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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간계 실패' 천조국, 북중러 도원결의 '열폭'만
국제 정치·사회 2025.09.04 07:42:51북한·중국·러시아 3국 정상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기점으로 66년 만에 나란히 앉아 우호 관계와 세(勢)를 과시하자 세계 질서를 자기 식대로 재편하려고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차피 미국을 등지지 못할 것으로 여기는 동맹국은 홀대하면서 러시아와 북한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여 중국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던 전략이 아직까지는 아무런 소득도 거두지 못했음을 만천하에 알린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7개월 남짓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기간 동안 중국은 고립되지도 않았고, 오히려 인도 등 관세 폭탄에 미국과 척을 지게 된 제3세계의 거대 세력과 더 큰 반미 연대를 꾸리게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도움으로 화려하게 국제 무대에 복귀한 뒤,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생각이 없이 미국을 농락하듯 자기 길만 걷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그 사이 핵 보유국으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 과시를 발판 삼아 할아버지인 김일성, 아버지인 김정일 정권 때보다 자신의 국제적 입지를 더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대통령, 김정은은 사실상 종신 지도자이기에 임기제 국가 원수인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외교에 비교적 여유 있게 대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종전 논의와 미중 무역·기술 경쟁, 각국 관세 전쟁, 북핵 문제 등이 금융 시장에 시한폭탄처럼 산재한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대외 불확실성만 한층 더 높아진 셈이다. 외교가와 월가 전문가들은 한미일 등 미국의 전통 동맹 강화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반미 진영의 위협과 한반도의 위기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됐다고 우려했다. 북중러 ‘反美 망루’에 나란히 집결…시진핑 “평화·전쟁 갈림길” 북한·중국·러시아 3국 정상은 지난 3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열병식을 맞아 망루에 함께 섰다. 특히 이날엔 시 주석의 양옆에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이 나란히 서는 ‘역사적 광경’이 연출됐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평화냐 전쟁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여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 행보를 직격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시 주석은 “역사는 인류의 운명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경고한다”며 “인류는 다시 평화와 전쟁, 대화와 대결, 윈윈 협력과 제로섬게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고립주의 외교를 펼치면서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 무차별 관세를 퍼붓는 미국을 비판하고 다자주의를 지향하는 중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냉전 종식 이후 북중러 3국 최고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옛 소련 시절까지 포함해도 1959년 중국 국경절(건국기념일) 열병식 당시 북한 김일성, 마오쩌둥 중국 국가주석,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함께 망루에 선 후 66년 만이다. 김정은이 양자 외교가 아닌 다자 외교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처음이었다. 시 주석은 이날 행사로 일각에서 제기된 퇴진론을 완전히 불식시키고 자신의 건재를 만방에 알리는 데 성공했다. 푸틴 대통령도 지난달 15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러정상회담에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사회 고립을 벗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세계에 전파했다. 김정은 또한 독자적인 외교 성과를 얻었다. 김정은은 행사 내내 시 주석의 각별한 예우를 받았다. 게다가 김정은은 딸 김주애까지 대동하고 중국을 찾아 후계 구도까지 공고히 하면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외신들은 김정은이 이번 방중에서 김일성을 뛰어넘는 정치적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김정은이 중국, 러시아를 통해 긴밀한 경제·안보 보장 관계를 구축하게 되면서 이재명 정부와 직접적으로 남북 대화를 할 필요성도 대폭 줄게 됐다. 제재 해제와 핵 보유국 인정, 북미 수교 등을 최대 외교 목표로 삼는 북한은 문재인 정부 초기처럼 한국을 미국과의 소통 통로 용도로만 활용하려 하는 편이다.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국을 욕보이는 담화문을 낼 때조차 굳이 미국 낮 시간에 항상 맞춰 발표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말로만 “다 친하다”던 트럼프, 3국 모이자 돌연 분통…"반미 모의" 북중러 3국 정상이 예상 외로 강하게 결속하는 모습을 보이자 애써 담담한 척 하던 트럼프 대통령도 결국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트루스소셜에 “시 주석이 미국에 대항할 모의를 하면서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에게 나의 가장 따뜻한 안부 인사를 전해달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중국이 매우 적대적인 외국 침략자를 상대로 자유를 확보하는 데 미국이 제공한 막대한 양의 지원과 피를 시 주석이 언급해야 한다”며 “중국이 승리와 영광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미국인이 죽었고 나는 그들이 정당하게 예우받고 기억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해당 게시물은 북중러 정상이 나란히 서서 열병식을 지켜보는 시각 직후에 올라왔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엔 연합국의 적국이었으나 이제는 미국의 동맹국이 된 일본은 ‘매우 적대적인 외국 침략자’로 에둘러 표현하고, 1941~1942년 중화민국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이 비밀리에 보낸 조종사들의 역할은 강조한 내용이었다. 중국이 이번 전승절을 통해 2차 세계대전 승전과 관련한 미국의 역할을 깎아내리고 중국의 성과를 부각하는 쪽으로 역사를 왜곡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자 견제구를 던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열병식이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북중러의 연대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며 신경 쓰지 않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스콧 제닝스 라디오쇼’ 인터뷰에서도 “미국을 향해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3국 밀착을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넘겼다. 