는 12월을 포함한 연간 소비자물가동향 지표가 나온다. 소비자물가는 고환율 여파로 10·11월 두 달 연속 2% 중반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12월에도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이어졌던 만큼 물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지 주목된다. 연간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앞서 한은이 올해 2.1%를 예상했는데 이에 부합하는 수치가 나올지도 관심사다. 정부 조직 개편에 따라 내년 1월 2일 기획재정부는 재정경제부(재경부)와 기획예산처(기획처)로 분리된다. 재경부는 2차관·6실장, 기획처는 1차관·3실장 체제로 재편된다. 현행 기재부의 2차관·6실장 체제와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차관 1자리, 실장 3자리가 늘어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재경부에는 기존 차관보실·국제경제관리관실·세제실·기획조정실 이외에 혁신성장실과 국고실이 신설된다. 기획처에는 예산실·기조실과 더불어 기존 미래국을 확대 개편한 미래전략기획실이 새롭게 들어선다. 재경부는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조정’ 기능에, 기획처는 중장기 미래 전략을 마련하는 ‘기획’ 기능에 방점이 찍힌다. 미국에서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12월 회의록이 공개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정책 인식을 가늠해볼 수 있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가운데 연준 위원들이 최근 경기 흐름을 어떻게 진단했는지, 3명의 위원은 어떤 이유에서 금리 인하를 반대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
"현금·채권형도 稅감면 검토"…RIA 참여 혜택 늘린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2.28 18:53:54정부가 외환시장 안정 대책의 하나로 내놓은 ‘국내시장 복귀 계좌(RIA)’ 투자 대상에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나 현금 보유까지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RIA의 투자 대상을 국내 주식으로 제한하면 해외 주식을 안 팔 수도 있는 만큼 비교적 안정적 투자처로 여겨지는 상품들까지 확대해 참여율을 높인다는 취지다. 2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RIA 투자 대상을 기존에 발표한 국내 주식과 주식형 ETF 외에 채권형 ETF와 현금 보유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RIA에서 해외 주식을 매각한 금액 전액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가령 해외 주식 매각 금액의 70%를 국내 주식이나 ETF에 투자하는 경우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본다면 나머지 30%는 채권형 ETF나 현금 등 다른 방식도 가능하게끔 열어줄 수 있는 것”이라며 “내년 2월 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세부 내용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당초 정부가 발표한 방안에 따르면 올해 12월 23일까지 보유하고 있던 해외 주식을 RIA에서 매각하고 그 자금을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한 개인투자자는 1년 한시로 매도 금액 5000만 원 한도 내에서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복귀 시점에 따라서는 내년 1분기 100%, 2분기 80%, 하반기 50% 등 차등적으로 세액 감면 혜택을 준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국내시장 복귀 시 향후 수익성을 중요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는데 해외 주식 매도 금액의 일정 비율을 채권형 상품에 투자하거나 현금으로 들고 있는 경우에도 혜택을 준다면 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어 투자자의 참여를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환율 대책이다 보니 달러를 한국으로 갖고 들어오는 게 중요한 만큼 국내 주식 외에도 투자 상품 범위를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정부는 RIA를 전체 증권사를 통틀어 1개만 개설하면 되도록 설계할 방침이다. 해외 주식을 여러 증권사 계좌로 들고 있다 할지라도 RIA는 한 개만 운용하면 되는 것이다. 정부의 법안 발의 시기에 맞춰 증권사들의 RIA 출시도 내년 2월까지는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RIA를 활용해 세제 혜택을 받은 뒤 보유하고 있던 국내 주식을 팔아 해외 주식에 재투자하는 ‘주식 돌려막기’ 전략은 철저히 방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부 주식 커뮤니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세제 혜택은 받고 주식 포트폴리오는 유지하는 일종의 비과세 ‘체리피킹’ 전략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개인별 해외 주식 보유 총량을 따져 조세 회피성 거래가 이뤄졌을 경우 혜택을 배제하는 등 ‘꼼수’를 철저히 막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
금·은 가격 급등에…골드·실버바 판매 역대 최대
