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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차고스제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27 17:35:401956년 제2차 중동전쟁이 끝나고 수에즈운하에서 영국군이 철수하면서 미국에는 고민이 하나 생겼다. 냉전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동과 남아시아를 관리하기 위한 전력에 공백이 생긴 것이다. 중동의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하면 미국으로서는 어떻게든 대안을 모색해야 했다. 이때 군사기지 후보로 미국의 눈에 띈 곳이 인도양에 있는 차고스제도다. 1966년 미국은 섬을 관리하고 있던 영국과 50년간 조차(租借)협약을 맺었다. -
[만파식적] 맥스웰하우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26 18:48:552009년 7월 유명 배우 같은 톱 모델을 전혀 쓰지 않고 길거리 캐스팅한 대학생들을 등장시킨 커피 광고가 전파를 타자 소비자들이 열광했다. 바로 맥스웰하우스 광고다. 내용은 간단했다. 100명의 대학생에게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고 싶은 대상에게 말씀하세요”라는 똑같은 질문을 하고 대답을 화면에 담았다. 출연자들은 맥스웰커피 한 캔으로 자연스레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렇게 제작된 ‘스무 살의 고백’ 시리즈는 -
[만파식적]적산가옥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25 18:10:22히로히토 일왕은 1945년 8월15일 정오 연합군에게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다. 조선에 있던 일본인들은 이 소식을 듣자마자 조선인에게 맞아 죽을까 봐 짐은 싸는 둥 마는 둥 하며 일본으로 야반도주했다. 회사건 집이건 이들이 갖고 있던 온갖 재산은 그대로 남아 미 군정을 거쳐 정부 수립 후 대한민국의 소유로 넘어왔다. 일본인이라는 적(敵)이 갖고 있던 재산(産), 즉 적산이다. 광복 후 아무런 경제적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적 -
[만파식적] 문인석(文人石)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24 17:30:00‘천년을 지키고 있을 석물을 설치해 놓았으니 영원토록 온갖 혼령들을 질타하면서 보호하리라’. 지난 1659년 작성된 효종대왕 애책문(哀冊文)에는 왕릉 입구에 세워진 석물의 책무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문인의 형상으로 석조물을 만들어 묘 앞에 세워둔 문인석(文人石)은 예로부터 왕이나 사대부의 권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상징물이었다. 문인석은 흔히 무인석(武人石)과 함께 각각 한 쌍씩 마주 보고 세우는데 -
[만파식적] 英노동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21 18:39:1319세기 초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영국의 산업생산력은 비약적으로 늘었지만 노동자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기계화로 인해 노동자들은 장시간 근로와 저임금에 시달렸다. 이에 노동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정치권력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이런 배경에서 1838년 이후 나타난 것이 차티스트운동이다. 노동자들은 남성의 보통선거권과 의원출마자의 재산자격제한 폐지 등을 요구했다. 마침내 1867년 선거법이 개정되면 -
[만파식적]글쓰는 AI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20 17:35:052016년 일본 문단을 술렁이게 만든 사건이 발생했다. 인공지능(AI)이 쓴 단편소설이 니혼게이자이신문의 공모전에서 1차 예심을 당당히 통과하는 이변을 연출한 것이다.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졌던 창작활동마저 AI의 도전에 직면했다는 사실은 대중들에게도 충격을 안겨줬다. 심지어 심사위원들조차 공모작 가운데 AI가 쓴 소설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물론 ‘컴퓨터가 소설을 쓰는 날’이라는 제목의 소설은 사전에 -
[만파식적]수병과 간호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19 17:37:361945년 8월15일 2차 대전 종전 소식을 들은 수만 명의 인파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쏟아져나왔다. 검은색 세일러복을 입고 하얀색의 동그란 군모를 눌러 쓴 한 수병도 그중 하나였다. 종전을 기뻐하며 길을 걷던 그는 하얀색 간호사 복장을 한 여성을 보고 허리가 으스러지게 껴안고 입을 맞췄다. 라이프 잡지의 사진기자인 앨프리드 아이젠스타트는 때마침 옆에 있다가 이 장면을 놓치지 않았고 셔터를 눌렀다. ‘대일전승일 -