그러다가 막상 시 주석, 푸틴 대통령, 김정은이 한자리에 모인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자 ‘반미 모의’를 운운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두고도 라디오쇼에서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가 백악관에 가서는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단한 비밀 전략이라도 있는 척 말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설명은 없이 “매우 흥미로운 것들을 파악했다”며 “앞으로 며칠 후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서도 “중국은 미국이 필요하다”며 “나는 시 주석과도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지만 중국은 우리가 그들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우리를 필요로 한다”고 장담했다. “시진핑이 미국 얘기 안해 매우 놀라…폴란드 외 미군 철수 검토”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인 3일에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다가 취재진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관련 질문을 받고 “시 주석은 내 친구인데 미국이 그의 연설에서 반드시 언급됐어야 했다”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그렇게 하지 않아 “매우 놀랐다”며 “우리는 중국을 매우, 매우 많이 도왔다”는 사실을 재차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전승절 열병식을 두고는 “아름다운 행사였다”며 “매우,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지난 6월 14일 미국 육군 창설 250주년이자 자신을 생일을 기념해 수도 워싱턴DC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들이 왜 그것을 하는지 이유를 알고 있다”며 “그들은 내가 보기를 바랐을 것이고 나는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그들 모두와 관계가 매우 좋다”며 “얼마나 좋은지는 앞으로 1∼2주 사이에 보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공습을 이어가는 푸틴 대통령을 향해서는 “전할 메시지는 없다”면서도 “그는 내가 어떤 입장인지 알고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의 결정이 무엇이든 우리는 그에 만족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만약 우리가 만족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여러분은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며칠 안에 푸틴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눌 것이고 나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폴란드를 향해 “우리는 폴란드에서 군인을 철수한다는 생각조차 한 적이 결코 없다”면서도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는 철수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폴란드에는 현재 1만여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미군 철수 발언으로 2만 8500명 안팎의 미군이 주둔하는 한국도 긴장을 해야 할 상황이 됐다. 푸틴 "평화협정 없으면 무력 해결…젤렌스키, 준비되면 모스크바 오라" 이런 상황에서 열병식에 참석 푸틴 대통령은 평화 협정을 체결하기 전까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겠다는 취지의 협박 발언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양자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회담할 준비가 됐다면 모스크바로 오라”고 압박했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3일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평화 협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모든 일을 군사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양자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가능하다”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준비하고 모스크바로 오면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참관하는 동안에도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대적인 공습을 펼쳤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3일 러시아는 드론 502대, 미사일 24발을 쏴 우크라이나 14개 지점을 타격했다. 이 공습으로 노동자 4명을 포함한 총 5명이 다쳤고 주택 28채가 파손됐다. 푸틴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올해 3차례 했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직접 협상 대표의 급을 높일 수 있지만 현 협상단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의 역할에 만족한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우크라이나의 행정부 수반 대행’이라고 격하해 표현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단순히 행정부 수반 대행과 조심스럽게 회의를 여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회담이 잘 준비되고 긍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면 나는 이를 거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는 국민투표를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며 “국민투표를 하려면 계엄령이 해제돼야 하고 선거도 즉시 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 유럽이 논의하는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문제와 관련해서도 러시아의 이익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모든 국가는 스스로 안전보장을 선택할 수 있지만 러시아 등 다른 나라의 안보를 희생한 안전보장은 불가하다”며 “지난달 15일 알래스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토를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을 제기한 적이 없다. 우리는 절대 이 문제를 이런 식으로 제시하거나 논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은 전체 전선에서 전진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군은 대규모 공세를 수행할 능력이 없어 진지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한 모스크바 방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고 관련 준비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 “푸틴 대통령은 고의로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하면서 모두를 농락하고 있다”며 “오스트리아, 바티칸, 스위스, 걸프 국가 3곳 등 최소 7개국이 회담을 개최할 준비가 됐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런 회담에는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푸틴 “美대통령 유머 있어”…트럼프 “2~3단계 제재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중러 3국 정상의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을 가리켜 ‘반미 모의’로 표현한 데 대해서도 “미국 대통령이 유머가 부족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고 모두가 이를 안다”고 무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고 서로를 (성이 아닌) 이름으로 부른다”며 “지난달 31일부터 나흘간 중국에서 여러 국가 정상과 대화하는 동안 미국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듣지 못했고 모두가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러정상회담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최근 자신을 ‘전쟁범죄자’로 부른 데 대해서는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비극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위한 성공적이지 못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임 뒤 푸틴 대통령에게 아무 조치도 안 했다(No Action)’는 질문을 받고 “어떻게 그렇게 아느냐”고 발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에 2차 제재를 가했는데도 그렇게 말하느냐. 인도는 중국 다음으로 (러시아 원유의) 가장 큰 구매자이고 러시아에 수천억 달러의 피해를 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2단계나 3단계(제재 조치)는 아직 하지도 않았다”며 질문을 한 기자를 향해 “새 직업을 구해야 할 것 같다”고 면박을 줬다. 미국은 앞서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구입하고 이를 재판매에 활용한다는 이유로 지난달 27일부터 인도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발언은 미러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17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설명과는 배치되는 내용이기도 했다. 루비오 장관은 당시 폭스뉴스에서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가 휴전을 받아들이도록 강제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러시아는 이미 매우 혹독한 제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재가 고통을 주려면 몇 개월, 몇 년이 걸린다”며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는 순간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에 앉힐 우리의 능력이 심각하게 줄어든다”고 토로했다. 외교가와 월가에서는 이번 중국 전승절 열병식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던 중국의 국제적 고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종전, 북한의 비핵화 등이 모두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5일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을 만나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을 추진할 것이고 매우 좋은 일”이라면서도 이 대통령을 향해 “내가 함께 일해 본 한국의 다른 지도자들보다 그것을 하려는 성향이 훨씬 더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푸틴 "젤렌스키, 준비되면 모스크바 오라"
