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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먹방으로 가게 홍보해 줄게"…3억 꿀꺽한 40대 유튜버의 최후
사회 사회일반 2025.08.01 10:23:40개그맨을 동원해 가게를 홍보해주겠다고 속여 돈을 받아 챙긴 유튜브 채널 운영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지난달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4단독 전성준 부장판사는 최근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 된 40대 A씨에 대해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제주와 대구·인천 등에서 음식점과 카페 등을 운영하는 상인 100여 명을 상대로 약 3억51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상인들에게 개그맨이 출연하는 이른바 '먹방'(먹는 행위를 방송하는 영상)으로 가게를 홍보해주겠다고 속였다. 상인 1인당 적게는 200만원부터 많게는 4000만원까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A씨는 '모방송국 공채 출신 개그맨' 등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다면서 상인들을 현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A씨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영상에는 얼굴이 잘 알려진 유명 개그맨 등이 출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유튜브 홍보가 잘 안되더라도 매달 광고 수익금 10만원과 배달플랫폼 이용료를 지원해주겠다며 피해자들을 속였다. 하지만 범행 당시 A씨는 유튜브 채널 제작 능력이 없었을 뿐 아니라 수천만원대 채무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다수 피해자를 상대로 한 사기 범죄로 그 죄책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 대부분에게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다만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기대 이하’ 세제개편안에 지주·증권주 급락 [이런국장 저런주식]
증권 증권일반 2025.08.01 10:12:36지주사와 증권주가 1일 장 초반 동반 급락하고 있다. 정부가 야심 차게 내놓은 세제 개편안이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자 실망 매물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높은 세율뿐 아니라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강화, 증권거래세 인상이라는 삼중고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1일 오전 10시 기준 현재 HD현대(267250)는 전 거래일 대비 1만 2100원(8.49%) 내린 13만 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고배당주로 꼽히며 기대를 모았던 다른 지주사 주가도 일제히 내리막이다. 한솔홀딩스(004150)(-2.62%), LX홀딩스(383800)(-3.00%), LG(003550)(-3.54%), 효성(004800)(-3.68%), 롯데지주(004990)(-3.73%), CJ(001040)(-5.03%), 두산(000150)(-5.16%), SK스퀘어(402340)(-5.46%) 등 대부분이 큰 폭으로 하락 중이다. 증권주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한화투자증권(003530)(-5.12%), 유안타증권(003470)(-4.58%), 대신증권(003540)(-4.31%), DB증권(016610)(-4.01%), SK증권(001510)(-3.71%), 키움증권(039490)(-3.71%), 미래에셋증권(006800)(-3.67%), 삼성증권(016360)(-3.53%), 한국금융지주(071050)(-3.15%) 등이 모두 약세다. 전날 기획재정부는 고배당 기업의 배당소득을 종합소득에서 제외하고 분리과세하는 제도를 내년에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최고세율 25%안이 아닌 35%안이 채택되면서 실망감을 키웠다. 지방세를 포함한 실효세율은 38.5%에 달해 감세 효과가 반감된다는 평가다. 여기에 다른 독소조항들도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보유액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다시 낮춰 과세 대상을 넓혔다. 또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따라 올해 0.15%까지 인하됐던 증권거래세율 역시 0.20%로 다시 올리기로 했다. 증권가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내건 ‘고배당 기업’ 기준이 까다로워 전체 상장사 2500여 곳 중 약 14%인 250여 곳만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대주주 기준 10억 원 환원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연말마다 양도세를 피하려는 매물 폭탄이 시장을 덮쳐 중소형주 중심으로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증시 부양을 통해 ‘코스피 5000’을 달성하겠다는 정부 정책 기조와도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
'양도세 쇼크'에…코스피 100P 빠져 3140선 ‘털썩’
증권 증권일반 2025.08.01 09:38:06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전날 한미 무역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관세율 조정의 여파와 정부의 증세 방침이라는 겹악재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1일 오전 10시16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6포인트(1.92%) 내린 3183.70을 기록 중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35.12포인트 하락한 3210.32로 출발했으나 낙폭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미국이 기존 25%에서 15%로 관세율을 낮췄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를 적용받던 자동차 품목 등은 오히려 관세가 부과돼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관세 불확실성의 여진이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전날 발표된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기름을 부었다. 법인세율 전 구간 1%포인트 인상,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10억 원 환원 등은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증시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세가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 시각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3178억 원대, 2166억 원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약세다. SK하이닉스(000660)는 3.84% 내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0.39%),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12%),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5.42%), HD현대중공업(329180)(-3.77%) 등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현대차(005380)(0.82%)와 기아(000270)(1.52%)는 관세 부담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폭 상승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20.05포인트(2.52%) 급락한 784.93를 가리키고 있다. 알테오젠(196170)(-4.41%), 파마리서치(214450)(-4.31%)를 비롯해 에코프로비엠(247540), 에코프로(086520), HLB(028300) 등 시총 상위 10개 종목 모두가 내림세다. 간밤 뉴욕 증시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31일(현지 시각)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7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37% 하락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가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경제지표 불안과 트럼프 대통령의 약가 인하 압박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하며 지수가 밀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3원 오른 1395.3원으로 출발하며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를 키우고 있다. -
[속보] 7월 수출 5.9% ↑…대미 수출도 1.4% 늘어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8.01 09:00:00미국의 10% 기본관세 및 25~50%의 품목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우리 기업 수출이 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역대 7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5년 7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총 608억 2000만 달러로 지난해 7월 대비 5.9% 증가했다. 역대 7월 중 최대 실적이며 조업 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도 마찬가지로 5.9% 늘었다. 수출 증가를 이끈 것은 반도체와 자동차, 선박이었다. 반도체 수출은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고정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고부가제품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면서 역대 7월 중 최대 실적인 147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이 25%의 품목관세를 부과 중인 자동차 수출은 유럽연합(EU), 중남미 등 미국 외 주요 시장에서 호실적을 보이며 전년 동월 대비 8.8% 증가했다. 선박 수출은 탱커,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출 물량이 확대되면서 1년 전보다 수출액이 107.6% 늘었다. 농수산식품, 전기 기기 등 15대 주력 품목 외 수출은 총 142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140억 달러대를 시현했다. 지역 별로는 9대 주요 지역 중 아세안, 미국, EU 등 6개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대미 수출은 기본 및 품목관세 적용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화장품 등을 중심으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총 1.4% 늘었다. 대아세안 수출은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1.5배 수준으로 크게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10.1% 증가했다. 다만 지난달 최대 수출 시장인 대중국 수출은 석유화학 및 무선통신기기 수출 둔화로 3% 감소한 110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김정관 장관은 “대미 협상 결과 관세가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타결되면서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수출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며 “과거와는 다른 도전적인 교역 환경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고 시장을 다변화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단기 반등 어렵다”…증권가, SK이노 목표가·투자의견 줄하향 [이런국장 저런주식]
