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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몽금포작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14 20:11:031949년 8월10일 인천항에 정박해 있던 미국 군사고문단장 윌리엄 로버트 준장의 전용 보트가 사라졌다. 로버트 준장은 미 국방성에서 보내준 이 보트를 이승만 대통령에게 자랑했고 낚시를 좋아하던 이 대통령은 이 보트를 타보고 싶어 했다. 해군은 정부 수립 1주년을 맞아 열릴 예정이던 최초의 관함식을 코앞에 두고 벌어진 이 사건으로 발칵 뒤집혔다. 조사해보니 범인은 해군 인천 경비부 소속 하사관이었다. 보트 정장으로 -
[만파식적] 가을모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13 19:47:15사람 가까이 존재하면서도 가장 위험한 동물, 바로 모기다. 몸길이는 16㎜ 안팎, 몸무게도 몇㎎에 불과하지만 말라리아 등 질병을 퍼뜨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최소 50만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치명적인 존재다. 여름밤에는 '엥'하는 소리로 밤잠을 설치게 하는 귀찮은 생명체이기도 하다. 모기 잡으려다가 오히려 자기 뺨을 때린 경험도 종종 있다. 오죽했으면 다산 정약용 선생마저도 '모깃소리가 귓가에 들릴 때면 간장이 서늘하 -
[만파식적] 생체시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10 21:15:58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도민준(김수현)은 외계인이다. 그래서 천송이(전지현)와는 다른 시간을 살아간다. 짧은 순간을 긴 시간으로 바꾸는 능력 덕분에 400년이나 살면서도 늙지 않는다. 비결은 도민준의 생체시계가 지구인에 비해 아주 천천히 가기 때문.생체시계(bio-clock)는 생물이 지구의 하루 주기에 맞춰 살아가도록 행동과 생리작용을 조절하는 작용을 한다. 수면뿐 아니라 우리 몸의 -
[만파식적] 치킨의 눈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09 21:25:30우리나라 국민들의 닭고기 소비량은 한해 4억2,000만마리를 웃돈다고 한다. 국민 한 명당 1년에 여덟마리 정도를 먹어 치우는 꼴이다. 여름철에는 한 달에만 한 명이 두마리 이상의 닭고기를 소비한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치킨과 하느님을 결합한 '치느님'이라는 찬사와 국민 간식이라는 애칭이 따라다니는 것도 무리가 아닐 듯하다. 이런 치킨 열풍을 몰고온 것은 바로 프랜차이즈였다. 전국의 치킨 점포만 4만3,000여곳에 달해 -
[만파식적] 모란봉악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08 20:53:36해체설이 나돌던 북한의 모란봉악단이 다시 모습을 나타냈다. 북한-쿠바 수교 55주년을 맞아 평양을 방문한 쿠바 대표단의 축하공연에서 지난 7일 쿠바인이 좋아하는 '관타나메라'와 '카프리섬'을 불러 대표단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모란봉악단은 조선중앙TV에서 사라져 해체설이 나왔으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까지 참석한 국가 행사에 참석함으로써 건재를 과시한 셈이다.모란 -
[만파식적] 경평(京平)축구대항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07 20:31:52경성(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경평(京平) 축구대항전 첫 대회가 열린 1929년 10월8일. 서울 원서동 볼재(공간사옥 자리)에 있는 휘문고보 운동장에는 7,000여명의 구름 관중이 몰렸다. 건물을 포함한 휘문고보의 전체 크기가 2만㎡ 정도니까 운동장 면적은 1만㎡를 넘지 않았을 테고 관중석을 높이는 것도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수용인원이 7만여명 가까운 서울 월드컵 상암경기장의 크기가 21만6,712㎡인 것과 비교하면 당시 관중 -
[만파식적] 세상을 바꾼 사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06 22:16:43AP통신 기자 제프 와이드너는 중국 비밀경찰들의 눈을 피해 톈안먼 광장이 잘 보이는 호텔 6층 객실 베란다에 섰다. 곧이어 탱크들이 줄지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때 쇼핑백을 든 청년이 천천히 걸어 나오더니 탱크가 지나갈 거리 한가운데 우뚝 섰고 앞서 오던 4대의 탱크도 그 앞에 멈췄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그 순간 와이드너는 연신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 함께 있던 미국 유학생에게 필름을 AP통신사에 전해줄 것 -
[만파식적] 부다페스트 난민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03 20:56:462003년 개봉된 미국 영화 '언더월드'는 모두 4편이 만들어질 만큼 인기였다. 이 영화를 보면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이 지하철역에서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뉴욕에 다녀온 영화팬이라면 촬영장소가 뉴욕 지하철일 거라는 생각을 할 법하다. 낯이 익기 때문이다. 뉴욕 지하철은 수많은 영화의 배경이 됐던 만큼 그렇게 추론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 싶다.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언더월드'에 등장한 무대는 헝가리 부다페스 -