경제·금융 은행 2025.12.28 15:51:00글로벌 금·은 가격이 치솟으면서 국내 은행의 골드바와 실버바, 금통장 판매 금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올 들어 이달 24일까지 골드바 6779억 7400만 원어치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판매액(1654억 4200만 원)의 4배를 웃돈다. 관련 통계가 존재하는 2020년 이후 최대치다. 무게로 보면 관련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NH농협을 제외한 4대 은행에서 팔린 골드바는 3745㎏에 달한다. 전년 대비 2.7배로 역대 최대다. 가격 상승과 관계없이 금 매입량 자체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올 들어 가격이 160% 폭등한 은 수요도 급증했다. 실버바를 취급하지 않는 하나은행을 뺀 나머지 4대 은행의 올해 실버바 판매 금액은 306억 8000만 원으로 지난해(7억 9900만 원)의 38배에 이른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에서 골드바·실버바를 매입하는 주체는 대부분 개인투자자”라고 설명했다. 금을 예금처럼 투자하는 골드뱅킹(금통장) 실적도 기록을 다시 썼다. 신한은행의 골드뱅킹 상품인 ‘골드리슈’의 경우 24일 기준 총 18만 7859개 계좌에 잔액이 1조 2979억 원에 달한다. 계좌 수와 잔액 모두 신한은행이 2003년 이 상품을 내놓은 이래 최대 규모다. 지난해 말(5493억 원·16만 5276계좌)과 비교하면 잔액은 2.4배로 늘었고 계좌 수도 14% 많아졌다. 귀금속과 함께 달러도 대체투자 대상으로 주목을 받았다. 5대 은행의 개인 달러 예금 잔액은 이달 24일 127억 3000만 달러에 이른다. 2021년 말(146억 5300만 달러) 이후 4년 만의 최대치다. 고공 행진을 하던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자 서울 강남 지역 하나은행 지점 한 곳에서는 환전 수요가 몰리며 100달러 지폐가 소진되기도 했다. ▷본지 12월 24일자 4면 참조 -
"부자들이 다 쓸어갔다"…은행도 깜짝 놀란 '역대급' 매수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12.28 15:19:27올해 개인 투자자들이 금·은·달러 등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규모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풍부한 유동성 속에서 대부분 자산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국내외 금리 향방과 통상 환경 변화 등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골드바 판매액은 6779억 7400만원으로 작년(1654억 4200만원)의 4배를 웃돌았다. 실버바를 취급하지 않는 하나은행을 뺀 나머지 4대 은행의 올해 실버바 판매 금액(306억 8000만원)도 지난해(7억 9900만원)의 38배에 달했다. 올해 들어 금값은 약 70%, 은값은 150% 이상 급등하며, 두 금속 모두 1979년 이후 최고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골드바뿐만 아니라 은값 급등으로 실버바도 품귀 현상을 겪었다. 실버바를 취급하지 않는 하나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대 은행에서 올해 판매된 실버바 금액은 306억 원으로, 은행권 시계열 자료상 가장 많았다. 지난해(7억 9000만 원)와 비교하면 38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골드·실버바 구매 주체를 정확히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대부분 개인 투자자로 봐야 한다”며 “입행 이래 이렇게 많은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 금과 은을 매수한 사례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금을 예금처럼 저축하는 골드뱅킹(금 통장) 실적도 올해 기록을 새로 썼다. 신한은행 ‘골드리슈’ 상품은 24일 기준 총 18만 7859개 계좌에 금 가치와 연동된 1조 2979억 원(약 89억 8500만 달러)의 잔액이 예치돼 있으며, 계좌 수와 잔액 모두 상품 출시 이후 최대 규모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잔액은 2.4배 늘었다. 달러도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았다. 원·달러 환율이 연중 내내 1400원대에 머물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대체 투자 대상으로 적극 매수한 것이다. 5대 은행의 개인 달러 예금 잔액은 24일 기준 127억 3000만 달러(한화 약 1조8400억 원)에 달하며, 지난해 말보다 9억 1700만 달러(한화 약 1325억 원) 증가했다. 지난 24일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환율이 30원 이상 급락하자, 서울 강남의 하나은행 한 지점에서는 100달러 지폐가 모두 소진되기도 했다. ‘달러가 쌀 때 사두자’는 개인 투자자들의 환전 수요가 몰린 결과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환율이 떨어지면 유학생 가정 등에서만 안심하는 정도였지만, 요즘 개인들은 투자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달러를 매입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26일 오후 2시 20분 기준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508.15달러(한화 약 651만 원),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0.8% 상승한 4539.20달러(한화 약 656만 원)로 집계됐다. 은 현물 가격은 2.9% 오른 74.68달러(한화 약 10만 8000원)로, 장중 한때 75.15달러(약 10만 8500원)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75달러 선을 돌파했다. -
반도체 초호황에도…새해 1분기 기업경기전망 '흐림'
산업 기업 2025.12.28 12:50:47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산업의 경기 전망이 반등했지만 고환율·고비용 여파로 내수 위축 우려가 커지며 새해 초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기준치를 한참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208개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2026년 1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직전 분기 전망치인 74에서 3포인트 상승한 77로 나타났다. BSI는 2021년 3분기 이후 18개 분기 연속 기준치인 100을 밑돌고 있다. 지수가 100 미만이면 기업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응답한 곳이 호전될 것으로 답한 곳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관세 충격으로 급락했던 수출 기업 전망지수가 16포인트 올라 90을 기록한 반면 내수 기업의 전망지수는 74에 그치며 전체 체감 경기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14개 조사 업종 중 기준치 100을 상회한 것은 화장품(121)과 반도체(120)에 그쳤다. 