증권 증권일반 2025.08.01 08:59:24증권사들이 SK이노베이션(096770)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줄하향했다. 업황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규모 자본 확충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커진 탓이다. 현대차증권은 1일 SK이노베이션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시장수익률(Market Perform)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도 13만 원에서 11만 원으로 낮췄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실적은 전망치를 밑돌았다”면서도 “SK온 실적은 예상보다 안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하반기 전망은 어둡게 봤다. 강 연구원은 “하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은 보조금 폐지로 수요 우려가 있다”며 “2차전지 부문 하반기 수익성은 상반기 대비 적자 폭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유 부문도 부진이 예상된다. 정제마진은 지난 2분기를 정점으로 대부분 제품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정제마진은 중동 안정화 이후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며 “하반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기대감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본 확충 계획도 부담이다. 강 연구원은 “회사는 향후 추가적인 자본확충 약 3조 원을 예고했다”며 “이를 감안하면 주당 가치 희석 우려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단기 주가 반등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투자의견을 중립(Hold)으로 하향했다. 목표주가는 12만 원을 유지했으나 주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본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417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SK온은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2734억 원 등의 영향으로 적자 폭을 줄였지만, 정유 부문의 재고평가손실과 화학 부문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영업적자 170억 원으로 컨센서스(영업이익 2714억 원)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0월 미국 전기차(EV) 보조금 폐지를 앞두고 3분기부터 현대차가 배터리 재고 소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까지 부진한 흐름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 8조 원 규모 자본확충 전략을 발표했다. 이 연구원은 “SK온은 합병을 통해 현금흐름과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되며 기업공개(IPO)에 대한 부담도 덜었다”면서도 “SK온의 턴어라운드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짚었다. 이어 “이번 자금 확충이 SK온 회복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뤄졌다면 더욱 긍정적이었을 것”이라며 “SK온 회복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해 북미, 유럽 시장이 회복되길 기다려본다”고 덧붙였다. -
트럼프-韓 협상단, 무역 합의 뒤 함께 찍은 ‘엄지 척’ 사진 공개
국제 경제·마켓 2025.08.01 08:00:39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정부 협상단과 합의를 이룬 뒤 함께 촬영한 단체 사진이 공개됐다. 백악관은 31일(현지시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또 하나의 역사적인 무역 합의를 한국에서 얻어 냈다”며 해당 사진을 게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측 협상단을 이끈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중앙에 자리하고, 한미 각료들이 양옆으로 도열해 있다. 우리 측에서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박정성 무역투자실장,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이 함께했다. 미국 측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환한 미소를 짓고 있으며, 협상단 구성원들도 대부분 긍정적인 표정을 지어 보였다. 회동은 백악관 웨스트윙 내 캐비닛룸에서 이뤄졌다. 이 공간은 대통령이 내각회의를 진행하는 장소로, 트럼프 대통령 재임 중 리모델링을 거쳤다. 사진 속 협상단 뒤편 벽면에는 남북전쟁 당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율리시스 S. 그랜트 장군 등과 함께 군사 전략을 논의하는 장면이 그려진 그림이 걸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8일 내각 회의를 주재하며 “여기는 전쟁들이 끝나는 장소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장소”라고 밝히며, 원래 링컨룸에 걸려 있던 이 그림을 캐비닛룸으로 옮긴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
한국인부터 외국인까지 화장품 사려면 '이곳' 간다
산업 생활 2025.08.01 07:46:47K뷰티 브랜드들이 잇따라 서울 성수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면서 이 지역이 K뷰티의 핵심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MZ세대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성수동이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하면서 글로벌 K뷰티 브랜드들의 전략적 요충지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31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씨가 본인을 이름을 따 내놓은 뷰티 브랜드 ‘정샘물뷰티’는 9월 말 성수동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다. 정샘물뷰티는 올리브영이나 백화점 등을 통해 주로 판매되고 있으며 단독 매장은 2017년 강남 가로수길에 오픈한 ‘정샘물 플롭스’가 유일하다. 성수동은 수많은 K뷰티 브랜드들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K뷰티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에이피알’도 연내 성수동에 세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다. 에이피알은 2023년 명동, 지난해 압구정동에 각각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운영 중이다. 색조 브랜드 ‘라카’도 8월 중 성수동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인다. 2018년 라카코스메틱스가 론칭한 라카는 2020년 큐텐재팬을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틴트와 립스틱 등 립 메이크업 제품이 일본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현지 리테일 매장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구다이글로벌이 라카코스메틱스 지분 약 88%를 425억 원에 인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임지현 라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성수동은 국내외 젊은 세대부터 다양한 연령층의 방문객까지 폭넓게 유입되는 문화적 허브”라며 "라카의 브랜드 철학과 다채로운 컬러 스펙트럼을 가장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 판단해 성수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미 올해 ‘롬앤’과 ‘어뮤즈’, ‘바닐라코’, ‘티르티르’가, 지난해에는 ‘데이지크’와 ‘삐아’, ‘토리든’, ‘힌스’ 등이 성수동에 단독 매장을 냈다. CJ올리브영도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의 입지로 성수동을 선택하고 지난해 11월 ‘올리브영N성수’를 오픈했다. 국내 뷰티 브랜드들이 성수동을 선택하는 것은 국내 주요 상권 중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데다, 외국인의 비중도 유독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성수 상권의 일 평균 유동 인구는 25만 9000명으로 강남과 명동, 홍대 등을 모두 꺾고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도 하루 평균 1만 명 가량이 성수동을 찾은 것으로 집계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 대비 약 13.5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성수는 국내 젊은 층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주목받는 지역으로 뷰티 브랜드 등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밀집된 트렌디한 상권”이라며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 유입이 활발한 입지적 특성을 고려해 고객과 체험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을 확장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판단해 차기 플래그십 스토어 입지로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 같은 행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들이 연달아 성수동을 거점으로 선정하면서 성수동의 리테일 매장 수는 2022년 말 423개에서 2023년 말 481개, 지난해 말 518개로 꾸준히 증가했다. 성수동의 리테일 공실률도 지난해 말 기준 2.9%에 그치며 여타 주요 상권의 평균 리테일 공실률 16.6%를 크게 밑돌고 있다. 남신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테일 임차자문팀 이사는 “내국인 및 외국인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성수동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주도하고 있는데 이 같은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매장 수 상승세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노현영 기자 nonstop@@sedaily.com -
"온라인 성인물? 일절 보지 마"…정부가 1년간 인터넷 독점한다는 나라 어디?