국제 정치·사회 2025.09.04 05:55:47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화 협정을 체결하기 전까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양자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회담할 준비가 됐다면 모스크바로 오라”고 압박했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터널 끝에 빛이 있다”면서도 “평화 협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러시아는 모든 일을 군사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양자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가능하다”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준비하고 모스크바로 오면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참관하는 동안에도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대적인 공습을 펼쳤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3일 러시아는 드론 502대, 미사일 24발을 쏴 우크라이나 14개 지점을 타격했다. 이 공습으로 노동자 4명을 포함한 총 5명이 다쳤고 주택 28채가 파손됐다. 푸틴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올해 3차례 했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직접 협상 대표의 급을 높일 수 있지만 현 협상단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의 역할에 만족한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우크라이나의 행정부 수반 대행’이라고 격하해 표현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단순히 행정부 수반 대행과 조심스럽게 회의를 여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회담이 잘 준비되고 긍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면 나는 이를 거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는 국민투표를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며 “국민투표를 하려면 계엄령이 해제돼야 하고 선거도 즉시 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 유럽이 논의하는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문제와 관련해서도 러시아의 이익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모든 국가는 스스로 안전보장을 선택할 수 있지만 러시아 등 다른 나라의 안보를 희생한 안전보장은 불가하다”며 “지난달 15일 알래스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토를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을 제기한 적이 없다. 우리는 절대 이 문제를 이런 식으로 제시하거나 논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은 전체 전선에서 전진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군은 대규모 공세를 수행할 능력이 없어 진지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한 모스크바 방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고 관련 준비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중러 3국 정상의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을 가리켜 ‘반미 모의’로 표현한 데 대해서는 “미국 대통령이 유머가 부족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고 모두가 이를 안다”고 선을 그었다. 푸틴 대통령은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고 서로를 (성이 아닌) 이름으로 부른다”며 “지난달 31일부터 나흘간 중국에서 여러 국가 정상과 대화하는 동안 미국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듣지 못했고 모두가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최근 자신을 ‘전쟁범죄자’로 부른 데 대해서는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비극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위한 성공적이지 못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 “푸틴 대통령은 고의로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하면서 모두를 농락하고 있다”며 “오스트리아, 바티칸, 스위스, 걸프 국가 3곳 등 최소 7개국이 회담을 개최할 준비가 됐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런 회담에는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
트럼프 "북중러와 관계 다 좋아…시진핑, 美희생 언급 안해 놀라"
국제 정치·사회 2025.09.04 05:07:40북한·중국·러시아 3국 정상이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66년 만에 동석하며 세를 과시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는 그들 모두와 관계가 좋다”며 다시 한 번 허세를 부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의 승리에 대한 미국의 희생을 언급하지 않은 점을 강조하며 전승절의 의미를 애써 깎아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다가 취재진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관련 질문을 받고 “시 주석은 내 친구인데 미국이 그의 연설에서 반드시 언급됐어야 했다”며 시 주석이 그렇게 하지 않아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에서도 “시 주석이 미국에 대항할 모의를 하면서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나의 가장 따뜻한 안부 인사를 전해달라”며 “중국이 매우 적대적인 외국 침략자를 상대로 자유를 확보하는 데 미국이 제공한 막대한 양의 지원과 피를 시 주석이 언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엔 연합국의 적국이었으나 이제는 미국의 동맹국이 된 일본은 ‘매우 적대적인 외국 침략자’로 에둘러 표현하고, 1941~1942년 중화민국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이 비밀리에 보낸 조종사들의 역할은 강조한 내용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이번 전승절을 통해 2차 세계대전 승전과 관련한 미국의 역할을 깎아내리고 중국의 성과를 부각하는 쪽으로 역사를 왜곡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자 견제구를 던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열병식 시작 전까지만 해도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며 애써 태연한 척 하다가 막상 북중러 3국 정상이 행사에서 우호를 다지는 모습을 보자 해당 게시물을 올리고 “중국이 승리와 영광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미국인이 죽었고 나는 그들이 정당하게 예우받고 기억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우리는 중국을 매우, 매우 많이 도왔다”는 사실을 재차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전승절 열병식을 두고 “아름다운 행사였다”며 “매우, 매우 인상적”이었다고도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6월 14일 미국 육군 창설 250주년이자 자신을 생일을 기념해 수도 워싱턴DC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들이 왜 그것을 하는지 이유를 알고 있다”며 “그들은 내가 보기를 바랐을 것이고 나는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그들 모두와 관계가 매우 좋다”며 “얼마나 좋은지는 앞으로 1∼2주 사이에 보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공습을 