반도체는 인공지능(AI) 확산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전 분기 대비 지수가 22포인트 상승했다. K뷰티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화장품은 52포인트 올라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제조 기업들의 내년 초 경기 전망을 어둡게 한 것은 고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을 3개월째 이어가면서 실적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기업은 38.1%로 집계됐다. 원부자재 수입이 많은 내수 기업이 23.8%였고 수출 비중이 높지만 수입 원가 상승이 더 크다고 답한 기업 역시 14.3%에 달했다. 올해 경영 성과가 목표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기업들도 다수였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기존 목표에 미달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각각 65.1%, 68.0%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들은 원부자재 가격 변동(65.7%)을 이익 미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경기회복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으나 고환율 지속과 내수 회복 지연에 기업들의 부담은 여전히 크다”며 “정부는 성장 지향형 제도 도입과 규제 완화, 고비용 구조 개혁 등 근본적 경제 체질 개선을 중점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
“단타꾼 취급” 서학개미, 국장유턴에 '글쎄'
증권 국내증시 2025.12.28 07:00:00원·달러 환율이 1480원을 넘어 1500원선마저 위협하자 정부가 크리스마스이브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습니다. 정책 실행 능력을 보여주겠다는 구두 개입으로 강력한 시장 관리 의지를 내비친 데 이어 해외 투자 중인 서학개미와 기업을 대상으로 새로운 세제 인센티브를 내놓은 겁니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2거래일 만에 40원 넘게 하락하면서 1480원에서 1440원대로 레벨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시장에서는 당국의 강력한 의지와 정책 효과로 환율이 급락했다는 해석과 함께 실개입 물량과 국민연금 환 헤지 물량 등 인위적인 시장 개입이 이뤄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정책 발표 이후인 24일과 26일 환율이 반등 조짐을 보일 때마다 장대 음봉이 나오는 계단식 차트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시장 개입 부작용을 알면서도 연말 환율 종가 관리를 위해서 직접 행동에 나섰다는 겁니다. 올해가 얼마 남진 않았으나 연말까진 환율이 상승 전환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다만 저성장 등 원화의 구조적인 약세 요인을 감안하면 내년 이후 환율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습니다. 당국이 언급한대로 원화 약세의 근본적인 원인이 해외 투자 증가라면 이 문제부터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부가 발표한 세제 인센티브가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세제 인센티브는 3가지입니다. 먼저 개인들이 해외 주식에 투자한 자금을 국내로 투자할 수 있도록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만들었습니다. 이달 23일까지 보유한 해외주식을 매도하고 원화로 환전해 국내 주식에 투자하면 양도소득세를 1인당 5000만 원까지 비과세하겠다는 겁니다. 현재는 250만 원을 공제한 이후 22%를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두 번째는 개인도 투자할 수 있는 선물환 매도 상품을 도입해 해외 주식에 대해 환 헤지를 할 경우 양도소득세 혜택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론 국내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에 대해 비과세하는 비율을 95%에서 100%로 상향 조정한다고 합니다. 해외 주식 투자로 많은 수익이 발생했고,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기진 않을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에게 이번 대책은 강력한 인센티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투자업계에서는 이같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투자자가 많지 않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일부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나 테마주에 단기 투자하는 사례도 있지만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이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꾸준히 모아가는 장기 투자자도 적지 않다는 겁니다. 단기 투자자는 세금을 걱정할 만큼 수익이 많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장기 투자자들을 움직이기엔 세제 혜택이 크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서학개미들이 한국이 아닌 미국에 투자하는 이유는 장기 수익률도 있지만 한국과 미국의 성장률 격차, 인공지능(AI)·우주항공 등 첨단 산업에서 앞서가는 미국 기업의 경쟁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서학개미들이 자체적으로 원화 리스크를 헤지하고 있는데 당국이 나서서 시장 가격을 한쪽 방향으로 유도하는 건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특히 선물환 매도 상품에 투자해 환 헤지를 했다가 원화 가치가 지금보다 더 떨어지면 개인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국 증시에 대한 불신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 올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일부 수출기업의 주가가 크게 올랐으나 반도체·조선 등 국내 주력 산업의 경기순환적 특성상 주가가 언제 다시 하락할지 모른다는 겁니다. 정부의 인위적인 가격 개입이나 정책 효과가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 환율이 하락한 시기를 활용해 달러를 미리 환전해둬야 한다는 반응마저 보입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투자는 장기 투자로 이미 분위기가 바뀌었는데 이걸 팔고 국장으로 넘어오라는 건 국민들에게 계속 단타를 치라는 의미”라며 “장기 투자자들은 절대 안 움직일 텐데 국민 수준을 너무 무시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습니다. -