국제 정치·사회 2025.08.01 01:45:00그간 중앙아시아에서 상대적으로 민주적인 국가로 평가받았던 키르기스스탄 정부가 온라인 포르노 접근을 차단하고 1년간 인터넷 서비스를 국가가 독점하기로 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전날 포르노 접근 차단을 위한 법안에 서명했다. 이는 인구 대부분이 무슬림인 키르기스스탄에서 도덕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 공급업자들은 포르노 사이트를 차단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벌금형을 받게 된다. 자파로프 대통령은 같은 날 디지털 전환에 더 나은 조건을 만든다는 이유로 국제 인터넷 서비스 공급을 국가가 1년간 독점하는 내용의 칙령에도 서명했다. 이로써 내달 15일부터 1년 동안 국영 업체인 엘카트가 유일한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자가 된다. 모든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국제 고속 데이터 통신망 계약을 두 달 내로 엘카트에 넘겨야 한다. 로이터는 자파로프 대통령이 2021년 정권을 잡은 뒤 야권과 독립 언론 매체들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번 움직임을 두고 수도 비슈케크에 있는 정치전문가 에밀 주라예프는 로이터에 "이번 결정은 키르기스스탄에서 시장 자유를 희생시켜 국가 역할을 더 크게 만들 뿐"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내년과 2027년에 각각 예정된 총선과 대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파로프 대통령은 대선에 재출마할 의향을 내비친 상태다. 단원제인 국회도 그의 지지 세력이 장악했다고 알려졌다. -
최휘영 문체장관 취임…“K컬처 300조, 외국인 3000만 시대 열겠다”<전문>
문화·스포츠 문화 2025.08.01 00:51:24“콘텐츠산업의 제2의 도약으로 K컬처 시장 300조원 시대를 열겠다” “외국인(외래 관광객) 3000만명이 찾아오는 관광 대한민국을 이루겠다.” 최휘영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7월 31일 정부세종청사 문체부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K컬처 시장 300조원 시대 달성’은 이재명 대통령의 문화 분야 공약으로, 최 장관은 그동안 장관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콘텐츠산업을 앞세워 대통령의 공약을 달성하겠다는 구상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또 외래 관광객 3000만명 달성은 앞서 문체부가 2030년까지 이루겠다고 밝힌 목표다. 지난 2023년 기준 콘텐츠산업 매출은 154조원이었다. 이재명 정부에서는 여기에 푸드와 뷰티 등을 더해 통계상 K컬처라고 부르고 있다. 또 지난해 방한 외래 관광객 1637만명이었다. 즉 이재명 정부 임기 내에 두 주제에서 대략 지금의 두 배를 이뤄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숫자’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의식해 “청년 문화예술인들이 마음껏 기량을 발휘할 ‘못자리’ 역할을 하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단순 숫자로 ‘300조원’이나 ‘3000만명’이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다음은 취임사 전문과 이후 직원들과 대화에서 나온 ‘못자리’ 관련 전문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취임사 전문> 여러분, 반갑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취임하게 된 최휘영입니다. (박수) 오늘 공간과 자리가 주는 낯섬 속에서 긴장과 설렘이 교차합니다. 따뜻하게 맞아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높은 문화의 힘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를 실현해 나가야 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장관이라는 막중한 소임을 맡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우리 문화가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의 문화적 성취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열정과 헌신의 결과입니다. 문화예술, 문화산업, 관광, 스포츠 등 현장의 모든 분들께 경의를 보냅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의 무한 경쟁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물리적 경계 없이 시공간이 연결되는 시대가 이미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모든 변화가 빠른 속도로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대전환기에 서 있습니다. 저는 기자로 시작해, 디지털 전환기에 플랫폼, 디지털 콘텐츠, 관광 등 분야에서 전문성과 경험을 쌓아 왔습니다. 창작과 기술이 교차하는 현장에서 제가 얻은 결론은 ‘감동 없는 기술’, ‘사람이 우선되지 않은 기술’, ‘문화가 없는 기술’로는 새로운 성공스토리를 써 나가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주역은 바로 창작자들입니다. 모든 창작자들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문화는 국민들의 삶 속에 녹아들어 살아가는 힘을 줍니다. 나아가, 우리 경제의 성장, 일자리, 수출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세계인들이 즐기는 K컬처는 우리에게 자부심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더 큰 문화의 저력을 키우기 위한 더 단단한 디딤돌을 놓아야 할 때입니다. 저는 여러분들과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디딤돌을 놓고자 합니다. 첫째, 콘텐츠산업의 제2의 도약으로 K컬처 시장 300조원 시대를 열겠습니다. 문화가 곧 경제이고, 국제경쟁력입니다. K팝, K드라마, 게임, 영화, 웹툰, 출판 등 콘텐츠산업은 2023년 매출액 154조원, 수출액 133억달러로 연평균 6% 수준의 성장을 보여온 국가 핵심 산업입니다. 코로나19,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의 영향으로 영화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콘텐츠산업의 수출을 견인해 온 게임산업도 2023년 수출 증가율이 감소하였습니다. 한편, 웹툰 산업은 IP를 바탕으로 영화, 출판, 애니메이션 등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영화, 게임 등 핵심 산업의 위기를 돌파하고 BTS, ‘기생충’, ‘오징어게임’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다음 K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콘텐츠 IP를 기반으로 콘텐츠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돕는 정책금융 확대, 세제지원, 문화기술 R&D 혁신, 글로벌 진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인공지능 등 기술혁신이 주는 기회를 활용해, 미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합니다. AI 콘텐츠 창·제작, 유통 등 콘텐츠산업 생태계 혁신 전략을 수립하고, 우리 역사, 문화가 반영된 한국적 인공지능 구축을 지원하겠습니다. K푸드, K뷰티, K패션 등에 우리 문화에 담긴 가치, 철학, 스토리를 입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한글, 한국어, 문화유산, 전통자산 등이 또다른 창조의 바탕이 되도록 문화 간 교류와 협력을 확장하고, 지평을 넓혀 가겠습니다. 