이어가는 푸틴 대통령을 향해서는 “전할 메시지는 없다”면서도 “그는 내가 어떤 입장인지 알고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의 결정이 무엇이든 우리는 그에 만족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만약 우리가 만족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여러분은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며칠 안에 푸틴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눌 것이고 나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트럼프, 기자 질문에 발끈…"다른 직업 찾아봐라"[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국제 정치·사회 2025.09.04 05:04:48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를 왜 제재하지 않느냐는 기자 질문에 “인도에 2차 제재를 가했고 이는 러시아에 수천억 달러의 손실을 입혔다”며 “다른 직업을 찾아보라”고 발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한 기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좌절과 실망감을 여러 번 표현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어떤 조치를 취했나”라고 트럼프 대통령에 따져 물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디 매체인가”라고 물었고 해당 기자는 폴란드 라디오라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단정하나”라며 “중국 다음으로 (러시아산 원유의) 가장 큰 구매국인 인도에 2차 제재를 가한 것을 아무 조치도 없었다고 말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건 러시아에 수천억달러의 손실을 입혔다”며 “그걸 아무 조치도 없었다고 말하나. 나는 아직 2단계나 3단계도 시행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무 조치가 없었다고 말하니, 당신은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바로 다른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미국은 지난달 27일부터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려왔다는 이유로 25%의 상호관세에 추가로 25%의 '세컨더리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대선 전 “취임 직후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데 따른 답답함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향해 "푸틴에게 전할 메시지는 없다. 그는 내가 어떤 입장인지 알고,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푸틴의 결정이 무엇이든 우리는 그에 만족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우리가 만족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여러분은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전승절 열병식 연설에서 미국이 언급되지 않은 것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도 북중러 3국 정상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얼마나 좋은지 1~2주 사이에 보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젯밤 전승절 열병식 연설을 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내 친구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국이 그 연설에서 반드시 언급됐어야 했다. 왜냐면 우리는 중국을 매우, 매우 많이 도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이 일본을 패망시켜 일본과 전쟁을 이어오던 중국에 큰 도움을 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해외 주둔 미군과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폴란드에 주둔한 미군은 철수 또는 감축할 계획은 없지만 다른 나라의 경우 그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폴란드에 남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폴란드가 원하면 더 많은 군인을 두겠다"고 답했다. 그는 "폴란드에 군인을 없앤다는 생각조차 한 적이 결코 없다. 우리는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는 이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감축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그걸 지금 말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친구이기 때문"이라고 말해 이번 폴란드와의 정상회담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
[사설] “한반도 30년來 가장 위험”, 한미동맹·자강 능력 배가해야
오피니언 사설 2025.09.04 00:05:00북한과 중국·러시아 국가 정상이 3일 중국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강한 밀착을 과시했다. 26개국 정상이 참여한 이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좌우에 각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섰다.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1959년 이후 66년 만이다. 시 주석은 기념사에서 “인류는 또다시 평화냐 전쟁이냐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북중러가 서방 중심의 국제 질서에 대항해 ‘반미(反美) 연대’를 기치로 한데 뭉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전승절 행사를 계기로 핵 개발로 ‘불량 국가’ 취급을 받아온 북한이 핵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암묵적 동의를 받았을 것이라는 불길한 추측이 나온다. 심지어 북중러 3국의 ‘핵 클럽’ 연대로 북한 비핵화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중국은 이날 70분가량 진행된 ‘군사 쇼’에서 전 지구 사정권의 핵 탑재 미사일, 항공모함 타격 극초음속 미사일,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등 첨단 군사력을 한껏 과시했다. 가공할 무기를 가진 북중러의 밀착으로 동아시아와 한반도 안보는 한층 불안해질 수 있다. “(한반도가) 최근 30년간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고 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로버트 매닝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의 경고를 예사롭게 넘겨서는 안 된다. 김 위원장이 12세의 어린 딸을 이번에 동반한 것은 북한이 정상 국가로의 전환보다 핵무력을 바탕으로 권위주의 세습과 도발에 무게를 두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일 수 있다. 요동치는 동아시아와 한반도 정세 속에서 평화를 유지하고 주권·영토를 지키려면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하고 자강 능력을 배가시키는 길밖에 없다. 무엇보다 해이해진 군 기강을 다잡고 실전 훈련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소해 최소한 일본 수준의 핵잠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 만약 북미 협상이 진행된다면 ‘서울 패싱’은 없어야 한다. 정부는 북한 비핵화 원칙이 흔들리지 않도록 유엔총회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등에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
