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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익산 미륵사지석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28 18:08:24“우리 백제 왕후께서는 좌평 사택적덕의 따님으로 만백성을 어루만지고 불교의 동량이 돼 정재(淨財)를 희사해 사찰을 세우시고…원하옵나니 대왕 폐하의 수명은 산악과 같이 견고하고 치세는 천지와 함께 영구하며…왕후의 신심은 수경(水鏡)과 같아 법계(法界)를 비추시고 불멸하시어…모든 중생들 함께 불도를 이루게 하소서.”국립문화재연구소가 2009년 익산 미륵사지석탑을 보수하다가 발견한 금제 사리봉안기에 새겨진 글 -
[만파식적] 야반도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25 18:04:05중국 전한시대에 사마상여라는 문인이 있었다. 당시 대단한 재산가인 탁왕손의 딸 탁문군과 사랑하는 사이가 됐지만 부부의 연을 맺지 못했다. 탁문군은 비록 열 일곱 살에 청상과부가 됐지만 부잣집 외동딸이었고 사마상여는 나이도 많고 돈도 벌지 못하는 건달이었다. 두 사람은 어느 칠흑 같은 밤 탁왕손의 눈을 피해 줄행랑을 쳤다. 기록상 세계 최초의 연애 커플인 사마상여와 탁문군의 사랑은 이렇게 야반도주로 시작한다. -
[만파식적]러 루스키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24 18:27:022007년 1월 인도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곧바로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했다.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북러 정상회담 후 6년 만에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은 푸틴은 개발사업이 부진하다며 시장을 해임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그리고 특별회견에서 2012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에서 개최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러시아 정부는 곧바로 1,000 -
[만파식적]헤즈볼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23 17:40:001983년 10월23일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 위치한 미국 해병대사령부 건물로 벤츠 트럭 한 대가 무서운 속도로 돌진했다. 트럭에는 약 1만2,000파운드의 폭약이 실려 있었다. 건물 정면이 공격당하면서 미군 병사 241명이 사망했다. 같은 날 프랑스군 사령부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프랑스군 58명이 죽었다. 이날 공격은 단일 폭탄테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기록됐다.이런 무자비한 자살 폭탄테러의 배후에는 이슬람 시아파 -
[만파식적] 국회의사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22 17:36:36우리처럼 국회의사당이 자주 이사한 나라도 드물다. 국회의 역사를 꼼꼼히 뒤져보면 대한민국 국회가 의사당으로 사용한 건물은 10여곳에 이른다. 제헌국회가 첫발을 디딘 곳은 중앙청(옛 조선총독부 건물) 중앙홀이었다. 1950년 북한의 남침으로 군과 행정부가 남쪽으로 계속 내려가는 바람에 국회도 대구 문화극장과 부산 문화극장을 임시의사당으로 썼다. 그 뒤 서울 수복과 1·4후퇴, 서울 환도 등을 거치면서 국회의사당도 중 -
[만파식적]성락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18 17:31:55조선 고종의 다섯째 아들 의친왕은 항일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인물로 꼽힌다. 1899년 스물두 살에 미국 유학을 떠났다가 6년여 만에 귀국해 일제의 감시를 받다 1919년 상하이임시정부에 합류하기 위해 중국으로 탈출한다. 고종의 후손 왕족 가운데 가장 위험한 인물로 의친왕을 꼽고 있던 일본은 그가 사라지자 추적에 나섰고 랴오닝성 단둥에서 체포해 국내로 송환했다. 일제의 감시 속에 서울 성북동의 별궁 성락원에서 비운의 -
[만파식적] 日 스미토모그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17 18:40:15일본 교토 동쪽에 비와코라는 넓은 호수가 있다. 예로부터 교토·오사카에서 관동지역으로 가는 수상교통의 요지로 출발점에 오미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1,000년 이상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와 인접해 전국의 물산이 모이는 허브였다. 이곳 오미 상인들은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근대 일본의 기초를 닦은 것으로 유명하다. 도요타·이토추·마루베니 등 일본을 대표하는 굴지의 대기업 창업자들을 배출했다. 한국으로 말하면 경남 의 -
[만파식적] 그린재킷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16 17:23:58그린재킷은 세계 골프계 최고의 축제로 불리는 마스터스의 상징이다. 마스터스는 세계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골프클럽이 주최하는 유일한 대회다. 우승자에게 트로피를 주는 여타 대회와 달리 그린재킷을 입혀주는 것으로 시상식을 대신한다.그린재킷은 1937년에 생겼다. 마스터스 기간 중 구름처럼 몰려드는 갤러리와 구분하기 위해 회원에게 그린재킷을 입도록 한 것이 처음이다. 마스터스를 창설한 보비 존스가 영국 로열리버 -
