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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헤이세이(平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21 17:28:161964년 도쿄올림픽 성공을 바탕으로 경제 성장에 자신감을 얻은 일본은 사회 곳곳에서 군국주의 부활 목소리가 고개를 든다. 대표적인 사례가 1974년 출범한 우익단체 ‘일본을 지키는 모임’이다. 일본 극우단체 ‘일본회의’의 모체가 된 이 모임은 2차 대전 패전 후 근거가 사라진 연호(年號)를 부활시키기 위해 연호 법제화 운동을 벌였다. 2차 대전 당시 일왕이었던 히로히토의 즉위 50년을 맞아 1976년 연호법 제정의 군불을 -
[만파식적]미국산 석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20 17:14:37제임스 딘은 시추관에서 갑자기 뿜어져 나온 검은 색깔의 기름비를 맞으며 환호성을 올린다. 그는 얼굴을 닦지도 않은 채 그 길로 짝사랑하는 여인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찾아가 외친다. “석유가 터졌어. 난 이제 부자야.” 영화 ‘자이언트’는 끝내 이루지 못한 한 남자의 사랑을 그리지만 한편으로는 미국 재벌의 전형적인 탄생 과정을 보여준다. 1859년 미국 에드윈 드레이크가 처음으로 땅에서 석유를 뽑아낸 후 미국에서는 -
[만파식적]도이체방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19 17:30:002017년 5월 국제 금융계를 깜짝 놀라게 만든 소식이 전해졌다. 1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최대주주에 중국의 무명 항공사가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당시 인수합병(M&A)의 신흥 강자인 하이항그룹이었다. 하이항은 도이체방크의 주식 9.9%를 확보해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5.88%)을 제치고 최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유럽으로서는 중국에 대주주 자리를 넘겨준 것이어서 자존심이 크게 상 -
[만파식적] 美풍자쇼 ‘SNL’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18 17:12:382008년 미국 NBC 방송의 인기 코미디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aturday Night Live·SNL)’에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 연방상원의원의 얼굴 가면을 한 카메오가 등장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 부부 역할을 한 연기자들과 대사를 주고받던 그 신사가 가면을 벗자 놀라움과 환영의 박수가 쏟아졌다. 순간 시청률도 급등했다. 진짜 오바마가 모습을 나타냈기 때문이다.SNL에 얼굴을 내민 유명인은 40년이 넘는 프로 -
[만파식적] 몰타(Malta)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17 16:31:19조지 H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 두 사람은 1989년 12월2일과 3일 이틀에 걸쳐 이탈리아 남쪽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인 몰타(Malta)에 정박한 여객선 막심고리키호에서 만났다. 동유럽의 민주화와 전략 핵무기 등 군비 축소, 경제협력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됐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세계는 냉전 시대를 벗어나 새로운 시대로 들어섰다”고 공식 선언했다. 냉전 종식의 신호탄 -
[만파식적]페르소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14 17:45:32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은 잠잘 때 외에는 시가를 입에서 떼지 않는 애연가였다. 그를 찍은 사진 속에는 대부분 시가가 등장한다. 사립 기숙학교 출신에 어려서부터 외로움이 많고 내성적인 성격에 가까웠던 그는 2차 대전 중 강력한 리더십을 지닌 지도자로 비치기 위해 시가를 문 모습을 자신의 페르소나(persona)로 자주 활용했다.페르소나는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배우들이 썼던 가면을 말한다. 사람을 의미하는 영어 ‘퍼슨(pe -
[만파식적]청해부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13 17:37:202011년 1월11일 페르시아만 북쪽의 이란 하르크섬에서 화물을 싣고 삼호주얼리호가 출항했다. 여기에는 한국인 8명에 인도네시아인 2명, 미얀마인 11명 등 모두 21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다. 아랍에미리트를 거쳐 스리랑카로 향하던 삼호주얼리호는 나흘 뒤인 1월15일 소말리아 해안에서 동북쪽으로 2,000㎞ 떨어진 인도양 해상에서 해적들에게 납치된다. 내전으로 혼란에 빠진 소말리아의 난민과 무장군인들이 해적 행위에 가담하 -