김정은, 의전서열 2위로 다자무대 데뷔…祖父 김일성도 뛰어넘었다[북중러 反美연대]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5.09.03 18:00:56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라는 첫 다자외교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고(故) 김일성 북한 주석을 뛰어넘는 정치적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의 위상을 공고히 한 만큼 북한 비핵화를 위한 남북 대화는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중국 베이징 고궁박물관을 통해 전승절 기념행사장에 입장했다. 평소 즐겨 입는 인민복이 아닌 검은 양복 차림으로 홀로 입장한 그는 시 주석과 양손을 맞잡고 반갑게 인사했다. 보통의 악수에 그친 다른 정상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의 입장 순서는 맨 마지막으로 입장한 푸틴 대통령 직전이었다. 푸틴 대통령, 김 위원장 순으로 최고 귀빈 대우가 이뤄졌다는 의미다. 중국 관영 CCTV는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에 한해 검은색 방탄 리무진 차량에서 내리는 장면부터 비추면서 예우했다. 열병식을 관람하기 위해 톈안먼 망루에 오르는 과정에서도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각각 시 주석의 왼쪽과 오른쪽에 나란히 섰다. 세 사람이 이날 행사에 초청받은 24개국 정상을 포함한 나머지 참석자들을 거느린 채 걷는 장면이 이목을 끌었다. 대화를 나누며 망루에 오른 3인은 북중러 정상이 66년 만에 한자리에 모이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66년 전의 김일성 주석과 비교하면 김 위원장의 ‘업적’은 선대를 거뜬히 뛰어넘는다. 1959년 중국 국경절 열병식에 참석해 톈안먼 망루에 올랐던 김일성 주석의 자리는 마오쩌둥 당시 중국 주석으로부터 세 번째였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전승절 행사에 초청받은 26개국 정상들 중 가장 중심에 선다는 것 자체가 완전한 정치적 승리이며 선대도 해내지 못했던 일”이라며 “중국이 그만큼 북한을 지정학적으로 존중한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북한은 중국·러시아로부터 보다 확실한 안보·경제적 지원을 보장받은 셈이다. 조비연 세종연구원 안보전략센터 연구위원은 “이미 상당 부분 보장해오긴 했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양성화’한 셈”이라며 “망루에서 대화를 나누는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모습은 북러 간 무기 거래, 기술 지원이 북중 간의 거래로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는 북한의 핵능력에 기반한 성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 연구위원은 “이미 핵을 보유한 두 강대국과 북한이 나란히 자리하게 된 배경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핵심”이라며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라는 대외 메시지를 던졌다”고 분석했다. 이는 북한 비핵화 논의의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연구위원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언급했는데 북한은 이에 대해 정면으로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는 이제 없다’고 시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치 김 위원장이 꽃놀이패를 쥔 모양새지만 중국도 철저한 계산 하에 전략적으로 이러한 모습을 연출했다는 분석이다. 강준영 한국외대 중국학과 교수는 이날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을 최고로 예우한 데 대해 “‘내 말을 잘 들으라’는 메시지이고 중국은 북한을 끌어안음으로써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가져가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중국이 총대를 메고 ‘반미전선’의 대장을 맡아 기존 국제질서를 유지하려는 행보”라고도 덧붙였다. 중국과의 경제협력이 절실한 북한, 미국과의 대화가 지지부진한 러시아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만큼 북중러 3국이 이러한 ‘반미전선’을 통해 한층 강력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있다. -
소련제로 열병식하던 中…이번엔 100% 자체 무기
국제 정치·사회 2025.09.03 17:49:18중국이 3일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최첨단 무기를 대거 선보이며 대부분이 자체 제작 무기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북한·러시아 등 반미 국가 정상들을 한데 모은 자리에서 최첨단 군사력을 과시하며 사실상 미국에 대해 ‘무력 시위’를 벌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열병식에서 새로운 무기들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관련 정보를 담은 기사를 실시간 타전하며 ‘중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젠(J)-35A·J-20S 등 차세대 스텔스기 △Y-20A 등 공중급유기 △중국 최초의 함재기 J-15 △AMB012를 비롯한 수중 어뢰 4종 등을 중국산 무기로 꼽았다. 앞서 우쩌커 열병영도소조판공실 부주임(소장)도 열병식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번 열병식의 모든 무기 장비는 국산 현역 주력 장비”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이 자국산 첨단무기를 뽐내며 기술은 물론 군사력 측면에서도 미국에 맞먹는 모습을 과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북중러 정상이 1959년 이후 처음으로 모인 자리에서 소련의 원조를 받았던 66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한 중국의 국력을 전 세계에 알렸다는 평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건국이 이뤄진 1949년부터 이날까지 총 17차례 열병식을 치렀지만 장쩌민 전 주석 집권 시기인 1999년이 돼서야 그럴듯한 국산 첨단 장비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첫 열병식에는 미국·소련·일본제 무기에 대부분 의존했고 마오쩌뚱 집권 시기 마지막 열병식인 1959년에는 국산 무기를 선보였지만 대부분이 소련 장비를 모방한 것에 불과했다. 다만 이날 최첨단 무기를 대거 공개했지만 아직까지는 미국을 압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날 열병식에서 공개된 무기 정보를 바탕으로 양국 간 상대적 우위를 평가한 결과 미국이 상륙 작전과 대만 내 전투에서 뚜렷한 우위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 인민군이 대규모 현대전을 치러 승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성공하려면 육·해·공군과 로켓군의 4개 전력이 합동작전을 통해 효과를 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
ICBM·스텔스기·AI 드론…美 때릴 '핵 3축 체계'도 첫 선[북중러 反美연대]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5.09.03 17:47:52중국 인민해방군(PLA)이 미국 전역을 비롯해 전 지구를 사정권으로 하는 핵 탑재 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DF)-5C’를 첫 공개했다. 해당 미사일은 전략미사일 부대 ‘로켓군’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최신예 스텔스기 F-35와 F-22를 겨냥한 ‘젠(殲·J)-20S’와 ‘J-35A’ 등 중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들도 비행하며 공군력을 과시했다. 중국은 3일 베이징 톈안먼 일대에서 북한·중국·러시아 정상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기념 열병식을 개최하고 그동안 베일에 가려 있던 중국 인민해방군의 육해공 최첨단 무기체계를 대거 공개했다. 이날 열병식의 가장 특징은 최초로 육해공에서 보유한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전략적 핵 3축 체계’ 공개였다. 공중 발사 장거리 미사일인 징레이(驚雷·JL)-1을 비롯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JL)-3, 지상 발사 미사일 DF-61, DF-31을 선보인 것이다. 사거리가 1만 ㎞ 정도로 늘어나 지구상 대부분 지역을 사정권으로 두는 JL-1을 탑재한 폭격기는 어느 때든 이륙 가능하고 적군의 예측을 어렵게 한다. 개별 무기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첫선을 보인 핵 탑재 미사일 DF-5C였다. 대륙간 전략핵미사일로 액체연료를 사용해 기존의 둥펑 계열 미사일들보다 발사 준비 시간이 단축됐다. 추정 사거리는 약 2만 ㎞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DF-5C가 “전 지구를 타격 범위로 삼고 있고 관통력·정밀성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장거리 탄도미사일 ‘DF-61’과 ‘괌 킬러’로 불리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DF-26의 개량형 ‘DF-26D’도 모습을 드러냈다. DF-61은 사정거리가 1만 2000~1만 5000㎞ 수준인 이전 모델 ‘DF-41’보다 개량됐을 것으로 전해졌다. DF-26D의 최대 사거리는 5000㎞로 괌과 필리핀해를 사정거리로 한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중국의 핵심 무기 체계로 꼽힌다. 미국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는 “DF-26D 때문에 대만에서 유사 사태 발생 시 미 항공모함이 대만해협 1000㎞ 밖에서 머물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판 패트리엇(PAC-3)으로 알려진 요격 미사일 ‘훙치(紅旗·HQ)-29’ 방공시스템과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및 일본의 SM-3 요격 시스템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되는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DF-17’도 공개됐다. HQ-29는 지구 대기권 밖 고도 500㎞의 미사일과 저궤도의 위성을 요격할 수 있어 ‘위성 사냥꾼’이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중거리 탄도미사일 기반 극초음속 활공체(HGV) 탑재 DF-17은 회피 기동이 가능해 미국 미사일방어망(MD)을 뚫을 수 있다고 평가 받는다. DF 계열뿐만 아니라 미 항공모함을 원거리에서 타격할 수 있는 YJ 계열 미사일 ‘잉지(鷹擊·YJ)-21’ 극초음속 미사일과 JL 계열 미사일로 미국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JL)-3’ 등 게임체인저급 신무기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대함 미사일 YJ-17은 최대 속도가 마하 8에 사거리 1200㎞로 발사 위치를 노출하지 않고도 해상 목표물 타격이 가능하다. 