둘째, 문화예술의 기초와 바탕을 튼튼히 하겠습니다. 예술은 자유 속에서 피어나는 꽃입니다. 예술의 자유로운 창작 기반을 만들고,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예술인 복지 안전망을 구축하고, 문화예술 지원체계를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청년예술가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어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동시에, 장애예술인의 창작 활동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또한, 창작자들의 권리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저작권 침해에 신속히 대응하겠습니다. 인공지능, 딥페이크 등 기술 발전 속에서 창작자의 보호와 유관 산업의 균형 잡힌 상생 방안을 찾아 나가겠습니다. 셋째, 국민 모두 일상 속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문화는 인간이 인간답게 존재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앞으로 4.5일제, 인공지능·로봇 활용 등으로 늘어날 여가시간이 삶의 활력과 정신적 여유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개인의 삶과 맞닿은 문화인프라를 확대하겠습니다. 사회경제적 여건, 지역·계층·세대 간 격차로 인해 문화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문화 복지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문화시설과 프로그램이 부족한 지역에는 맞춤형 지원과 인프라 확충도 집중 추진하겠습니다. 넷째,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국민들이 체감하는 체육정책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체육 영재부터 국가대표까지 전문선수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체육인의 복지와 일자리 지원도 강화하겠습니다. 국제대회 유치, 스포츠 외교 확대, 스포츠산업과 디지털기술의 융합 등 미래 체육의 전략적 기반도 마련하겠습니다. 장애, 연령, 지역에 상관없이 누구나 생활권 내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스포츠 참여 기반을 확충하는 국민체감정책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다섯째, 외국인(외래 관광객) 3000만명이 찾아오는 관광 대한민국을 이루겠습니다. K컬처의 인기가 지역 곳곳을 찾는 방한 관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K관광의 전략과 새 틀을 짜겠습니다. 입국부터 출국까지, 쇼핑, 숙박 등 한국을 찾는 세계인들의 관광 편의를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관광기업의 디지털·AI 전환을 지원하며, 규제 완화와 생태계 혁신을 통해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겠습니다. 개인에게 문화적 삶으로 행복감을 주고, 지역이 문화로 성장하며, 빛을 되찾은 광복 80년의 역사적 성취를 바탕으로, 세계 속에서 빛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 데 모든 정책적 역량을 모으겠습니다. 사랑하는 문체부 가족 여러분, 문화는 긴 호흡으로 시간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화정책은 빠른 실행력으로 현장의 목마름을 해소해야 합니다. 우리는 다양한 지혜를 모으고, 지금과는 조금 다른 시선과 관점으로 새로운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합니다. 저 혼자의 힘으로는 결코 할 수 없습니다. 다 함께 하실 거죠? (네) 문화체육관광부 전체가 한마음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며, 다 같이 새로운 여정을 힘차게 떠나 봅시다. 저는 여행을 시작하려고 하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무척 설렘니다. 여러분과 항상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수) <직원 간담회 가운데 ‘못자리’ 관련 전문> 덧붙여서 예전에 우연치 않게 들국화 밴드와 관계가 있어서, 그분들을 통해 학전 김민기 대표님을 뵀는데, 그분이랑 몇 번 뵌 적이 있어요. 작년에 돌아가시고, 그분의 말씀, 기억하는 말 중에 ‘뒷것’이 있죠. 또 ‘못자리’라는 말도 있어요. 어쨌든 학전(學田)이라는 것이 밭에서 키워내고, 그 다음에 멀리 떠나서 잘 자라도 상관없는 거죠. 우선 키우는 것이 목표죠. (김민기 대표는) ‘못자리’ 같은 이야기를 많이 하셨어요. 당연히 예술을 하면 너무 좋아서 너무 행복해서 그것만 하려는 젊은, 시작하는 문화예술인들은 대부분이 어려서 아무것도 없어요, 돈도 없고, 기회도 없고, 무대도 없고. 그런데 거기서 출발해서 모두가 인정하는 위대한 예술가가 되고 뭔가를 이루는 사람이 되는 거잖아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뭔가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생각되는 것이 ‘못자리’죠. 모를 내기 위해서는 못자리에서 어느정도 성장시키고 논에 심잖아요. 이 과정이 빈약한 것은, 빈약하면 문화적으로도 저변이 빈약할 수 밖에 없잖아요. 결국 여기에 신경 쓰는 것이 우리가 문화강국으로 가는데 가장 기초라고 생각해요. 저는 기업에 있을 때, 기업인이니 목표가 이윤추구라는 인상을 가지시나봐요, 수익을 남겨야 하고. 그리고 300조원, (앞서 대통령실 등에서) 일단 숫자가 목표로 들어있는, 그것이 저의 발탁의 가장 핵심 키워드처럼 발표하셨잖아요. 그러다 보니 많은 분들이 저 사람 오면 뭔가 매출을 만들고 수익을 얻는데 치중할 것 같아, 라는 인상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기업에서 CEO의 일은 이윤을 내는 것이 아니에요. 이윤은 결과로 만들어지는 거죠. 당장 이윤을 아무리 많이 내도 나중에 박살이 나면 끝이죠. 결국 기업의 핵심은 지속적 성장의 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바로 CEO가 하는 일이죠. 300조가 의미 있는 것이 400조, 500조가 보이기 때문이에요. 300조를 하고 뒷걸음하면 어떻해요. 300조까지 하자는 것은, 결국 숫자가 아니에요. 우리는 ‘삼천리 금수강산’이라고 하면서 삼천리를 숫자로 보지 않죠. ‘K컬처 300조’는 삼천리 금수강산과 같아요. 그만한 크기의 저력의 뭔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강국이 되자, 문화에서 지금보다 강한 것이 되자는 상징적인 것이에요. 그것은 300조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400조, 500조가 보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죠. 결국 400조, 500조를 만들어내는 것은 지금 성장하는 청년 예술인, 지망생이죠. 그들을 키우지 않으면 300조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거에요. 300조까지 가서 이제 됐으니, 괜찮네 하면 안되죠. 400조, 500조, 나중에는 1000조까지 바라볼 수 있는 자부심, 자신감, 그런 것을 할 수 있는 기반이나 저변을 아주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년들, 지금 예술·문화·체육 등 무언가 도움이 있어야 더 시도해 볼 수 있는 그런 층들을 위해 뭘 더해줄 수 있는 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끝> -
"바다·육지 넘나든 신석기인 삶…반구천 암각화는 국보중의 국보"
