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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野政 정책협의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30 17:31:49프로야구 전설의 라이벌 최동원과 선동열. 그들은 맞수로 싸웠지만 인간적으로는 가까운 선후배였다. 사실은 우리의 여당과 야당도 라이벌이면서 함께 어울려온 사이다. 그래서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얘기도 있다. 심지어 독재정권 때도 여야 의원들은 낮에 몸싸움을 벌였다가 밤에는 함께 술을 마시고는 했다. 하지만 정책 협의에서는 오랫동안 여야를 ‘적과 동지’로 양분하는 프레임이 작용했다. 여당과 정부·청와대가 모 -
[만파식적]칸(Cannes)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27 17:55:51유럽을 제패했던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러시아 원정에서 실패한 데 이어 유럽 동맹군과의 전쟁에서 패하면서 1814년 5월 루이 18세에게 황제 자리를 물려주고 지중해 엘바섬으로 유배된다. 그의 전성기는 유배와 함께 끝난 듯했지만 10개월여 뒤 엘바섬 탈출과 함께 상황은 달라진다. 영국 상선으로 위장한 범선에 몸을 싣고 몇 척의 배와 함께 엘바섬을 떠난 나폴레옹은 1815년 3월1일 프랑스 남동부 해안에 상륙한다. 현재 -
[만파식적] 오사카성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26 17:46:481615년 5월 도쿠가와 이에야스 군대가 난공불락의 요새인 오사카성의 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 히데요리와 어머니 요도도노는 오사카성 성내 북쪽 야마조토마루로 달아났다. 하지만 금세 도쿠가와 군에 포위됐다. 히데요리와 요도도노는 희망이 없음을 알고 자결했다. 옆에 있던 한 무사가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목을 치는 가이샤쿠를 한 후 그도 자결했다. 임진왜란을 일으켰던 도요토미 가문은 여기서 -
[만파식적]中 TCL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23 17:23:06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대우전자가 프랑스 전자회사인 톰슨멀티미디어를 인수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일본 업체의 거센 공세로 경영난에 시달리던 톰슨이 보유한 세계 TV 시장 1위라는 브랜드 가치를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프랑스 국민들은 나라의 자존심을 헐값에 매각할 수 없다며 반대했고 인수작업은 무산되고 말았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04년 톰슨은 회생에 실패해 결국 중국 가전업체인 TCL에 넘어가게 됐다. T -
[만파식적]콜롬보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22 18:59:13스리랑카는 오랜 전쟁과 식민의 역사를 가진 나라다. 16세기 이후 포르투갈과 네덜란드에 이어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가슴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수도였던 서부 항구도시 콜롬보가 있다. 그래서 콜롬보 시내 곳곳에는 서양식 건축물과 함께 독립기념관 등 역사기념물이 산재해 있다. 굴곡진 역사를 품은 콜롬보항(港)이 문헌에 최초로 등장한 것은 5세기. 중국 여행가인 법현의 기록에서 카오란푸라는 이름으로 -
[만파식적]대북특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21 17:30:00남북이 일촉즉발 상황에서 대치하던 1972년 5월2일,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은 청산가리 캡슐을 양복 주머니에 품고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북한 주석을 극비리에 만났다. 독약을 소지한 것은 만일의 사태가 벌어질 경우 자결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 부장은 박정희 정부의 ‘밀사’였지만 사실상 대한민국의 첫 번째 대북특사였다. 당시 남북의 특사 교환과 막후 접촉은 통일의 기본원칙을 담은 ‘7·4공동성명’으로 이어졌 -
[만파식적] 파룬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20 16:55:311999년 4월25일.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의 공관이 있는 베이징 중난하이 인근에 파룬궁 수련생 1만여명이 모였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1만명이 넘는 파룬궁 수련자가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집결해 중난하이를 포위하고 연좌 농성집회를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보도와는 달리 수련생들은 파룬궁 해설서를 읽으면서 평화시위를 벌이다 자발적으로 해산했다. 중국 정부에 파룬궁 탄압의 명분을 준 것으로 알려진 ‘중 -