최대 500㎏ 탄두를 탑재하고 전투기 및 잠수함 플랫폼에서도 발사할 수 있다. 러시아의 핵추진 어뢰 포세이돈과 유사한 길이 18m 이상의 ‘해저 드론’으로 불리는 초대형 무인잠수정(XLUUV·수중드론) ‘AJX002’ 도 주목 받았다. 단순 정찰용이 아닌 핵무기 탑재 가능성을 갖춘 모델로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회피하면서 남중국해·서태평양과 한반도 주변까지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핵심 무기라는 평가다. 프랑스 해군 전문 매체인 네이벌 뉴스는 “(이 무기의 등장은) 중국 해군이 초대형 무인잠수정을 확대 운용하려는 노력에 진전을 보여준다”고 치켜세웠다. 항공 전력으로는 미 최첨단 스텔스기 F-35와 F-22를 대적하기 위한 5세대 전투기 ‘젠(J)-35’와 세계 최초 복좌식 5세대 ‘J-20S’도 등장해 열병식 상공을 비행했다. J-35는 항공모함 탑재와 지상 기지 배치가 가능한 모델로 각각 설계됐다. 정밀 타격·공중 정찰에 특화된 무인 전투기 ‘홍두(GJ)-11’ 등 다수의 무인기 및 무인 헬기 역시 등장했다. 공중전 무기로 인공지능(AI)을 통해 자체 판단이 가능하고 스텔스 기능까지 갖춘 AI 드론인 ‘페이훙(FH)-97’ 역시 눈길을 끌었다. 열병식에선 유인 전투기 호위 임무를 수행하는 ‘윙맨’ 역할을 맡았다. 아울러 이미 현역 배치된 군용 로봇개 등 최첨단 무기체계도 행진에 동참했다. 외신들은 중국의 이번 열병식이 대만 및 남중국해 갈등에서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의 무력 개입에 대한 경고라고 해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은 열병식을 통해 이 사람들(미국 등 반중 세력)에게 중국에 대한 군사적 강압은 불가능하니 시도조차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알리고 싶어한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중국이 열병식에서 보여준 미사일들은 대만 침공 가능성과 같은 시나리오에서 중국이 경쟁자를 억제하고 개입하려 할 경우 적의 군사 자산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
북중러 '反美 망루'에…習 "평화·전쟁 갈림길"
국제 정치·사회 2025.09.03 17:39:51북한·중국·러시아 3국 정상이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열병식을 맞아 톈안먼 망루에 함께 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양옆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란히 서는 ‘역사적 광경’이 연출됐다. 시 주석은 “평화냐 전쟁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여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 행보를 정조준했다. 시 주석은 이날 전승절 열병식 연설에서 “역사는 인류의 운명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경고한다”며 “인류는 다시 평화와 전쟁, 대화와 대결, 윈윈 협력과 제로섬게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고립주의 외교를 펼치면서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 무차별 관세를 퍼붓는 미국을 겨냥하는 동시에 다자주의를 지향하는 중국의 리더십을 강조한 발언으로 읽힌다. 열병식 이후 열린 전승절 리셉션에서도 “중국이 항상 세계 평화에 힘이 될 것”이라며 반미 결속 의지를 다졌다. 냉전 종식 이후 북중러 3국 최고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옛 소련 시절까지 포함해도 1959년 중국 국경절(건국기념일) 열병식 당시 김일성 북한 주석, 마오쩌둥 중국 국가주석,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함께 망루에 선 후 66년 만이다. 김 위원장이 양자 외교가 아닌 다자 외교 무대에 데뷔하는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행사 내내 김 위원장 곁에 서는 등 김 위원장을 각별히 예우했다. 외신들은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에서 김일성을 뛰어넘는 ‘정치적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김일성 이후 북한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다자 외교 무대에 등장해 북중러 연대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딸 김주애까지 대동한 다자 외교 데뷔 무대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 만큼 향후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이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든든한 안보·경제적 지원을 사실상 보장받은 상황에서 남북대화의 필요성이 줄어든 탓이다. -
시진핑의 '反서방 도전장'…"강권에 굴하지 않고 폭력 두려워하지 않아"
국제 정치·사회 2025.09.03 17:38:4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중국 건국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열병식을 통해 ‘신냉전 시즌2’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시 주석은 3일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 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한자리에 서는 장면을 연출했다. 핵보유국인 북한과 러시아를 끌어안으며 ‘반(反)미국, 반서방 연대’를 과시하는 동시에 미국과 글로벌 패권을 놓고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리더라는 점을 강조했다. 일각에서 시 주석의 권력 이상설을 이유로 질서 있는 퇴진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지만 이날 전 세계를 향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며 장기 집권 플랜에도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이날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 연설에서 “혈육으로 만리장성을 쌓아 현대 역사상 처음으로 외세 침략에 맞서 완승을 거뒀다”며 항일 전쟁의 승리를 강조했다. 이는 집권 이후 시 주석이 항일 전쟁의 의미를 크게 부각해온 것과 궤를 같이한다. 그는 중화민족이 일본의 침략이라는 굴욕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강대국으로 발돋움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과거 청나라가 세계를 제패하는 강대국의 반열에 있었으나 아편전쟁으로 몰락하고 반식민지 경험 등 굴욕의 역사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2차 세계대전의 승리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출발점이 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시 주석이 2012년 중국공산당 총서기로 취임하며 제시한 국가적 비전이자 통치 이념인 ‘중국몽’에도 담겨 있다. 그는 “중화민족은 강권에 굴하지 않으며 폭력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이제 빛과 어둠, 진보와 반동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 가운데 중국 인민은 함께 공동의 적에 맞서 싸웠다”고 강조했다. 또 “역사는 인류의 운명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경고한다”면서 “인류는 다시 평화와 전쟁, 대화와 대결, 윈-윈(Win-win) 협력과 제로섬 게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전승절 80주년을 기념해 러시아와 북한 정상들과 함께 긴밀한 유대를 과시한 것도 미국 등 서방에 맞선 새로운 국제 질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시 주석은 20여 명의 정상급 외빈과 톈안먼 망루에 오르며 왼쪽에는 김 위원장, 오른쪽에는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서는 모습으로 반서방 연대의 결속을 과시했다. 