위안화 약세로 EU 긴장 고조…中, 대만 무기 판매에 제재 카드 [글로벌 모닝 브리핑]
국제 정치·사회 2025.12.27 08:31:00※[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EU "저평가된 위안화는 보조금"…‘관세 카드’ 꺼내들까 중국 위안화가 약(弱)달러의 영향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유로화 대비로는 약세를 이어가면서 유럽연합(EU)이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물량 공세로 인해 올해 사상 최대 수준의 대(對)중국 무역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유로 대비 위안화 약세는 중국의 ‘저가 공습’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품목별 관세든, 전면 관세든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나오지만 이 역시 실행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는 반론도 적지 않습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EU 내에서 유로 대비 위안화의 약세가 위험 수위에 달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실제 유로 대비 위안화 환율은 전날 기준 8.26위안으로 올해 1월 2일 7.49위안 대비 10% 이상 급등(가치 하락)했습니다. 위안·유로 환율은 올 7월에는 8.45위안으로 2014년 7월 이후 11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위안화 약세는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중국이 이미 막대한 규모로 거둬가고 있는 무역흑자를 더욱 늘릴 수 있습니다. 주중 EU상공회의소는 EU의 대중국 무역적자가 올해 4000억 유로(약 679조 8440억 원) 이상을 기록해 역대 최대 적자였던 2022년(3973억 유로)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카밀 불레노아 로디엄그룹 연구원은 “중국산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관세가 아니라면 무엇이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관세를 높이지 않는다면 차라리 중국 제조업에 의지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브래드 세터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더 나아가 “부문별 관세든 전면적 관세든 지금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中, 대만에 무기 판매 결정한 美에 보복…군수기업·경영진 무더기 제재 미국이 대만에 역대 최대 규모의 무기 판매를 결정한 것에 대해 중국 정부가 미국 군수 기업 20곳과 이들 기업의 경영자 10명을 제재하기로 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26일 “미국은 최근 중국 대만 지역에 대규모 무기 판매를 선포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공동성명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중국 내정에 심각하게 간섭했으며 중국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이같이 발표했습니다. 제재 대상 기업에는 미국 항공우주 분야 방위산업체 노스럽그러먼시스템스를 비롯해 L3해리스의 해양 부문, 보잉 세인트루이스지사, 깁스앤드콕스, 어드밴스드어쿠스틱콘셉츠 등이 포함됩니다.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고 중미 관계가 넘을 수 없는 첫 번째 레드라인임을 다시 강조한다”며 “대만 문제에서 선을 넘고 도발하는 어떤 행동도 중국의 강력한 반격을 맞을 것이고 대만 무기 판매에 참여하는 어떤 기업과 개인도 그 잘못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했습니다. "2초만에 시속 700㎞"…中 자기부상열차 실험서 ‘세계 최고 속도’ 중국이 세계 최고 속도인 시속 700㎞에 도달하는 자기부상열차 시험에 성공했습니다. 현재 상하이에서 최고 시속 430㎞를 내는 자기부상열차를 상업 운행 중인 중국은 전 세계가 경쟁하고 있는 하이퍼루프 기술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트럼프, 크리스마스에 나이지리아 IS 공습…광물 자원 확보 포석? 미군이 나이지리아 북서부에 있는 이슬람국가(IS) 테러리스트에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이를 두고 아프리카의 대표적 자원 부국인 나이지리아의 광물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공습 사실을 알리며 “나는 그들이 기독교인 학살을 멈추지 않으면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사전에 경고했고 오늘 밤 그렇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내 지도하에 미국에서 극단적인 이슬람 테러리즘이 번성하도록 두지 않겠다”면서 “기독교인 학살이 계속되는 한 더 많은 테러리스트가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날 공격으로 인한 사상자나 피해 규모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X(옛 트위터)를 통해 “앞으로 더 많은 일이 있을 것”이라며 추가 공격을 시사했습니다. -
달러 강세 아닌 원화 약세의 시대, 달러 활용법은? [도와줘요 자산관리]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5.12.27 08:00:00#직장인 A씨는 최근 달러/원 환율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자 고민에 빠졌다. 원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는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달러를 사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정작 경제기사에는 ‘달러 약세’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달러 가격이 이렇게 비싼데 약세라니,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현재의 외환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달러 인덱스라는 개념을 알아야 한다. 