[만파식적] 슈퍼 주총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18 18:13:07금융감독원의 전신 중 한 곳인 증권감독원의 사무실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매년 2월 말만 되면 텅텅 비었다. 국장급 간부와 잡무를 담당하는 여직원만 간간이 눈에 띌 뿐 그 많은 책상을 차지하고 있던 직원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은 사무실이 아닌 상장사들의 주주총회장. 당시만 해도 증권감독원은 무분별한 무상증자 약속과 총회꾼 방지를 위해 직원들을 주총장에 참관자로 파견했는데 이때만 되 -
[만파식적]비운의 A380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17 17:13:11새 밀레니엄을 앞둔 1990년대 중반부터 아시아 각국마다 공항 대형화 경쟁이 불붙었다. 2001년 인천국제공항을 개항한 우리나라를 비롯해 싱가포르와 홍콩, 중국 상하이 등은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확장을 통해 자국 국제공항을 동아시아 허브 공항으로 육성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세계 항공기 시장에서 미국의 보잉에 밀려 만년 2위였던 에어버스는 아시아의 폭발적 성장을 주목했다. 에어버스가 이즈음 내놓은 야심작이 초대형 -
[만파식적] 경인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14 18:07:421883년 제물포항이 개항되자 조선은 철도 건설의 필요성을 느꼈다. 전국에서 올라온 물자를 선박을 이용해 한양으로 운반하는 것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은 재정사정이 좋지 못했다. 이때 조선 철도 부설에 관심을 표시한 나라가 미국과 일본이다. 미국은 1887년 조선에 ‘철도 신설계획 요청’ 공문을 발송하는 등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마침내 고종은 1896년 미국 기업가 제임스 모스에게 경인철도 부설권을 줬 -
[만파식적] US스틸의 부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13 17:30:4319세기 말 미국은 세계의 공장이었다. 미국은 영국보다 산업혁명이 한 세기가량 늦었지만 중화학 분야에서 2차 산업혁명을 주도했다. 독점적 지위의 기업체를 뜻하는 트러스트(trust)가 이때 탄생했다. 스탠더드오일을 설립해 미국 정유 시장의 90%를 석권한 록펠러를 필두로 철도의 황제 밴더빌트, 철강왕 카네기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이때부터 ‘메이드인 재팬’의 공습이 본격화한 1970년대까지 100년 동안 무역 흑자를 구 -
[만파식적] 푸우오오 분화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12 17:18:24미국 하와이섬에서 남동쪽으로 가면 광대한 화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해발 4,100여m의 마우나로아산과 그보다 야트막한 해발 1,200여m의 킬라우에아산이다. 특히 킬라우에아산은 세계에서 가장 활동이 왕성한 화산으로 유명하다. 이곳에 있는 여러 곳의 분화구에서는 수시로 용암을 내뿜는데 그중에서도 푸우오오(Puoo) 분화구는 군계일학이다. 1983년 1월3일 첫 분화를 시작한 후 지난해까지 약 36년간 매년 쉬지 않고 용암과 화 -
[만파식적]아틀라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11 17:41:19우리나라에서는 호랑이가 담배를 먹던 시절 서양에서는 거인족 신(神)인 티탄족이 크로노스를 왕으로 내세워 황금시대를 다스렸다. 어느 날 왕의 아들인 제우스는 아버지는 물론 티탄족 모두와의 전쟁에서 승리해 새로 올림포스 시대를 열었다. 신들의 신이 된 제우스는 티탄족 중에서 힘이 가장 센 사촌 아틀라스에게 세상의 서쪽 끝에 가서 하늘을 떠받들고 있도록 하는 엄청난 벌을 내렸고 아틀라스는 지금껏 그 무거운 짐을 지 -
[만파식적] 생물 대멸종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10 18:18:371982년 3월 과학잡지 ‘사이언스’지에 두 쪽짜리 짧은 논문이 실렸다. 미국 고생물학자인 데이비드 라우프와 존 셉코스키 교수가 6년간의 해양 화석 분석을 통해 2억5,000만년 동안 주기적으로 발생한 종의 멸종에 대해 연구한 결과물이었다. 논문의 결론은 고생대 오르도비스기와 데본기, 페름기, 트라이아스기 후반과 백악기에 다른 멸종 수준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대량 멸종이 다섯 번이나 발생했다는 것. 일부 종이 사라지 -
[만파식적] 골프 괴짜스윙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07 17:44:50미국 프로골퍼 짐 퓨릭은 한때 평론가들로부터 ‘높은 나무에서 떨어진 문어’처럼 기이한 스윙을 구사한다는 조롱을 받아야 했다. 백스윙 때 가파르게 올렸다가 내려앉으면서 평탄하게 휘두르는 ‘8자 스윙’이 마치 칼춤을 추는 것 같은 변칙적인 동작이어서 프로선수답지 않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하지만 유일한 레슨코치였던 그의 아버지는 퓨릭의 자세를 교정해주지 않고 그만의 스윙을 자유롭게 키워나갈 수 있도록 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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