외신들은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시 주석이 김 위원장, 푸틴 대통령 옆에 서서 ‘서방에 도전하는’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 이후 국제 질서의 관리자로 발돋움하려는 상황에서 중국의 압도적인 군사력과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AFP통신은 “세계를 무대로 한 중국의 쿠데타”라고 표현했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글로벌 힘의 균형이 극적으로 재편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역대급 규모로 치러진 이번 열병식은 단순한 기념행사가 아닌 미국과 서유럽을 중심으로 한 자유주의 질서에 대항해 새로운 국제 질서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자리였다는 평가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라이언 하스 중국센터장은 “시 주석은 중국을 세계의 중심 강대국으로 인정받고 자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국제 시스템을 개편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그는 다른 정상들이 열병식에 참석한 것을 이런 목표를 향한 의미 있는 진전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31일 톈진에서 개막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부터 전승절 80주년 기념식까지 이어지는 빅 이벤트를 통해 명실상부한 ‘반서방’ 진영의 맹주로서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로이터는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회동하는 것은 서방 주도 질서를 재정의하려는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시 주석의 영향력을 입증한다”며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 제재, 관세 주도 외교는 오랜 미국 동맹에 긴장을 초래한다”고 평가했다. 얼마 전까지 건강 이상설, 군부 내 권력 다툼 등으로 시 주석의 권력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부 나왔지만 이번 열병식을 통해 대내외로 ‘1인 통치 체제’의 굳건함이 입증됐다는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한편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15년 70주년 열병식 당시에는 국공(국민당과 공산당) 합작을 부각하며 ‘중국과 대만이 일제 침략에 맞서 함께 싸웠다’는 점을 강조했으나 이번에는 중국공산당이 항일 전쟁 승리를 주도했다며 달라진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 장제스가 이끌었던 당시 중화민국 국민정부(현 대만)의 역할을 애써 축소하자 대만은 중국이 대만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열병식에 중국이 선보인 첨단 무기는 ‘2027년 중국의 대만 침공설’을 압박하는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美전문가 "한반도, 최근 30년간 가장 위험한 상태”
국제 정치·사회 2025.09.03 17:37:01북한과 중국·러시아 정상이 66년 만에 중국 톈안먼 망루에 나란히 선 가운데 한반도 상황이 최근 30년간 가장 위험한 상태라는 경고가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로부터 나왔다. 북중러 정상이 나란히 서 있는 장면이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며 중국·러시아의 지원에다 미국·한국의 정상회담 러브콜을 받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엄청난 레버리지를 쥐게 됐다는 진단에서다. 2일(현지 시간) 로버트 매닝 미국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워싱턴타임스 주최 온라인 세미나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지켜본 30년간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2019년 북미 ‘하노이 노딜’ 이후 김 위원장은 핵능력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으며 2차 타격 능력을 구축하려 핵잠수함도 개발 중이라는 것이다. 매닝 연구원은 “북한은 궁극적으로 미국과 유사한 3중 핵전력 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미국의 공격을 막기 위해 필요한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과거 6자 회담 때를 보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비핵화에) 매우 협력적이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중러에 그런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 더구나 지금은 미국과 중국·러시아 등의 강대국 간 대립까지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닝 연구원은 “지난 30년간의 외교를 이끌어온 핵심 전제들이 이제는 모두 예전같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외교적 해결 가능성은 있다”고 강조했다. 알렉산더 만수로프 조지타운대 안보연구센터(CSS) 교수는 “톈안문 망루에 북중러 정상이 나란히 선 사진은 새로운 시대의 여명을 밝히는 상징이 될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미국이 북한에 내줄 수 있는 카드가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잭 쿠퍼 선임연구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으로 그는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더욱 높였다”며 “러시아의 지원과 한국과 미국의 정상회담 의향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은 엄청난 레버리지를 갖게 됐다”고 진단했다. 반(反)서방 진영의 결집으로 중국의 존재감이 부쩍 두드러진 점도 이번 행사에서 주목할 대목이다. 쿠퍼 연구원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여러 지도자들이 중국을 찾은 것은 많은 나라가 중국에 국제적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가 가져온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중국은 북러 관계 개선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지만 김 위원장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것은 북중 관계가 개선되고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며 “김 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 목적은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다자 회담에 참석하는 것은 북러 관계 진전에 따른 새로운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향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해 어떤 거래를 하든 중국과 러시아가 반드시 개입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언젠가 북미 정상 간 외교적 접촉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연내 이뤄질지는 회의적”이라며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미국 측과 접촉하라고 독려하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
트럼프, 3국 모이자 돌연 분통…"시진핑 반미 모의, 푸틴 매우 실망"
국제 정치·사회 2025.09.03 15:06:36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에 중국과 러시아·북한의 정상이 한데 모여 세(勢)를 과시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미국에 대항할 모의를 한다”고 저격하는가 하면 우크라이나 종전을 외면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매우 실망했다”고 날 선 반응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시 주석이 미국에 대항할 모의를 하면서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나의 가장 따뜻한 안부 인사를 전해달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중국이 매우 적대적인 외국 침략자를 상대로 자유를 확보하는 데 미국이 제공한 막대한 양의 지원과 피를 시 주석이 언급해야 한다”며 “중국이 승리와 영광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미국인이 죽었고 나는 그들이 정당하게 예우받고 기억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해당 게시물은 북중러 정상이 나란히 서서 열병식을 지켜보는 시각에 올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열병식이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북중러의 연대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며 신경 쓰지 않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스콧 제닝스 라디오쇼’ 인터뷰에서 “미국을 향해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3국 밀착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그러다가 막상 시 주석, 푸틴 대통령, 김 위원장이 한자리에 모인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반미 모의’ 운운하며 분통을 터뜨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전후부터 줄곧 푸틴 대통령,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했던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이 자신에게 도전한 것이라고 받아들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두고도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후 백악관에서는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구체적인 설명은 없이 “매우 흥미로운 것들을 파악했다”며 “앞으로 며칠 후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또 “중국은 미국이 필요하다”며 “나는 시 주석과도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지만 중국은 우리가 그들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우리를 필요로 한다”고 장담했다. -
