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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와이브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2.10 17:30:002005년 11월14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열린 ‘부산 APEC 와이브로 개통식’에서 진대제 당시 정보통신부 장관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오늘은 기술자들이 흥분되는 날”이라면서 휴대인터넷 와이브로(Wibro)를 개발한 공로자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했다. “세계 최고 기술을 만들어낸 자랑스러운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순수 국내 역량으로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을 만들어냈다는 점을 자랑한 것이다.와이 -
[만파식적]샹젤리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2.03 17:32:3010여년 전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낮에 에펠탑에 올랐다가 해 질 녘에 샹젤리제 거리를 거닐며 느꼈던 여유로움은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특히 잠시 들렀던 샹젤리제 거리 노천카페에서의 휴식은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샹젤리제를 경험했던 여행객 모두 이런 기분에 동의할 것으로 믿는다. 그만큼 샹젤리제는 파리의 낭만과 역사를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손색이 없지 싶다.이렇듯 파 -
[만파식적] 연탄값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1.26 17:30:10독일 통일 전인 1980년 9월 중순 서독의 광산 노동자들이 노동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파업에 돌입했다. 이 여파로 각국의 연탄 가격이 요동쳤다. 당시는 서독이 세계 석탄 채굴량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서독의 수급 상황이 연탄값 동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던 때였다. 서독산 석탄 의존도가 심했던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1년 전만 해도 장당 85원이던 연탄 소비자가격이 그 해 말 115원으로 35.3%나 올랐다. 이듬해에도 15 -
[만파식적] 대화퇴 어장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1.25 17:30:001967년 8월 국립수산진흥원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독도 부근 동해어장 조사를 위해 시험선 ‘태백산’호를 탄 조사단이 대규모 오징어 어장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발견장소는 독도에서 동북쪽으로 200마일가량 떨어진 공해. 이미 조업 중인 일본 오징어잡이 어선 100여척도 함께 포착됐다. 동해 최고 황금어장으로 불리는 ‘대화퇴(大和堆)’ 어장의 등장이다. 대화퇴는 수산자원의 보고다. 1920년대 난파된 일본 해군 측량선 ‘야 -
[만파식적] 바이주(白酒)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1.19 17:32:51중국 정부는 1984년부터 전통술인 바이주(白酒)의 짝퉁을 몰아내기 위한 지루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벌써 30년이 넘었지만 아직 끝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수요가 넘쳐 진짜·가짜 가리지 않고 잘 팔리기 때문이다. 우량예·수정방과 함께 3대 바이주이자 ‘국민 술’로 불리는 마오타이는 특히 인기가 많아 춘제 등 명절이 되면 가격이 폭등한다. 올 춘제 때는 ‘페이톈’ 상표의 마오타이 한 병 가격이 2,000위안(약 34만원) -
[만파식적] 콩피에뉴 숲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1.12 17:30:00백년전쟁이 한창이던 1430년 5월 전략적 요충지인 콩피에뉴가 영국-부르고뉴 연합군의 포위공격을 받고 있다는 소식에 잔 다르크가 프랑스군을 이끌고 달려갔다. 선두에 서서 적군을 쫓아가던 잔 다르크,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르고뉴군의 본대 깊숙이 들어가고 말았다. 위기를 직감한 잔 다르크는 결사적으로 빠져나오려 했으나 말에서 떨어져 포로의 신세가 된다.부르고뉴군은 영국에 거금을 받고 잔 다르크를 팔아넘겼 -
[만파식적] 벨기에 초콜릿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1.11 17:41:221976년 6월27일 이스라엘에서 프랑스 파리로 향하던 여객기가 테러범들에게 납치됐다가 이스라엘 특공대에 구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유명한 ‘엔테베 작전’이다. 2년 뒤인 1978년 3월30일 이스라엘에서 사건의 배후로 지목한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의 수장 와디 하다드가 서독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혈액검사 결과 그의 면역체계는 완전히 망가진 상태. 독살은 확실했지만 흔적이 남지 않아 미궁에 빠졌다. 그로부터 29년 -