[만파식적] 중국인의 숫자 사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02 20:48:58한해 1,500만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중국 자금성은 800채의 건물과 9,999개의 방을 거느린 세계 최대 궁궐이다. 9,999개의 방은 신의 영역을 의미하는 일만개를 제외하고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수에서 유래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9가 황제의 절대 권력을 상징해왔다. 역대 왕조들은 9가 영원하다는 뜻의 구(久)와 발음이 같다며 영원무궁의 염원을 궁궐 곳곳에 반영해왔다. 명나라 때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
[만파식적] 경제 위기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9.01 20:13:56경제에 있어 사전 징후나 경고가 없는 위기는 없다. 그런 면에서 한국 경제에서 9월은 의미 있는 달이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도 그랬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됐던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신청이 있었던 것도 9월15일이었다. 7·8월 휴가 시즌을 끝내고 시장이 본격 재개되는 9월에 누적된 모순 변수들이 한꺼번에 노출되고 시장 반응도 투매 등 극단적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 -
[만파식적] 일본 항공모함 '가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8.31 20:02:46윤봉길 의사가 일본 제국 주요 인사들에게 폭탄을 던진 1932년 4월29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공원에서는 일왕의 생일과 상하이 점령 전승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상하이 점령 전승 기념행사란 1932년 1월28일 중국과 일본 간에 벌어진 무력충돌인 이른바 '상하이 사변'에서의 일본 승리를 기리기 위한 것. 당시 만주 사변을 일으켜 만주를 식민지화하는 데 성공한 일본은 상하이도 같은 식으로 차지하기 위해 일본인 승려가 구타 -
[만파식적] 사라지는 동물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8.30 20:59:27아시아 코끼리 '완다'와 '윙키'에게 10년 전 미국 디트로이트 동물원에서의 경험은 악몽의 연속이었다. 드넓은 초원에서 무리 지어 사는 대신 좁디좁은 공간에 갇혀 만성 관절염과 합병증의 고통에 시달렸고 이 때문에 온종일 발에 약봉지를 주렁주렁 매달고 다녀야 했다. 영하 20도 밑으로 내려가는 게 보통인 디트로이트의 혹한 역시 이 열대 동물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였을 터다. 지난 2005년 4월8일 창살로 된 감옥에 -
[만파식적] 주산·암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8.27 21:20:05얼마 전 개그맨 유재석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과거 주산학원 열풍이 불 때가 있었다"며 이런 얘기를 했다. "주산을 배우고 싶은 게 아니라 노란 가방이 갖고 싶어 학원을 다녔다. 그 가방을 메고 다니지 않으면 학교에서 소외될 것 같았다". 이 말에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공감하는 중장년층이 많을 듯하다.주산은 1200년께부터 우리나라와 중국·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널리 사용돼온 계산법이다. 주산을 잘하는 사 -
[만파식적] 5·24 조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8.26 21:43:095·24 조치는 2010년 5월24일 정부가 내놓은 대북 제재 조치를 말한다. 같은 해 3월26일 발생한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북한의 부인과 사죄 거부 등에 대한 대응책이었다. 우리 국민의 방북 불허, 남북 교역 중단, 대북 신규투자 금지, 대북 지원 사업의 원칙적 보류, 인도적 지원 사전 협의까지를 포괄하는 것으로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지고 있는 대북정책의 기본 기조다.북한은 이에 앞서 2008년부터 중단 -
[만파식적] '제네바 핵합의' 데자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08.25 21:15:01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타결이 임박했던 지난달 중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내각회의에서 장관들에게 1994년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핵 합의 당시의 영상을 보여줬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합의 직후 "북한은 평화로운 핵기술을 보유하게 되고 한국 등은 북핵 위협에서 보호될 것"이라고 장담하는 장면이었다. 미국의 이란 핵 협상에 반대해온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 외교정책의 실패 사례로 북한 핵 문제를 다시 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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