'신냉전' 천명 역사적 순간...66년만에 함께 선 북중러
국제 정치·사회 2025.09.03 11:04:07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기념 열병식에서 북한·중국·러시아 정상이 1959년 이후 66년 만에 망루에 나란히 서는 역사적 풍경이 연출됐다. 3일 오전 9시(현지 시간) 베이징 톈안먼 앞에서 시작된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톈안먼 망루(성루)에 나란히 입장했다. 망루에 가는 길에서부터 다같이 담소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이들은 본행사에서도 망루 중심에 나란히 자리했다. 시 주석 왼쪽에 김 위원장, 오른쪽에 푸틴 대통령이 나란히 자리한 모습은 이날 관영 중국중앙(CC)TV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북중러 정상이 공식 석상에 한 자리에 모인 것은 1959년 중국 국경절(건국기념일) 열병식 이후 처음이다. 당시 김일성 북한 주석·마오쩌둥 중국 국가주석·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가 나란히 섰다. 이날 장면을 통해 중국이 과거 미소 냉전에 버금가는 미중 신냉전 구도의 신호탄을 쏘아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중러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우스’ 신흥국들까지 끌어모아 미국과 서방에 대항하는 ‘반서방연대’를 과시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날은 양자외교에만 집중해왔던 김 위원장이 처음으로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한 날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협상 자리에 대비해 몸값 끌어올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을 올해 또는 내년에 만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66년만에 북중러 나란히…김정은·시진핑·푸틴 톈안먼 망루에
국제 정치·사회 2025.09.03 10:00:16중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에 북한과 중국 러시아 정상이 한자리에 모였다. 3일 오전 9시(현지 시간)꼐 베이징 톈안먼 앞에서 시작된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톈안먼 망루(성루)에 등장했다. 북중러 정상은 시 주석 내외가 고궁박물관 내 돤먼(端門) 남쪽 광장에서 외빈을 영접하고 기념촬영을 할 때 나란히 중심에 섰다. 이어 톈안먼 망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나란히 함께 걸으며 담소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톈안먼 망루에 올라간 뒤에는 시 주석의 뒤를 이어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차례로 입장하며 항전노병들과 인사하고 이어 본행사에서도 망루 중심에 함께 자리하는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북한, 중국, 러시아 최고지도자가 공식 석상에 한자리에 모인 것은 냉전 종식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옛 소련 시절까지 포함하면 1959년 중국 국경절(건국기념일) 열병식 당시 김일성 북한 주석·마오쩌둥 중국 국가주석·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와 함께 톈안먼 망루에 선 이후 66년 만이다. 한편 이날 열병식 행사에는 이들뿐 아니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모하메드 무이즈 몰디브 대통령,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등 26개국 국가 원수 및 정부 수뇌가 참석한다. 닐 토마스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중국분석센터 정치전문가는 로이터 통신에 "(열병식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 페제시키안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의 존재는 중국이 세계 최고의 권위주의 국가로서 역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시 주석과 회동하는 것은 서방 주도 질서를 재정의하려는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시 주석의 영향력을 입증한다"면서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 제재, 관세 주도 외교는 오랜 미국 동맹에 긴장을 초래한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는 열병식 행사를 두고 "시 주석에게 중요한 외교적 승리"라고 봤다. -
트럼프 "대법에 관세 신속 판결 요청…한국 등 수천억弗 줄 것"
국제 정치·사회 2025.09.03 06:36:38미국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상호관세는 위법”이라는 판단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에 신속한 판결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미국 우주사령부 이전 계획을 발표한 뒤 취재진과 만나 “이 사안(상호관세 위법 여부)은 이제 대법원으로 간다”며 “우리는 내일(3일) 대법원에 조기 심리 개시와 신속한 판결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없애 버리면 미국은 제3세계 국가로 전락할 수도 있다”며 “그만큼 이 판결은 중요하기에 신속한 판결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관세 없이는 우리는 다른 나라가 된다”며 “이미 많은 돈이 들어오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일본과 협상을 타결했고 일본은 우리에게 수천억 달러를 낼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 유럽연합(EU)과도 협상을 타결했고 이들 나라는 우리에게 8500억 달러를 지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워싱턴 DC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행정명령의 근거로 삼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대해 “대통령에게 수입을 규제할 권한만 부여할 뿐 행정명령으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주지는 않는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IEEPA가 국가 비상사태에 대응해 여러 조치를 취할 중대한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지만 이들 가운데 어떤 조치도 관세 등을 부과할 권한을 명시하지는 않는다”며 “의회가 IEEPA를 제정하면서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무제한적 권한을 주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IEEPA에 근거한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별 상호관세가 법적 권한을 벗어난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1심격인 국제무역법원도 5월 28일 “관세를 부과할 배타적 권한은 의회에 있다”며 상호관세를 철회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3심 과정에서 조기 판결을 요구하겠다고 나선 것은 현 연방대법원 구도 상 판결을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총 9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연방대법원은 현재 6대3의 보수 우위 구도로 평가받는다. 다만 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가 무리수라는 분석이 애초부터 많았던 데다 1·2심도 비교적 뚜렷한 사유로 트럼프 행정부의 패소를 결정한 만큼 대법원의 판단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는 시각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은 훌륭한 인사들로 채워져 있었고 매우 현명한 결정을 내려왔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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