[만파식적] 베네수엘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12 18:36:271498년 카리브해 일대를 항해하던 콜럼버스 탐험대는 남아메리카 북쪽 카라카스 계곡 인근에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이곳이 인도라고 철석같이 믿고 황금과 향료를 구하기 위해 식민지 개척에 나선다. 훗날 베네수엘라의 수도가 되는 카라카스에 마을이 형성된 것은 1557년 스페인의 정복자 프란시스코 파하르도가 이곳에 목장을 만들면서부터다. 10년 뒤 디에고 데 로사다 스페인 장군이 들어오면서 도시의 기틀이 형성됐고 다시 -
[만파식적]뉴욕 크라이슬러빌딩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11 17:34:441928년 미국 자동차기업 크라이슬러의 창업자인 월터 크라이슬러가 뉴욕 도심에 259.4m에 달하는 세계 최고의 마천루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한창 잘나가던 회사를 상징하는 멋진 사옥을 갖고 싶었던 월터 크라이슬러는 건축가 윌리엄 반 앨런과 의기투합해 맨해튼의 그랜드센트럴역 인근에 빌딩을 짓기 시작했다. 그런데 뜻밖의 복병이 등장했다. 맨해튼은행이 260m의 초고층 건물을 짓겠다고 밝힌 것이다. 크라이슬러 측은 고민 -
[만파식적] 쓰레기 매립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10 17:22:01서울 홍제천과 불광천의 맑은 물은 굽이굽이 흘러 서쪽의 한강 본류와 만난다. 주류에서 일탈한 일부는 물길을 틀어 북쪽으로 용틀임하며 마지막 진저리를 친다. 이렇게 한 굽이는 서쪽, 다른 굽이는 북쪽으로 흐르면서 한강 하류 오른쪽에 퍼즐의 한 조각처럼 오목하게 들어간 섬을 만들어냈다. 이 섬은 언제부턴가 난초와 영지가 내뿜는 향기가 좋다고 해서 난지도(蘭芝島)가 됐다. 서울의 멋쟁이들에게나 나들이 코스로 알려진 -
[만파식적] 데스밸리(Death Valley)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07 17:41:06골드러시가 한창이던 1849년. 역마차를 끌고 서부로 향하던 개척자들은 캘리포니아 시에라산맥이 앞을 가로막자 이를 피해 평지가 많은 계곡으로 우회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선택이었다. 뜨겁고 건조한 땅에 소금 웅덩이가 전부인 사막 속 행군에 지쳐 한 명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도대체 행군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밖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개척자들은 마차를 부숴 땔감으로 쓰고 말을 -
[만파식적]교황 비오 12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06 17:36:291958년 10월 교황 비오 12세가 선종한 후 바티칸교황청은 그의 나치 협력 논란에 끊임없이 시달려왔다. 핍박받던 유대인을 막후에서 도와준 성인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히틀러의 교황’이라는 비난이 제기됐다. 1963년 독일 극작가 롤프 호흐후트가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책임을 묻는 ‘신의 대리인’이라는 희곡을 발표하자 그의 홀로코스트 방조 의혹은 한층 거세졌다. 1876년 3월2일 이탈리아 -
[만파식적] 암스테르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05 18:04:5712세기 네덜란드 암스텔강 하구에 두 차례의 큰 홍수가 난 후 다리와 댐을 건설하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암스테르담이라는 이름은 암스텔강의 댐에서 비롯됐다. 국토의 25%가 바다보다 낮지만 주민들은 협동해 제방을 쌓고 늪지와 갯벌을 개간해 도시를 건설했다. 14세기 초 북부 상인들의 동맹체인 한자동맹이 활발해지며 번영에 눈을 뜬다. 네덜란드는 9세기 프랑크왕국의 붕괴 후 여러 공국(公國)이 봉건영주 체제를 이어가고 -
[만파식적]한미군사훈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04 19:08:001968년 1·21사태, 북한의 미국 푸에블로호 납치사건, 북 무장공비의 울진·삼척 침투사건 등 한국의 안보 환경을 훼손하는 사건이 잇따르자 박정희 대통령은 미국에 한국 방위 공약을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일부를 월남전에 투입하고 싶어 했다. 그러려면 주한미군을 빼내도 한국 방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증명해야 했다. 1969년 3월 경기 여주에서 최초의 한미 연합 군사훈련 -
[만파식적]카슈미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03 17:07:52‘요정의 나라가 그곳을 감싸고 있고 마술이 있는 곳, 꿈속같이 아름다운 요정의 도시.’ 인도의 국부 자와할랄 네루가 1940년 카슈미르 지역을 둘러보면서 남긴 헌사다. 히말라야산맥의 서쪽 끝부분에 자리 잡은 카슈미르는 풍광이 수려해 무굴제국 시절부터 황제의 별장이 지어질 만큼 유명한 관광지였다. 성자 하마다니는 이곳을 ‘솔로몬의 정원’으로 명명했고 유럽인들은 ‘동양의 지상낙원’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카슈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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