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CNN 등 외신은 홍콩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눈 경찰을 맨몸으로 막아선 한 남성의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에서 남성은 한 손에 휴대폰을, 다른 한 손에는 비닐우산을 든 채 팔을 벌려 경찰을 막았다. 사진을 본 홍콩 시민들은 “1989년 베이징 탱크맨이 2019년 홍콩 피스톨맨이 돼 돌아왔다”며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칠레에서는 6일 정부가 지하철 요금 30페소를 인상한 것이 도화선이 돼 시위가 한창이다.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면서 시위가 격해지자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장갑차까지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 22일 AP 등 외신은 빨간 모자를 쓴 한 여성이 칠레 국기를 들고 장갑차를 향해 걸어가는 사진을 해외로 전송했고 이를 본 사람들은 “칠레판 탱크맨이 나타났다”며 환호했다.
연약한 일개 시민이 탱크와 장갑차를 세우고 총구를 막을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모든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지만 총구를 막는 시민이 있는 것을 보면 결국 권력은 시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구 어디서건 시민의 희생 없이도 민주주의가 잘 정착되기를 기대해본다. /한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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