사회 피플 2025.07.31 22:29:00“울산 반구천 암각화는 ‘국보 중의 국보’입니다. 전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이런 예술 작품은 드물죠. 중요한 것은 제대로 지키는 것입니다.”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 암각화의 최초 발견자인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한국미술사연구소장)는 3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단단한 목소리로 보존의 중요성을 먼저 강조했다. 문 교수는 지난 반세기 동안 반구천 암각화라는 유산과 함께 걸어왔다. 1970년 당시 스물아홉 살의 젊은 연구원이 우연히 마주한 그 암벽의 문양은 그의 삶 전체를 바꿔놓았다. 이후 반구천 암각화는 한국 선사시대 연구의 좌표가 됐고,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문 교수는 반구천 암각화 발견에 대해 “지도에도 안 나오는 오래된 사찰 반고사의 흔적을 찾으러 울산 반구천 계곡에 갔다”며 “그런데 그곳 마을 사람들로부터 계곡 절벽에 이상한 그림 같은 게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그는 동국대박물관 연구원 신분으로 반구천을 방문했다. 신라시대의 원효대사가 수행했다는 반고사의 흔적 조사였지만 뜻밖의 전환점을 맞게 됐다. 문 교수는 “암각화를 처음 봤을 때 기하학무늬 몇 개와 이상한 문양 같았다”며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단순한 낙서가 아니어서 지속적인 추가 조사를 했고 1971년에 울산 대곡리와 천전리 두 곳에서 암각화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발견된 대곡리 암각화에는 고래·사슴·멧돼지·사람 등 다양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대부분 사냥 장면이었다. 천전리 암각화에는 타원형과 사각형의 기하문과 고문자로 해석되는 기호들이 가득했다. 그는 “대곡리 암각화는 신석기인들의 삶과 정신을 보여주는 창”이라며 “바다와 육지를 넘나드는 사냥꾼의 시선, 공동체의 염원, 자연과의 공존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고 소개했다. 문 교수에 따르면 세계적으로도 해양 동물과 육지 동물이 함께 묘사된 선사시대 암각화는 드물다. 대곡리 암각화를 발견한 후 그는 시베리아·몽골·스페인·미국 등의 암각화 자료를 섭렵하면서 비교 연구를 진행했고 대곡리 암각화의 예술성과 독창성을 확신했다고 한다. 천전리 암각화에 대해서도 문 교수는 각별함을 나타냈다. 그는 “타원형·직선형·사각형 문양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문자의 원형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 암각화를 통해 우리는 한국에서도 청동기시대에 문자와 같은 소통 체계가 존재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구천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분명한 쾌거지만 문 교수는 “보존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지금 대곡리 암각화는 댐으로 인해 물에 잠겨 있는데 겨울철 수위가 낮아질 때만 잠깐 보인다”며 “계절과 기후에 따라 암각화가 갈라지고 떨어지고 있고, 비와 홍수로부터 보호하는 것도 시급하다. 지금도 균열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고 마냥 기뻐하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라며 “지금이라도 국가유산청과 울산시·학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종합적인 보존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구천 암각화와 같은 훌륭한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는 것 외에도 많은 사람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암각화를 가까운 거리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안전한 구조물을 설치하고 실물 크기 모형도 만들어 누구나 만져보고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50여 년 전 절벽에 남겨진 그림 하나가 문 교수의 삶을 바꿨고 그가 남긴 연구는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리는 기반이 됐다. 문 교수는 “세계의 주목은 이제 시작일 뿐 진짜 과제는 이제부터”라며 “반구천 암각화는 우리 조상들의 목소리이다. 우리가 지키지 않으면 아무도 대신 지켜주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문 교수는 인터뷰 말미에 후학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고 했다. 그는 “요즘 연구자들은 주관이 너무 강한 경우가 많아 하나를 보면 그 하나에만 집착하기도 한다”며 “유적은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시각으로 봐야 하고 미술사·고고학·인류학·지리학까지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김밥은 안 썰고 통째로 먹어야 제맛?"…'케데헌' 열풍에 불 붙은 챌린지 살펴보니 [이슈, 풀어주리]
사회 사회일반 2025.07.31 21:38:23출근길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풀어드립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아냅니다. 세상의 모든 이슈, 풀어주리! <편집자주> "김밥을 통째로 우걱우걱."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세계적 흥행을 계기로 해외 누리꾼들 사이에서 김밥을 통째로 베어 먹는 '김밥 한 입에 먹기' 챌린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 중이다. 작품 속 주인공 루미가 김밥 한 줄을 썰지 않고 그대로 먹는 장면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면서다. SNS에는 쌀을 짓고 단무지, 햄, 오이 등 재료를 손질해 김밥을 말고 참기름을 바른 뒤 깨를 뿌려 완성하는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특히 한 해외 인스타그램 이용자가 올린 김밥 요리 영상은 릴스에서 조회수 2200만회를 훌쩍 넘겼다. 해당 영상에는 "일주일 전쯤 김밥을 처음 먹어봤는데 중독됐다", "레시피를 알려달라", "나도 먹어보고 싶다" 등의 영어 댓글이 달리며 열기를 더했다. 30일 현재 인스타그램에는 'gimbap' 해시태그가 18만건 이상 등록됐고 틱톡에서도 관련 영상이 1만7000건을 넘어섰다. 특히 한 틱톡 해외 이용자가 '케데헌 루미(주인공)의 김밥'이라며 김밥 한 줄을 썰지 않고 베어 먹는 영상은 350만 조회수와 15만3000개의 좋아요를 얻으며 화제를 모았다. ◇김밥 열풍, 사실 이때부터 김밥의 글로벌 인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흥행하면서 김밥은 해외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각인됐다. 주인공 우영우가 김밥을 즐겨 먹는 장면은 상징처럼 자리 잡았고, 작품은 넷플릭스 비영어권 드라마 부문에서 7주 연속으로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 노출 효과를 키웠다. 한국 음식사에 대해 폭넓게 저술해 온 미국 빙엄턴대학교 로버트 구 부교수는 지난 3월 워싱턴포스트에 "김밥의 세계화는 놀라운 수준이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그 확산을 촉발한 핵심 계기였다"고 평가했다. 이후 2023년에는 미국 식료품점 트레이더 조스(Trader Joe's)에 출시된 '냉동 김밥'이 불티나게 팔렸다. 한국계 미국인 인플루언서 안세라 씨가 틱톡에 올린 시식 영상이 조회수 1100만 회를 기록하며 미국 전역 품절 사태를 촉발했다. 현재 누적 조회수는 1408만회를 넘어섰고 4000여개의 댓글 대부분은 외국인들이 김밥에 호기심을 표하는 내용이었다. 