환율은 두 나라 화폐의 교환 비율이기 때문에 특정 통화의 절대적인 가치를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달러의 객관적인 강약을 판단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표가 달러 인덱스다. 달러 인덱스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지수화한 것으로 특정 국가 통화 변동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도록 설계되었으며 100을 기준으로 한다. 정리하면 달러 인덱스는 ‘달러 자체의 힘’을, 달러/원 환율은 ‘달러와 원화의 상대적인 힘의 차이’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지표를 함께 보면 최근 환율 흐름이 보다 명확하게 보인다. 달러 인덱스는 연초 110 수준에서 최근 100 이하로 하락한 반면, 달러/원 환율은 1500원에 근접할 만큼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현재의 고환율이 달러 강세보다는 원화 약세의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서 달러를 매수하는 전략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단기간의 환율 급등을 기대하며 공격적으로 달러를 매수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구간으로 보인다. 해외투자 증가와 인공지능(AI) 버블 우려 등 환율 상승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도 존재하지만, 환율 하락 압력을 키울 수 있는 요인들 또한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가격 부담을 살펴보면 달러/원 환율은 최근 약 6개월 사이 100원 이상 급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나 팬데믹과 같은 충격 국면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환율 역시 자산의 가격인 만큼 단기간 급등 이후에는 속도 조절이나 되돌림이 나타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금리 환경의 변화 또한 중요한 변수다. 금리는 해당 통화를 보유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을 보여주기 때문에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국은 지난해 9월 이후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하한 반면 한국은 5월 인하 이후 금리를 동결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한·미 간 금리 격차는 점차 축소되고 있으며 이는 달러 강세를 완화하고 환율 하락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정부의 환율 리스크 관리 기조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확대 및 해외주식 투자자금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세제 혜택 부여 등 외환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어 환율이 일정 수준에서 안정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결국 지금의 환율 수준에서 달러 매수 판단은 ‘달러 매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공포에 따른 추격 매수(FOMO)’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환율의 단기 방향성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시세차익을 노린 접근보다는 달러 자산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로의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 달러 자산 접근의 핵심은 환율 방향을 예측하려 하기보다 자산 배분 차원에서 그 역할을 활용하는 데 있다. 달러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기준 통화이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만큼 단기 투자보다는 중장기 전략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먼저 고려해볼 수 있는 전략은 미국 고금리를 장기간 확보하는 방식이다. 한국보다 높은 미국 금리 환경을 활용해 미국 장기채권이나 이와 연동된 연금보험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전략은 환율 변동에 따른 단기 손익보다는 비교적 높은 달러 금리를 장기간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높은 금리 수익이 이를 일정 부분 상쇄해줄 수 있어 변동성 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미국 증시에 장기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 달러로 해외 상장 상장지수펀드(ETF)에 직접 투자하는 전략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국내 상장 ETF를 통해 투자할 경우 환헤지 여부에 따라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달러 자산으로 직접 투자하면 이러한 헤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장기 투자일수록 비용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달러는 단독 투자 대상이라기보다는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추는 수단에 가깝다. 원화 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에 달러 자산을 편입하면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시 완충 장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금이 달러를 살 때인가”가 아니라, “달러를 어떤 목적과 방식으로 보유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다. 단기 환율 급등에 대한 불안감으로 서둘러 달러를 매수하기보다는 달러의 특성을 이해하고 장기적인 자산 배분 전략 속에서 활용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공포가 아닌 전략으로 접근할 때 달러 자산의 진정한 가치도 함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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