[만파식적]뉴칼레도니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1.05 17:30:001988년 4월 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에서 원주민인 카나크인들로 구성된 무장 독립단체가 프랑스 판사·경찰 등 27명을 인질로 잡는 사건이 발생했다. 프랑스에서는 이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3년 전부터 꿈틀대던 독립항쟁이 본격화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당시 프랑스는 대통령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여서 뉴칼레도니아 인질사태는 ‘뜨거운 감자’였다. 재선을 노리던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은 대터러특수부대 300여 -
[만파식적] 시련의 시너고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0.29 17:31:01제2차 세계대전의 암운이 짙어지던 1938년 11월7일 독일 외교관이 유대인 청년에게 파리에서 암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단순 저격 사건으로 보였던 이 사건은 나치에 유대인 탄압의 더할 나위 없는 빌미가 됐다. 11월9일부터 이틀간 독일과 독일군이 강제 점령한 오스트리아, 체코 수데테란트 유대인들의 집과 가게·건물이 나치 친위 돌격대(SA)의 조직적인 약탈과 파괴에 노출됐다. 특히 267개 유대인 회당 ‘시너고그’는 집 -
[만파식적] 북아일랜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0.24 17:30:00기원전 5세기부터 켈트족이 자리를 잡고 살던 아일랜드는 이민족의 침략을 많이 받았다. 기원전 58년에는 로마인들의 공격을 받았고 9세기에는 노르만족의 침공도 겪어야 했다. 잉글랜드의 침략이 시작된 것은 12세기부터다. 1169년 헨리 2세는 더블린을 함락하고 아일랜드를 식민지로 삼았다. 이때만 하더라도 침략자나 토착민이나 가톨릭을 믿고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마찰은 없었다. 문제가 발생한 것은 1534년 헨리 8세가 대대 -
[만파식적] 석유무기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0.17 17:30:00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단 6일 만에 처참한 패배를 맛본 아랍이 석유수출 중단 카드를 꺼내 들자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 아메드 자키 야마니는 반기를 든다. 그는 완전한 동맹이 형성되지 않으면 엠바고는 실패한다고 봤다. 친미 성향의 팔레비 왕국 이란이 금수조치에 찬성할 턱이 없고 베네수엘라와 인도네시아의 배만 불릴 것으로 본 것이다. 야마니의 예측이 현실화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6년 뒤 발발한 제 -
[만파식적] 폴 앨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0.16 17:34:251974년 겨울 어느 날 하버드대 교정을 거닐던 폴 앨런은 과학잡지 ‘포퓰러일렉트로닉스’의 큼지막한 표지사진을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잡지 1월호에 실린 ‘세계 최초의 미니 컴퓨터-알테어 8800’이 컴퓨터 혁명을 꿈꾸던 그의 개발 의지를 자극한 것이다. 앨런은 잡지를 들고 곧바로 오랜 친구인 빌 게이츠에게 달려가 알테어 8800에 생명을 불어넣을 컴퓨터 언어를 개발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최초의 개인용컴퓨터(PC) -
[만파식적] 美 내셔널 몰(National Mall)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0.15 17:40:001790년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포토맥강 북쪽 유역을 새 수도 부지로 정한 뒤 이듬해 프랑스 출신의 건축가 피에르 샤를 랑팡에게 도시 설계를 의뢰했다. 랑팡은 바로크식 도시계획을 본보기로 삼아 광장 조성을 핵심으로 하는 설계를 진행했다. 이렇게 해서 워싱턴DC 도심 한복판에 들어선 광장이 ‘내셔널 몰(National Mall)’이다. 길이 3㎞, 폭 483m에 달하는 거대한 직사각형 잔디광장인 내셔널 몰의 중앙에는 워 -
[만파식적] 수자기(帥字旗)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0.14 17:35:222007년 4월 한국 문화재청이 미국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장 앞으로 편지 한 통을 보냈다. 신미양요 때 미군이 강화도에서 강탈해 간 어재연 장군의 장군기 ‘수자기(帥字旗)’를 반환받는 데 조언을 해줄 수 있는가 하는 내용이었다. 박물관장이 보낸 답변은 ‘불가’였다. 대통령 명령과 의회 입법 때문에 수자기를 포함해 세계 각지에서 빼앗아 온 250여점의 깃발을 돌려줄 수 없게 돼 있다는 것이었다. 반환이 힘들다는 것을 확인 -
[만파식적]반스앤노블의 몰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0.10 17:30:00한 여자가 있다. 그는 동네에서 어머니의 유산으로 물려받은 작은 아동 전문 서점을 운영하지만 주변에 대형 체인 서점이 생기면서 한순간에 존폐의 기로에 선다. 할인 행사에 서점 내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음료까지 제공하는 대형 서점의 막강한 힘 앞에 조그만 서점의 사장은 그저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 절박한 심정을 털어놓을 대상은 오직 e메일로만 연락하며 호감을 키우던 익명의 남자. 하지만 그가 대형 서점의 주인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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