이 같은 열기는 수출 증가로도 이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냉동 김밥과 즉석밥 같은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38.4% 증가한 44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에서 쌀 가공식품 수출액 증가율이 51.0%로 가장 높았다. ◇매운맛으로 전 세계를 울린 불닭 챌린지 김밥 열풍 이전에는 불닭볶음면이 'K푸드 챌린지'를 주도했다. 2017년을 전후해 해외 유튜버와 틱톡커들이 '매운맛 도전' 영상을 올리며 처음 확산됐고, 이후 유명 연예인들의 언급으로 챌린지는 여러 차례 재점화됐다. 대표적으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지민이 2018년부터 라이브 방송에서 불닭볶음면을 먹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해외 팬들에게 알려졌고, SNS에서 '불닭 챌린지'가 급속히 퍼졌다. 또 지난해 3월에는 유명 래퍼 카디비가 틱톡에 불닭볶음면 먹는 영상을 올렸고, 해당 영상은 조회수 3000만 회를 훌쩍 넘기며 미국 내 품절 사태를 낳았다. 삼양식품은 해외 챌린지 확산과 함께 2023년 해외 매출 비중이 60%를 돌파했다. 특히 미국·중국·동남아를 중심으로 매출이 급증하면서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5290억원, 영업이익 1340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 중 해외 수출 비중은 70%를 넘어섰다. ◇오징어게임이 촉발한 달고나 열풍 또 다른 K푸드 챌린지 중 하나로는 '달고나 만들기'를 빼놓을 수 없다. 2021년 넷플릭스 자체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달고나 뽑기 챌린지'가 SNS를 휩쓸었다. 설탕을 국자에 녹여 달고나를 만들고 모양에 맞춰 잘라내는 과정을 담은 챌린지로 실패 장면까지 하나의 놀이로 소비됐다.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_달고나 만들기 세트'가 판매되며 밈이 상품화되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에 달고나의 영문 표기법 'dalgona'를 검색하면 검색 결과가 30만 건을 돌파해 유행의 열기를 보여준다. 드라마·영화·아이돌이 촉발한 K푸드 열풍은 한류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 김밥, 불닭볶음면, 달고나 등 K푸드는 단순한 간식을 넘어 한국 문화를 세계에 각인시키는 확실한 문화사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머스크 칩' 뇌에 심은 여성에게 벌어진 '놀라운 일'…"상상만 하면 현실이 돼"
국제 국제일반 2025.07.31 21:01:06일론 머스크의 뇌 이식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칩을 이식한 미국 여성의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여성은 20년간 전신마비 상태였는데, 칩 이식 후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게 됐다. 28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루이지애나 출신의 오드리 크루즈(36)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컴퓨터 화면에 이름을 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내 이름을 써봤다. 열심히 하고 있다”며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활용해 화면에 필기체로 ‘오드리’라는 이름을 적은 사진을 공개했다. 비뚤비뚤하게 적힌 글씨가 담겨 있는 이 사진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고 엑스(X‧옛 트위터)에서는 2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 사과, 하트, 나무, 고양이 등 그림도 화면에 직접 그려 올렸다. 오드리는 “검지손가락으로 왼쪽 버튼을 클릭하고, 커서가 손목을 따라 움직인다고 상상하면 된다”며 “물리적으로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텔레파시를 이용한 평범한 일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칩을 이용하면 생각만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고, 마우스를 스크롤 할 수 있게 됐다”며 “나는 이 수술을 받은 세계 최초의 여성”이라고 말했다. 오드리는 16살 때 교통사고로 척추가 크게 손상되며 전신이 마비됐다. 그는 지난주 마이애미의 한 병원에서 뉴럴링크 이식 수술을 받았다. 오드리 뇌에 이식된 칩은 운동 능력을 제어하는 뉴런에 전극을 연결해 뇌 신호를 읽어낸다. 이 신호는 블루투스를 통해 뉴럴링크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전송돼 컴퓨터 명령으로 변환된다. 칩은 무선 충전이 되는 소형 배터리로 구동된다. 일론 머스크는 이와 관련해 “그(오드리)는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종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고 했다. 한편 뉴럴링크는 지난해부터 사람의 두뇌와 컴퓨터를 원격으로 연결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장치를 사지마비 환자의 두뇌에 심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현재 3명의 척수 손상 환자 및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ALS) 환자가 이식을 완료했는데, 이들은 BCI 장치를 통해 각종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뉴럴링크는 2030년에 시각 회복 장치인 ‘블라인드사이트’를 출시하고, 2031년까지는 파킨슨병 치료용 ‘딥(Deep)’ 등을 연간 2만명에게 이식하는 것이 목표다. -
대상 3세 임상민 부사장, UTC인베 매각한다…"고용 승계될 것" [시그널]
증권 국내증시 2025.07.31 19:25:11대상그룹 계열 벤처캐피탈인 UTC인베스트먼트가 중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포레스트파트너스에 매각된다. 포레스트파트너스는 UTC인베 인수를 계기로 운용 자산이 6800억 원에서 1조 5000억 원 규모로 늘어난다. 31일 포레스트파트너스는 임상민 대상그룹 부사장이 보유한 대표 중견 벤처캐피털(VC) UTC인베스트먼트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인수 지분은 임 부사장이 보유한 지분 100%다. 이번 거래는 8월 중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양측의 거래는 극비리에 진행되어 UTC인베스트먼트의 구성원 대부분이 막판까지 알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레스트파트너스 관계자는 “인수 이후에도 UTC인베스트먼트 전 직원 고용을 승계할 예정”이라며 “기존 펀드의 안정적 운용과 지속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포레스트파트너스는 “이번 매각은 대상그룹의 지원 아래 고속 성장을 이어온 UTC인베스트먼트가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로보틱스 등으로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보다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사는 북미 물류회사 인수를 포함한 다양한 협업을 통해 상호 이해와 신뢰를 축적해 왔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각 사의 강점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향후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1988년 설립한 UTC인베스트먼트는 소비재와 유통, 바이오 분야 투자에 강점을 갖고 약 82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마켓컬리, 세미파이브, 에이직랜드, 스마트스코어 등 각 산업의 대표적 스타트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우수한 성과를 축적해 왔다. 