[만파식적] ‘中 996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15 17:45:06지난달 26일 세계 최대 개발자 커뮤니티인 깃허브(GitHub)에 중국의 한 프로그래머가 ‘996.ICU’ 사이트를 개설하자 중국 벤처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열렬히 호응했다. 사이트 이름은 ‘오전9시부터 오후9시까지 일주일에 6일 일하는 근무관행(996룰)’을 계속하면 직원들은 병원 중환자실(ICU)행이라는 의미. 장시간 근무에 반대하는 취지에 공감한 중국 정보기술(IT)·스타트업계 종사자들이 캠페인에 대거 동참하면서 삽시 -
[만파식적]빵값 시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14 18:11:282011년 1월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광장에 100만명의 반정부시위대가 몰려들었다. 군중은 ‘문제는 바로 빵’ ‘우리에게 빵을 달라’는 구호를 외치며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지방 곳곳에서는 농민들이 야자나무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빵 부족 문제를 해결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정부의 보조금 축소로 이집트의 주식인 빵값이 폭등하자 참다못한 국민들이 들고일어난 것이다. 이번에는 빵 크기를 줄이 -
[만파식적] 정치인 수첩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11 17:47:02‘수첩’은 정치인을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늘 수첩을 갖고 다니면서 중요한 내용이나 만난 사람들을 메모했다. 이렇게 해서 얻은 별명이 ‘수첩 공주’다. 당초 긍정적 의미로 쓰였던 이 별명은 나중에 부정적 이미지로 변했다. 상대 정당은 “수첩이 없으면 말을 제대로 못 한다”고 깎아내렸다. 집권 후 ‘수첩 인사’라는 조롱까지 나왔다. 수첩에 적힌 사람만 기용하는 폐쇄적 인사라고 -
[만파식적]쿠바 야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10 17:30:43한국과 쿠바가 맞붙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결승전. 9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교체 투수 정대현이 던진 슬라이더는 유격수 땅볼이 되면서 병살타가 됐다. 한국이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야구에서 금메달을 따낸 순간이다. 금메달 자체도 감격이었지만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쿠바 야구를 이겼다는 데 더 흥분했다. 쿠바 야구는 말 그대로 아마추어 세계 최강이다. 세계 야구인들의 잔치인 세계야구선수권대회는 쿠바가 우승하 -
[만파식적] 요르단강 서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09 17:50:00오스만제국은 1299년 오스만 1세가 셀주크제국을 무너뜨린 후 소아시아와 중동·아프리카에 이어 유럽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했다. 그로부터 600여년이 지난 뒤 오스만제국은 붕괴의 길로 들어선다. 제1차 세계대전 때 독일 편에 서면서 패전의 멍에를 쓴 때문이다. 1차 대전 전후 처리 과정에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유대인들 사이에서 과거 자신들의 선조들이 살았던 팔레스타인에 나라를 세우려는 시오니즘운동 -
[만파식적] 칼리파 하프타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08 17:30:132010년 12월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 혁명 물결이 그 이듬해 이웃 리비아에까지 몰려왔다. 42년간 리비아를 철권 통치하던 무아마르 알 카다피는 고향 시르테 땅굴에 숨어 있다가 시민군에게 붙잡혀 처참하게 총살됐다. 아랍의 시민 혁명 바람은 이후 리비아에 짙은 내전의 상처를 남긴다. 서방이 지원하는 반정부군과 이슬람 전통 무장세력 간 유혈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유엔이 개입해 2015년 파예즈 알사라즈 총 -
[만파식적]세기의 이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07 17:24:201509년 영국 왕 헨리 8세는 형수인 캐서린과 결혼했다. 처음에는 부부 금실이 좋았지만 캐서린이 끝내 아들을 낳지 못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헨리 8세의 눈에는 캐서린을 옆에서 돌보던 젊은 시녀 앤 불린이 들어왔다. 그는 캐서린이 형과 혼인한 적이 있어 성경의 가르침에 어긋난다며 교황 클레멘스 7세에게 결혼을 무효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교황이 거절하자 헨리 8세는 영국 교회의 모든 권한이 국왕에게 있음을 알리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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