[만파식적]허난설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19 17:33:54‘어영차, 남쪽으로 대들보 올리세. 옥룡이 구슬 연못을 마시고 있네. 은평상에서 잠자다 꽃그늘 짙은 한 낮에 일어나, 미소로 요희를 부르며 푸른 적삼을 벗기네.’ 조선 시대의 천재 여류 문인 허난설헌이 여덟 살 때 지은 ‘광한전백옥루상량문(廣寒殿白玉樓上樑文)’의 한 대목이다. 상량문은 집을 짓기 위해 대들보를 올리며 행하는 상량식에서 상량을 축복하는 글이다. 허난설헌은 신선 세계 궁궐 ‘광한전 백옥루’에 초대 -
[만파식적] 김생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16 17:44:46고려 학사 홍관은 중국 송나라에 사신으로 가 있던 중 송나라 관리 양구와 이혁을 숙소에서 만났다. 홍관이 마침 갖고 있던 신라 명필 김생의 글씨 한 첩을 보여주자 두 사람은 “뜻하지 않게 왕희지의 친필을 여기서 보는구나”라며 크게 놀라워했다. 홍관이 “이것은 신라인 김생이 쓴 글씨”라고 거듭 말하는데도 두 사람은 “왕희지를 제외하고 어찌 이 같은 신묘한 글씨가 있을 수 있겠는가”라며 끝내 믿지 않았다. 삼국사기 -
[만파식적] 채털리부인의 사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15 16:39:211927년 이탈리아 피렌체. 영어로 출간될 소설의 원고를 타이핑하던 여성이 갑자기 이를 거부했다. 노골적인 성행위 묘사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영국인 작가는 우여곡절 끝에 자비로 초판 100부를 찍었고 가까운 친구들에게 2파운드씩 받고 팔았다. 뜻밖에도 독자들의 반응이 좋았다. 점차 입소문이 퍼지며 공급이 달리자 해적판 출판업자들이 등장했다. 런던뿐 아니라 뉴욕에서 해적판이 15달러에도 날개돋친 듯 팔려 -
[만파식적]합스부르크 왕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14 18:40:1116세기 말 아드리아해의 무역항 트리에스테에서는 ‘타라 은화’가 통용되고 있었다. 당시 상인들이 커피를 거래하는 데 사용했던 타라 은화에는 지배자였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쌍두 독수리 문장과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의 얼굴이 새겨져 있었다. 아랍 상인들은 커피를 팔아 건네받은 은화로 아프리카와 중동 등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만든 은화의 신용도가 높아 유럽 각국은 물론 아라 -
[만파식적]쏘가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13 17:43:11정도전이 고려 말 자신의 집에서 이색·권근·하륜 등 신진 사대부들과 떠들썩한 잔치를 벌였다. 권문세족 토벌 얘기 등으로 밤늦게야 잔치가 끝나자 정도전이 같이 있던 지인에게 “경치 좋은 단양에 내려가 머리를 식히고 오면 어떻겠는가”하고 물었다. 경치에는 관심이 없다는 지인에게 정도전이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같이 낚시나 하고 오세. 쏘가리 낚시 한번 하고 오면 피로가 풀릴 것 같아서 말일세.”조선 개국 공신 -
[만파식적] 상춘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12 22:15:50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념 대담을 진행한 청와대 상춘재(常春齋)는 ‘봄이 늘 계속되는 집’이라는 뜻을 가졌다. 역사는 일제 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상춘재 자리에는 조선총독부 관사의 별관으로 지어진 일식 목조건물 ‘매화실’이 있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이를 ‘상춘실’로 이름을 바꿔 사용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7년 12월 이를 철거하고 이듬해 3월 같은 자리에 천연 슬레이트 지붕의 양식 목조건물을 -
[만파식적] 자유의 메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09 17:43:102017년 1월. 퇴임을 1주일여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깜짝 수여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바이든은 오바마가 “임기 내 마지막 자유의 메달을 수여한다”고 밝히자 손수건을 꺼내 감격의 눈물을 훔쳤다.자유의 메달은 미국 대통령이 수여하는 최고 훈장으로 미국에서 민간인들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다. 국적이나 신분에 관계없이 세계 평화와 음악·영화·스포츠·문 -
[만파식적]키프로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08 18:45:36클레오파트라 7세는 300여년간 이어진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마지막 여왕이었다. 고대 그리스 작가 플루타르코스는 그리스·로마의 영웅 50여명의 이야기를 남겼는데 이 가운데는 클레오파트라와 염문을 뿌린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일화도 담겼다. 탁월한 미모로 유명한 그녀는 안토니우스와의 결혼을 통해 시리아 등 오리엔트 지역의 통치권을 넘겨받는다. 안토니우스가 파르티아 원정으로 획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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