최근에는 문화계정 지식재산(IP) 모태펀드,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에서 운용사(GP)로 선됐다. 스타트업 코리아펀드 지원에서 서류심사를 통과하며 펀드 조성과 투자 집행을 본격화하고 있다. 포레스트파트너스는 VC, 사모투자(PE), 자산운용(AM) 전 영역에 걸쳐 약 680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창업벤처전문 PEF인 ‘파인트리 시리즈’를 통해 트릿지, 파두, 모레 등 글로벌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초기부터 투자했다. 2021년에는 내부 VC 역량 강화를 위해 자회사 포레스트벤처스를 설립한 데 이어 2023년에는 뉴욕 소재 헤지펀드 타이거퍼시픽캐피탈의 공동 설립자인 황호연 파트너를 최고전략책임자(CSO) 및 포레스트벤처스 대표로 영입해 벤처투자 영역의 전문성을 한층 고도화했다. -
"극장에서 단돈 천 원에 영화 본다고?"…대박 할인권에 영화관 간만에 '북적북적'
사회 사회일반 2025.07.31 19:04:18“평소보다 사람이 4배는 많은 것 같아요. 근래 이런 일은 흔치 않죠.” 열대야가 기승을 부린 30일 오후 7시 서울 지하철 4·7호선 노원역 인근의 한 영화관. 서울의 밤 최저기온이 27도를 웃돌아 낮은 물론 밤에도 푹푹 찌는 날씨였지만 영화관은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수년 간 해당 영화관에서 청소 일을 하고 있다는 70대 정모씨는 “평소보다 사람이 진짜 많다. 3~4배는 많은 것 같다”며 “이런 일은 요새 흔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영화관 매표소에서 만난 관계자 역시 “정확한 답변은 드리기 어렵다”면서도 “관객이 평소보다 많은 건 맞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영화 관람 직후 깔깔 웃으며 함께 온 일행과 함께 방금 본 영화의 후기를 나누는 사람들, 입장 시간 직전 사둔 팝콘을 가족과 함께 미리 나눠 먹는 사람들까지 저마다의 단란한 풍경이 영화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450만장 할인권 중복 적용 혜택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와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한상준)는 이달 25일 오전 10시부터 전국 주요 영화관들에 영화관 입장권 6000원 할인권 총 450만 장을 배포했다. 민생 회복 및 극장가 소비 진작을 위해 확보한 새 정부 2025년 추가경정예산 271억 원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번 영화 할인권은 통신사 멤버십 할인을 제외한 경로 할인, 장애인 우대 할인, 청소년 할인, 조조할인 등 기존에 적용되던 할인 혜택과 중복 적용이 가능하다. 특히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일반 멀티플렉스 극장 기준 2D 영화를 기존 티켓 가격에서 절반 할인한 7000원에 관람할 수 있는 ‘문화가 있는 날’ 할인이 함께 적용된다. 할인된 티켓 가격 7000원에 정부 지원 할인권 할인 6000원을 함께 사용하면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셈이다. “할인 덕에 오랜만에 영화관 찾아” 할인권 배포 후 처음 맞는 ‘문화가 있는 날’이었던 30일 수요일, 극장에서 만난 시민들 역시 이번 정부의 영화 할인권을 포함한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적용해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았다고 입을 모았다. 그중 일부는 할인권을 누리집에서 제공받았지만 아직 쓰지 않았다거나 정책 자체를 최근에야 알게 돼 할인권을 제공받지 못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문화가 있는 날 할인 혜택에 6000원 할인권까지 더해 단돈 1000원으로 영화를 관람했다는 10대 박모씨는 “다른 날과 달리 1000원으로 영화를 보게 되니 확실히 평소보다 만족도가 높고 ‘이 영화를 1만5000원 주고 볼만한가?’ 하는 비판적인 생각이 줄어들었다”고 웃었다. 함께 온 10대 김모씨 역시 그 말에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김씨는 “영화를 한 달에 3번 이상 보는 편”이라며 “1000원에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한 50대 여성 역시 “영화 티켓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 영화는 잘 안 보게 된다”며 “그나마 할인에 할인을 더해 오랜만에 영화를 보러 왔다”고 토로했다. 그밖에 정부의 6000원 할인권 혜택 적용 없이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영화관을 찾았다는 시민들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가족과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는 40대 임모씨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영화를 보는 편인데 그나마도 영화 티켓 가격이 비싸서 카드사 할인 혜택을 꼭 받는 편”이라며 “나라에서 주는 할인 쿠폰이 있다는 건 전날 알았는데 이미 다운로드가 끝났더라”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몇 개월에 한 번꼴로 영화관을 찾는다는 20대 이모씨는 “나라에서 할인권을 제공한다는 정책은 알고 있었는데 제공을 못 받았다”며 “그래도 문화가 있는 날이라 7000원에 영화를 보러 온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티켓 적정가격은 얼마? 이처럼 영화관은 최근 시민들에게 저렴한 문화생활 공간이 아닌 비싼 선택지로 여겨졌다. 일부 상업 영화만이 스크린을 점령해 영화 선택지가 좁아졌고, 개봉작 수 자체가 줄어들었으며 결정적으로 티켓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날 관객들 역시 영화를 자주 볼 수 없는 이유는 단연 “티켓 가격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영화 티켓 가격은 성인·2D 영화 기준 평일 1만4000원, 주말 1만5000원에 달한다. 멀티플렉스 3사(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가 코로나19 당시 입은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2019년 주말 기준 1만2000원이었던 가격을 현재 수준까지 인상하면서다. 반면 시민들의 영화 티켓 가격에 대한 심리적 마지노선은 대부분 1만원 이하로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해 연말 공개한 영화소비자 행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영화 편당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티켓 가격은 8000~1만원 미만이 56.5%로 가장 높았다. 실제 이날 기자가 만난 시민들 역시 10명 중 9명은 적정 티켓 가격으로 8000~1만원 미만이라 답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도 “영화값이 9000원만 돼도 모두가 살만해진다. 한국에 천만 영화 1년에 10편씩 나올 것”이라는 한 누리꾼의 글이 155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공감을 얻기도 했다. 영화관 사이트·앱 한때 마비도 주요 영화관 웹사이트와 앱은 이달 25일 영화 6000원 할인권 신청이 시작되자 누리꾼들의 접속이 폭주하면서 한때 마비됐다. 멀티플렉스 영화상영관인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큐브 등의 공식 웹사이트에는 접속이 지연되거나 ‘시스템 오류로 현재 이용할 수 없다’는 안내창이 떴다. 일부 웹사이트에는 대기 인원이 10만 명이 넘는다는 안내 메시지와 함께 예상 대기 시간이 14시간 이상이라는 문구가 표시되기도 했다. 그간 시민들이 영화관을 찾는 걸 주저한 주된 원인은 ‘가격’이었다는 사실이 또 한 번 증명된 셈이다. 그러나 이번 정책으로 극장은 잃었던 활기를 되찾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실제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다. 3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일일 관객 수는 86만2234명을 기록했다. 이는 이달 최고 기록이자 올해 최고 일일 관객 수다. 직전 문화가 있는 날이었던 지난달 25일에는 22만5496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는데, 이와 비교하면 약 282% 늘어난 수치다. 같은 날 개봉한 ‘조정석표 코미디’ 영화 ‘좀비딸’(감독 필감성) 역시 이러한 열기에 힘입어 개봉 첫날 43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 올해 개봉 영화 중 오프닝 최고 성적을 경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6000원 할인권 정책이 관객 유입 및 영화 산업 활성화에 일정 부분 기여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최근 몇 년 새 침체된 극장가의 흐름을 완전히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000원 티켓’ 8월27일 한번더 한편 정부의 영화관 6000원 할인권은 오는 9월2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다음 달 27일 ‘문화가 있는 날’ 역시 할인권을 적용해 1000원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다만 이용처별 1인당 2매씩 발급이 제한된다. 업계는 이달 말부터 8월 첫째 주 주말까지 할인권의 30% 이상이 소진될 것을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에이피알·정샘물·라카까지…성수동에 꽂힌 K뷰티
산업 생활 2025.07.31 17:39:51K뷰티 브랜드들이 잇따라 서울 성수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면서 이 지역이 K뷰티의 핵심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MZ세대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성수동이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하면서 글로벌 K뷰티 브랜드들의 전략적 요충지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31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씨가 본인을 이름을 따 내놓은 뷰티 브랜드 ‘정샘물뷰티’는 9월 중 성수동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다. 정샘물뷰티는 올리브영이나 백화점 등을 통해 주로 판매되고 있으며 단독 매장은 2017년 강남 가로수길에 오픈한 ‘정샘물 플롭스’가 유일하다. 성수동은 수많은 K뷰티 브랜드들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K뷰티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에이피알’도 연내 성수동에 세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다. 에이피알은 2023년 명동, 지난해 압구정동에 각각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운영 중이다. 색조 브랜드 ‘라카’도 8월 중 성수동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인다. 2018년 라카코스메틱스가 론칭한 라카는 2020년 큐텐재팬을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틴트와 립스틱 등 립 메이크업 제품이 일본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현지 리테일 매장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구다이글로벌이 라카코스메틱스 지분 약 88%를 425억 원에 인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임지현 라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성수동은 국내외 젊은 세대부터 다양한 연령층의 방문객까지 폭넓게 유입되는 문화적 허브”라며 "라카의 브랜드 철학과 다채로운 컬러 스펙트럼을 가장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 판단해 성수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미 올해 ‘롬앤’과 ‘어뮤즈’, ‘바닐라코’, ‘티르티르’가, 지난해에는 ‘데이지크’와 ‘삐아’, ‘토리든’, ‘힌스’ 등이 성수동에 단독 매장을 냈다. CJ올리브영도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의 입지로 성수동을 선택하고 지난해 11월 ‘올리브영N성수’를 오픈했다. 국내 뷰티 브랜드들이 성수동을 선택하는 것은 국내 주요 상권 중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데다, 외국인의 비중도 유독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성수 상권의 일 평균 유동 인구는 25만 9000명으로 강남과 명동, 홍대 등을 모두 꺾고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도 하루 평균 1만 명 가량이 성수동을 찾은 것으로 집계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 대비 약 13.5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성수는 국내 젊은 층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주목받는 지역으로 뷰티 브랜드 등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밀집된 트렌디한 상권”이라며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 유입이 활발한 입지적 특성을 고려해 고객과 체험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을 확장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판단해 차기 플래그십 스토어 입지로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 같은 행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들이 연달아 성수동을 거점으로 선정하면서 성수동의 리테일 매장 수는 2022년 말 423개에서 2023년 말 481개, 지난해 말 518개로 꾸준히 증가했다. 성수동의 리테일 공실률도 지난해 말 기준 2.9%에 그치며 여타 주요 상권의 평균 리테일 공실률 16.6%를 크게 밑돌고 있다. 남신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테일 임차자문팀 이사는 “내국인 및 외국인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성수동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주도하고 있는데 이 같은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매장 수 상승세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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